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이나 소시지와 살라미(salami) 등 가공육류의 섭취가 천식과 같은 기관지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새롭게 보고됐다.

21일 데일리메일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 폴 브루스(Paul Brousse)병원의 리전(Zhen Li) 박사 연구팀이 '천식 유전자-환경 역학연구'(Epidemiological Study on Genetics and Environment of Asthma)에 참가한 남녀 성인 천식 환자 971명(평균연령 43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의료전문가들은 유럽인들이 애용하는 돼지고기, 쇠고기를 원료로 적색와인과 진한 양념을 넣어 만든 이탈리아식 훈제 소시지(Sausage)의 일종인 살라미(salami) 등 가공육류에 사용되는 양념이 호흡기 염증인 천식을 유발하는 것으로 믿어 왔다.

이에 연구팀은 2003~2007년과 2011~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참가자들의 식습관과 체중을 파악하고 숨이 쉽게 쉬어지는지, 가슴의 답답한 여부 그리고 숨을 짧게 쉬는지 등 천식 증상 점수(asthma symptom score)를 조사했다.

그 결과 참가자 중 가공육을 일주일에 1번 미만 먹는 그룹은 14%, 1~4번 먹는 그룹은 20%, 4번 이상 먹는 그룹은 22%가4년간에 걸쳐 천식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리 박사는 밝혔다.

연구팀은 흡연여부, 운동, 연령, 성별, 교육수준 등 천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감안했을 때 가공육 섭취 빈도가 가장 많은 그룹이 적은 그룹에 비해 천식 증상이 나빠질 가능성이 76%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리 박사는 “이 중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과체중과 비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지나지 않는다” 며 “이에 가공육 섭취가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는 독립적인 위험요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공육에는 변색을 방지하기 위해 아질산염(Nitrite)과 소금이 많이 첨가되어 섭취 시 체내 활성산소가 많아져 생체 산화 균형이 무너진 상태인 산화스트레스(oxidative stress) 와 질산화적 스트레스(nitrosative stress)을 유발해 폐손상과 천식 그리고 당뇨병, 심장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같은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가공육 섭취가 호흡기 조직의 염증을 증가 시켜 천식 증상이 악화되도록 영향을 줄 수 있다” 며 “또한 가공육의 소금과 포화지방의 과다 함량이 천식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뉴욕 레녹스 힐병원의 폐 질환 전문의 렌 호로비츠 박사는 가공육에 첨가되는 방부제 또는 나트륨이 천식을 악화시키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또한 영국 천삭연구소장 에리카 케닝톤 박사는 “ 이번 연구는 가공육 섭취와 천식증상의 악화 사이의 잠재적 연관성을 제시했지만 가공육 때문인지 보다 명확한 연구가 필요하다” 며 “ 몇몇 특정 식품이 소수의 사람에게 알레지를 유발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천식 증상을 완하시키기 위해 권하는 특정한 식이요법은 없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BMJ)에서 발행하는 '흉부'(Thorax) 온라인판(12월 20일 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