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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누구, “내 목소리가 들리니”SK텔레콤, AI 생태계 육성 상생 전략
   
▲ 출처=SKT

인공지능(AI)시대가 막을 올렸다. 인공지능 서비스는 아직은 초기 단계로, 주로 ‘스피커’ 형태로 출시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말을 알아듣는 인공지능 스피커가 등장했다. 바로 ‘누구(NUGU)’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8월 31일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처음 공개했다. 국내 통신사로는 가장 먼저 인공지능(AI)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12년부터 인공지능·음성인식·자연어 처리 엔진 등 선행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누구는 연구에 돌입한 지 4년 만에 나온 결실이다. 누구 출시 이틀 만에 초도 생산 물량(2000대)이 완판돼 초반 성적은 좋은 편이다.

‘누구’는 다양한 디바이스에 탑재할 수 있는 비서형 인공지능 서비스다. 대화 맥락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플랫폼과 음성 입출력이 가능한 기기로 구성된다. 인공지능이 ‘가족·친구·연인 등 누구라도 될 수 있다’는 슬로건 아래 누구라는 서비스명이 탄생했다.

‘누구’를 탑재한 첫 번째 전용기기는 가정용 스피커 형태다. 원통형 디자인에 음성 인식률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마이크를 기기 상단에 배치했고 분위기에 따라 색상을 바꾸는 LED 조명을 탑재하는 등 기능성과 미관을 모두 고려해 디자인됐다는 설명이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고객이 전용기기에 대화하듯 말하면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수행하는 방식이다. ‘아리아, 신나는 음악을 틀어줘’라고 말하면 경쾌한 음악을 자동으로 선곡 재생해준다. 여기서 ‘아리아’는 누구를 깨우는 명령어로 사용자 설정에 따라 호칭을 바꿀 수 있다. 이 밖에도 음악 스트리밍, 스마트홈 연동, 조명·제습기·플러그·TV 등의 가전기기 제어, 날씨·일정 정보 안내, 스마트폰 위치 찾기 등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 

   
▲ 출처=뉴시스

점점 성장하는 인공지능 ‘누구’

누구는 스스로 성장하는 ‘성장형 인공지능 서비스’다.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접목해 데이터가 쌓일수록 스스로 진화하도록 구성했다. 고객 이용이 많아질수록 진화한다는 얘기다. 서비스가 이해할 수 있는 단어와 문장이 대폭 증가하면 ‘누구’의 음성 인식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눈에 띈다. SK텔레콤은 최근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선발한 3개 우수팀과 공동연구개발을 준비 중이다. 최종 선정된 3팀은 번역 솔루션을 활용한 영어 학습서비스, ‘누구’와 연동 가능한 소형 홈 로봇, 수유·수면·배변 등 각종 육아정보 수집 및 육아 가이드 개발 등을 각각 제안했다.

누구의 한국어 특화 음성 인식 기술은 목소리 톤, 억양, 사투리까지 알아들을 수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이 독자 개발한 ‘자연어 처리 엔진’을 적용해 일상에서 대화하듯 편하게 얘기해도 ‘누구’의 인공지능이 맥락을 빠르게 파악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누구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플랫폼의 업그레이드만으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빠르고 다양하게 변하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단시간 내 반영할 수 있어 확장성에서 큰 강점을 지닌다. SK텔레콤은 커머스, 간편 지식 검색 등 생활 정보, 인터넷 라디오 재생, 뉴스·구연동화 낭독과 같은 미디어 등 고객 선호에 맞춘 다양한 기능을 ‘누구’에 순차적으로 반영하고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현재 누구를 통해 7개 라디오 채널, 멜론과 연동된 약 4200개의 어린이 특화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날씨 안내 기능을 오늘·내일, 주간 날씨 외에도 ‘현재 날씨’와 ‘초미세먼지’ 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누구와 SK브로드밴드의 Btv(IPTV)를 연결해 음성으로 채널을 바꾸는 기능 등을 추가하고, 내년 초에는 대중교통 정보와 소요시간 안내, 음성 명령만으로 물품을 주문할 수 있는 보이스 커머스 기능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SKT는 누구를 시작으로 인공지능 대중화 시대를 열 계획이다. 누구 출시 당시 AI 생태계 상생 전략도 함께 발표했다. 박일환 SK텔레콤 디바이스지원단장은 “과거 키보드에서 마우스로, 이후 터치로 입력방식이 진화하며 우리의 일상이 크게 변해 왔다”며 “‘누구’를 시작으로 음성인식과 인공지능이 생활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꿔가는 ‘AI 대중화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분야의 ‘상생 생태계’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내년 상반기 ‘누구’의 핵심 API를 외부에 공개할 계획이다. ‘T디벨로퍼스’(T Developers) 프로그램 등 외부 개발자와의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해 ‘누구’의 연계 서비스 개발을 공개적으로 추진한다. 다양한 스타트업·벤처기업, 전문가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누구를 대표 플랫폼 사업 중 하나로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디바이스에 누구 서비스를 탑재할 계획도 있다. 가정용 누구를 시작으로 차량용 IoT, 신체 부착형 IoT,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접목할 계획이다. 고객 생활 전반에 걸쳐 전혀 새로운 편의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누구’를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일환 SK텔레콤 단장은 “궁극적으로 ‘누구’를 고객 일상과 언제나 함께하는 동반자이자 당사 생활가치 플랫폼과 서비스를 전달하는 핵심 접점으로 성장시켜 갈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뉴시스

초연결과 SKT의 ‘속마음’

초연결을 지향하는 사업자는, 각자의 주특기를 발휘하거나 취약점을 보강하는 쪽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의 경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강력한 파괴력을 초연결 패러다임으로 이식시키며 일종의 플랫폼을 깔아주는 데 집중한다.

