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에 속지마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이건 옮김, 중앙북스 펴냄

<블랙스완>의 저자가 썼다. 부제가 ‘불확실한 시대에 살아남는 투자 생존법’이다. 주로 運(운)을 어떻게 다루며 불확실성 속을 헤쳐나가야 하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세계 경제를 뒤흔든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말문을 연다. 당시 언론과 경제학자들은 연일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이라며 난리법석을 떨었다. 워런 버핏도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이변’이었다. 그런데, 당시에도 언론은 매일같이 경제상황을 예측하는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왜 ‘이변’을 알아채지 못한 것일까. 언론과 경제학자들이 한 일은 도대체 무엇이었단 말인가.

저자는 일차적으로 사람들이 진실의 대변인으로 여기는 언론과 경제학자들을 비판한다. 그에 따르면, 언론은 사람들을 속여 돈을 번다. 대중에게 정확한 정보와 진실을 제공하기 위해 신념을 다하는 언론들도 있지만, 일부는 책임지지도 않을 이야기들로 사람들을 현혹한다. 언론은 시청자가 빠져나갈 수 없도록 덫을 친다. 바로 사이비 경제학자들과의 결합이다. 경제학자들은 매일 저녁 TV에 나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분석하고, 향후 상황을 전망한다. 그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자신감이 넘친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자신이 예상한 종목에 투자하진 않는다. 그들의 말만 듣는다면 모든 투자자들이 이익을 냈어야 한다. 그들 주장처럼 시장이 정말 효율적이어서 일정한 흐름과 인과관계를 발견할 수 있었다면, 진작 ‘폭락’, ‘파산’, ‘부도’, ‘금융 위기’ 등 단어는 신문 지상에서 사라졌어야 한다.

저자는 시장의 앞날을 내다볼 수 있다는 사람들의 자만심도 문제라고 비판한다. 뒤돌아보면 과거의 사건들은 항상 필연적인 것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미래를 결정론적 관점에서 생각한다. 과거 데이터를 잘 분석하면 앞으로의 경제 상황도 예측 가능하다고 여긴다. 저자는 ‘인간에게는 시장의 앞날을 예측하는 능력이 없다’고 단언한다. 그럼에도 인간의 두뇌는 자신의 능력과 판단력을 과신하여, 우연히 찾아온 좋은 결과를 능력의 결과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사람들은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같은 문제들에 대해 지극히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변을 피할 것인가. 저자는 무엇보다 먼저 넘쳐나는 정보들로부터 거리를 둘 것을 제안한다. 귀납법적인 사고에 익숙한 우리 두뇌는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어떤 의미성을 찾으려 든다. 그렇게 도출된 이론을 세상을 설명하는 진리로 착각한다. 그러나, 어떤 이론도 진리가 될 수는 없다. 이론은 반증되기 전까지만 참인 명제이며, 동시에 참된 이론은 항상 반증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저자는 이론을 진리로 착각하는 오류야말로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그리고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피해야 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