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60분은 요즘 잘나가거나 신선한 게임을 60분 남짓 직접 해보고 간단한 리뷰를 전하는 코너다. 게임이 재미있다면 60분이 몇 달이 될지도 모른다. 반대라면 60분 자체가 오로지 ‘일’로 느껴질 뿐. 이번 리뷰60분에서 소개할 추천 게임은 빅잼의 ‘아재능력고사’다.

▲ 출처=게임 화면 캡처

친애하는 김 부장이 날 불렀다. 내면으로부터 끓어오르는 웃음을 참고 있는 표정이다. 떨리는 입술로 문제를 낸다. “새우가 주인공인 드라마는?” 김 부장 아래에 글자판이 나타난다. 당, 마, 덤, 쥬, 며, 드, 하, 대, 깃, 선, 라, 갤, 옛, 렉. 이 안에 답이 있다. 신임을 잃지 않으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답을 찾아내야만 한다.

큰일이다. 답이 보이지 않는다. 제한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결국 시간 초과. 김 부장이 다시 입을 연다. “대하드라마.” 답을 알려주고서는 눈물을 좌우로 튀기며 비웃어댄다. 폭발하는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문제를 낸다. “화장실에서 금방 나온 사람은?” 이건 이미 알고 있는 아재개그다. 당당하게 글자판에서 답을 찾아낸다. 일본사람. 김 부장 볼이 붉어진다. 무한 신임을 얻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든다. 아재개그는 사회생활의 ABC다.

자신 있게 ‘시험보기’ 모드에 도전한다. 칠판에 ‘아재능력고사’라고 적혀있다. 사감 선생님 같은 사람이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문제를 출제한다. “차도가 없는 나라는?” 이건 쉽다. 글자판에서 ‘인’과 ‘도’를 고른다. 정답. 다음 문제로 바로 넘어간다. “반성문을 영어로 하면?” 처음 만나보는 문제다. 순식간에 제한시간이 허공으로 날아간다. 사감이 김 부장보다 제한 시간에 야박하다. 정답은 ‘글로벌’이다. 탄식할 틈도 없이 시험 결과가 나온다. 겨우 1점이다.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난 아재가 아니구나.

▲ 출처=게임 화면 캡처

‘아재능력고사’는 아재개그처럼 중독성 있는 게임이다. 누군가는 ‘최불암 시리즈’ 시대에 머물러 있는 아재들의 유머 감각을 두고 비하의 의미로 ‘아재개그’라고 불렀다. 그런데 아재개그는 묘한 중독성 탓에 반강제적으로 최신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아이러니하다. 기어이 이런 게임까지 나왔다. 모드라고는 ‘기출 문제’와 ‘시험 보기’ 2가지밖에 없는 간단한 단어 맞추기 게임이지만 자꾸만 손이 간다.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위해 유용한 게임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게임은 간단하지만 확장성은 충분하다. ‘제보하기’라는 메뉴가 있기 때문이다. 기발한 아재개그가 유저들 제보를 통해 계속 추가된다. 업데이트할 때 제보자 닉네임과 함께 새로운 문제로 등록된다. 핵심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시험 보기’ 모드는 조금 아쉽다. 고민할 틈도 없이 반사적으로 문제를 맞춰야 할 만큼 제한시간이 짧다. 중복되는 문제가 자주 출현한다. 머리를 굴려서 아재개그를 맞춰내는 재미보다는 순발력으로 극복해내야 하는 리듬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아재개그의 확장뿐만 아니라 모드의 확장도 기대해본다. 요약하자면 ‘아재능력고사’는 아재개그를 사랑하는 아재라면 무리 없이 껄껄대면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