애플은 특유의 폐쇄적 생태계로 플랫폼 수직계열화에 나서는 상황이지만, 일정 정도 오픈소스의 기조를 품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가전제품을 실제로 제조할 수 있는 사업자는 이미 확보된 하드웨어 제품에 영혼을 불어넣는 방식을, 반도체 기업은 관련 생태계의 특화 전략을,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기반의 대단위 생태계 전략을 위해 초연결을 지향하고 있다.

당연히 통신사는 네트워크 사업자로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플랫폼을 선점하고, 스마트홈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문제는 연결, 그 이후다. 새로운 초연결 시대의 핵심은 ‘모든 것이 연결된 상태’를 기본으로 전제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로봇, 클라우드 등의 신기술을 도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즉 연결은 그 자체로 목표가 될 수 없으며, 결국 연결이 전제된 상태에서 의미 있는 피드백을 끌어내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점이다. “인터넷은 공기가 될 것”이라는 에릭 슈미트 회장의 오래된 격언이 떠오르는 지점이다. “전자상거래라는 단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천명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전언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새로운 시대의 기술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패러다임이 기본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홈을 위한 세밀한 접근법은 어디에서 시작될까? 현 상황에서 스마트홈의 시발점인 이동하는 모바일 PC의 기능은 스마트폰이 가지고 있다. 즉 포스트 스마트폰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 따라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에서 중국과 미국의 상승세가 독보적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패권은 이미 중국으로 넘어갔다. 삼성전자가 1위, 애플이 2위, 화웨이가 3위를 지켰지만 각각의 점유율은 상당한 유동성을 보여줬다. 비보와 오포는 현지 시장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는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가 16.6%의 점유율로 1위, 비보가 16.2%의 점유율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장의 스마트폰 수익에 천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래가 현재의 스마트폰에서 시작된다’는 가설을 세워보면, 일단 초연결의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은 중국과 미국의 손에 있는 셈이다. 그리고 여기서 스마트홈의 최초 불꽃이 튈 전망이다. 왜? 4차 산업혁명의 미래는 현재의 모바일에서 시작되며, 모바일의 비전은 스마트폰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스마트홈의 시작이 펼쳐진다. 아직 명확한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작된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당장의 핫스팟이 바로 스마트홈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홈은 지난해 575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2018년 무려 1000억달러 수준의 시장 팽창이 예상되고 있다. 스마트홈은 이제 현실이다. 여기에서 허브를 찾아야 한다. 중심은 어디일까? 스마트폰이 될 수 있으며, TV나 음성인식 기반의 스피커도 후보에 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주체는 어디일까? ICT일까? 아니면 전통의 주방기구 전문업체일까?

모두가 주인공이지만 그 중심에 통신사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네트워크 사업자의 지위를 가진 상태에서 플랫폼 사업자의 도전에 거세지고 있기에, 이제 통신사는 망을 연결하는 것 이상의 역량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SKT의 누구가 빛을 발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이견의 여지가 있으나 통신사 중심의 생태계를 강하게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서 음성을 기반으로 한 SKT의 누구는 스마트홈의 시발점이자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스마트홈의 최초 불꽃이 되며, 인공지능이라는 강력한 인프라의 발판이 되어줄 수 있다.

SKT는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반적인 질문을 넘어 배달 주문, 나아가 T맵과의 연동과 백과사전의 도입으로 더욱 똑똑해지고 있다. 허브의 존재도 무시하는 과감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한국형 인공지능 음성 스피커의 미래를 넘어 스마트홈, 더욱 거칠게 말하자면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무기가 되어줄 수 있다. 스마트홈의 미래를 누가 가져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집중하면 문제의식은 더욱 선명하게 부상한다. SKT는 그 정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SKT는 스마트홈의 개념을 스마트 아파트로 빠르게 옮기는 등, 나름의 패러다임 변화도 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현대건설이 목동, 평택 송담 힐스테이트 등 아파트 2000가구에 지능형 스마트홈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부분이 극적이다. 스마트홈 아파트는 말귀를 알아듣는다. 거주민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불 꺼’, ‘가스 잠가’, ‘창문 닫아’ 등 자연어를 활용해 말 한 마디로 손쉽게 가전기기를 작동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IoT 밥솥을 음성으로 제어해 취사 모드로 전환하는 모습을 확인 가능했다.

특히 스마트홈 아파트는 SK텔레콤의 머신 러닝(기계학습) 기술을 적용해 거주민의 억양, 발음 습관 등을 스스로 학습한다. 95% 이상의 자연어 인식률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 ‘조명 꺼’ 라고 명령을 내리면 ‘어느 방 조명을 꺼드릴까요?’라고 대답하는 등 대화형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지점에서 누구의 파급력은 배가 될 전망이다.

남은 것은 단 하나. 생태계 전략이다. 누구의 한국어 특화 인공지능 인프라가 더욱 강력해지고 알렉사와 같은 서드파티 생태계 중심의 로드맵만 적절하게 유지된다면, SKT는 최소한 국내에서 그 적수를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누구의 공동연구 취지가 반가운 이유다. SKT의 누구. ‘누구’냐고 묻는 것은 실체의 본원에 접근하는 가장 기초적인 질문이다. 네이밍 센스부터 남다르다. 이제 미래만 남았다.

최진홍, 조수연 기자  |  jsy@econovill.com  |  승인 2016.12.26  16: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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