LG전자가 2017년형 LG 시그니처 OLED TV W를 발표하는 등 올해 CES 2017에서 OLED TV의 비전을 강하게 어필하는 가운데, 돌비 래버러토리스(Dolby Laboratories)와의 인연도 새삼 부각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LG전자가 돌비 비전(Dolby Vision) 및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기술을 적극적으로 차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로운 LG OLED TV 라인업에는 돌비의 영상 기술 돌비 비전과 음향 기술 돌비 애트모스가 모두 들어갔다. LG전자가 자사 TV 전략을 일종의 홈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격상시키려는 상황에서 돌비의 기술력이 나름의 존재감을 발휘하는 분위기다. 돌비가 보유하고 있는 가장 진보된  영상·음향 기술이 한 대의 TV에 탑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돌비의 기술력이 들어간 LG TV. 출처=돌비

돌비 비전은 전세계 돌비 시네마에 적용된 혁신적인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igh dynamic range, 이하 HDR) 기술로, 월등한 밝기, 명암비, 색상을 구현함으로써 가정 내 TV 시청 경험을 한차원 끌어올려 준다. 돌비 애트모스는 머리 위를 포함하는 공간 안에 더욱 풍부하고 꽉 찬 사운드를 제공해, 실제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LG의 플래그십 슈퍼 UHD TV도 지난해에 이어 2017년에도 돌비 비전을 지원한다

물론 LG전자가 돌비와의 협력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HDR 영상 구현에서 알 수 있다. 돌비 비전과 더불어 HDR 10, HLG(Hybrid Log-Gamma) 등을 모두 지원하기 때문이다. HDR 진영이 돌비와 삼성전자로 양분된 것을 고려하면 일종의 투트랙 전략이다. 다만 돌비 입장에서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 모두 지원하는 LG의 행보는 고무적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권봉석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부사장)은 “우수한 품질의 영상과 음향은 TV 시청 경험에서 필수적인 요소”라며 “LG 프리미엄 올레드 TV 최초로 돌비 비전·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모두 탑재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놀라울 정도로 강렬하고 선명하면서도 섬세한 실제적인 영상과 음향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케빈 예맨(Kevin Yeaman) 돌비 최고 경영자(CEO)도 “LG와 돌비는 최상의 시청각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열정을 함께 나누고 있다 ”며 “돌비는 영화 및 홈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고객의 시청각 경험을 혁신시켜 나가는 선두주자로, 이번 협력을 통해 소비자들은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를 통해 더 강렬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러한 LG전자와 돌비의 '절친' 구도를 LG전자 중심으로 따로 생각하면, 의외로 LG전자의 절친이 많다는 결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의 알렉사가 대표적이다. 이미 공동 생태계의 틀을 짠 상황에서 CES 2017에서 LG전자와 아마존의 연결고리는 더욱 강해지는 분위기다.

현재 LG전자는 가전의 경쟁력을 초연결로 강하게 묶는 기본적인 스마트홈 전략을 추구하는 한편, 로봇이라는 생활밀착형 도구를 더욱 극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서 자체적인 생태계가 아닌 타사의 존재감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는 일종의 오픈 생태계 전략을 영리하게 전개하고 있다. LG전자의 절친들도 무조건 'LG전자만의 절친'이 아니라는 점이 의미심장한 가운데, 서로의 생태계를 덧대는 작업도 각자의 영역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