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은 자기 월급 값을 하고 있는걸까?

세계 굴지 기업들의 CEO가 천문학적인 급여를 받는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우리 같은 일반 월급쟁이들이 항상 궁금해 하던 질문이다. 블룸버그가 우리를 대신해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았다.

블룸버그가 전 세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어느 회사가 CEO로부터 최고의 가치를 얻고 있는지 보기 위해 <급여 대 성과 비율>을 조사했다.

우선 시가 총액 1위 기업 애플의 팀 쿡 CEO가 11위(95.4점)를 차지했다. 그는 1,028만 1,327달러(약 120억 원)의 보수를 받고, 지난 3년간 이 회사에 연평균 226억 달러(26조5천억 원)의 수익을 안겨주었다.

애플의 CEO 팀 쿡에게도 1,000만 달러란 결코 하찮은 액수가 아니다. 하지만 지난 3년 간의 회사 실적과 비교한다면 팀쿡에게 지불한 급여는 헐값이다. 어떤 회사들은 CEO에게 이보다 많은 금액을 지불하지만, 얻는 것은 그보다 적은 것 같다.

시가총액 2위 기업인 알파벳의 래리 페이지 CEO는 최근 보수를 1달러만 받아 3위(99.99점)에 올랐다. 페이지는 알파벳 주식 165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도 1997∼2011년 연봉 1달러를 고집했었다.

공동 1위(100.00점)는 당분간 보수를 안 받고 있는 파슬(FOSSIL) 그룹의 코스타 카르트소티스 CEO와 유비퀴티(Ubiquiti) 네트웍스의 로버트 페라 CEO가 각각 차지했다.

이들은 지난 3년간 연평균 각각 1억4천700만 달러와 1억2천900만 달러의 이익을 냈지만, 최근 보수는 0원이었다.

다만 카르트소티스 CEO는 파슬 주식을 2억 달러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페라 CEO는 유비퀴티 지분의 거의 70%를 갖고 있다.

보수를 적게 받기로 유명한 워런 버핏도 가치 있는 CEO 6위(99.75점)에 올랐다. 그의 회사는 지난 3년간 연평균 188억 달러를 벌어들였지만 그의 최근 보수는 47만 달러에 불과했다.

한편, 아시아 인물로는, 가장 가치 있는 CEO 4위(99.82점)를 차지한 차이나 모바일의 리웨 CEO가 이름을 올렸고, 한국에서는 동양생명의 구한서 CEO가 21위(87.09점)를 기록,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CEO가 됐다.

리웨 CEO는 9만 1,497달러를 받고 51억 8,30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구한서 CEO는 117만 7,664달러(약 13억8천만 원)를 받고 회사에 9억 1,100만 달러(약 1조700억 원)의 수익을 안겼다.

그러나 회사 주식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CEO가 0달러의 급여를 책정한 것이나,  회사의 수익이 CEO 한 사람의 힘으로 된 것은 아니니만큼, 이러한 계산 방식이 과연 가치 있는(Best-Value) CEO를 평가하는 합당한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