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가 높았던 탓일까. 선강퉁 시행 후 거래 부진 소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초 중국 증시의 급락을 경험한 탓에 투자자들의 우려에 중국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 하락이 맞물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선전증시의 고평가를 지적하는 반면, 중국 경기회복을 기대하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섣불리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관심이다.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만이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올해 3분기 성장률은 6.7%로 상반기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성장률 하락이 멈추고 경기 방어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보다 인프라 투자확대와 부동산 경기 부양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수출 부진을 부동산 경기 부양으로 상쇄했던 것이다. 다만, 부동산 과열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는 2017년 경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증권은 중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중립에서 소폭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경기하강 위험에 노출된 것은 맞지만 급격한 하방 위험은 제한된 상황에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난 10월 특별인출권(SDR) 편입으로 결제통화 수단으로써 위안화의 위상은 한층 강화됐다. 여기에 지난 5일 중국 본토 선전(심천)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선강퉁 시행으로 자본시장에 대한 개방 정도가 강화되고 있다. 선강퉁 시행 일정에 맞춰 시장 안정화 조치의 일환으로 양로기금(중국 국민연금) 등 기관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며 이에 따라 향후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그동안 문제가 됐던 공급과잉 관련 이슈도 변화될 조짐이다. 중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55개월 만에 플러스로 상승 반전했다. 올해 상반기 이후 석탄, 철강 등 공급과잉 업종의 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생산 및 제고가 감소했을 뿐 아니라 중앙정부의 인프라 투자 및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수요가 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이익 개선 가능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생산자물가의 상승이 제품 가격의 상승을 말하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PPI 상승은 구조조정 효과로 보는 편이 맞겠지만, 기업 이익의 회복이 가진 의미를 애써 외면할 필요가 없다.

투자심리도 회복 중이다. 증시 거래대금은 국경절 연휴를 지나면서 두 배 이상 늘었는데 이는 제도 개선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 완화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상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국경절 기간에 강력한 규제조치가 등장했다. 이와 동시에 고수익을 노린 시중 부동자금이 규제를 피해 증시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수급적인 여건은 한층 양호해졌다.

 

선강퉁 시행, 이제 시작일 뿐

선강퉁 시행으로 선전시장의 880개 종목과 홍콩시장의 417개 종목이 교차매매되며 일일 투자한도는 선구퉁(홍콩에서 선전 투자) 130억위안, 강구퉁(선전에서 홍콩 투자) 105억위안으로 설정됐다.

▲ 출처:NH투자증권

한편, 선구퉁을 통한 선전증시 창업판(ChiNext) 투자는 초기에는 기관투자자에게만 공개된다는 점이 투자자 규제가 없는 후구퉁(홍콩에서 상해 투자)과 차이가 있다.

이번 선강퉁 시행은 해외투자자들의 문턱이 낮아진 만큼 선전시장의 수급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또 선전시장 종목 중 향후 전망이 양호한 기업을 탐색하는 것과 함께 선강퉁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확대되고 있다.

현재 중국본토 주식형펀드 중 선전시장 비중이 큰 KB중국본토, 삼성중국본토중소형, 신한BNPP중국본토중소형, 미래에셋차이나심천100 등이 대표적인 선강퉁 수혜 펀드로 분류된다. 지난 10월 말 기준 이들 펀드의 선전시장 편입비중은 모두 50%를 상회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채권(ETN)도 대안으로 부상 중이다. 선강퉁 시행이 가시화되면서 KODEX 및 ARIRANG ETF, 미래에셋증권 ETN이 새롭게 출시됐고 2종에 불과하던 선전시장 관련 ETP(ETF/ETN)가 5종으로 확대됐다.

▲ 출처:NH투자증권

이 중 ChiNext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3종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선강퉁 시행 초기에는 ChiNext 시장에 개인투자자의 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솔루션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상해 및 선전시장의 중소형 종목으로 구성된 CSI500 ETF와 선전시장 시총 상위 100개로 구성된 심천 100 ETN 등을 통해 좀 더 편리한 선강퉁 테마 투자가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해외주식 분류과세 혜택, 환노출 전략, 기보유 외화 활용의 니즈가 있다면 미국 및 홍콩 증시에 상장된 ETF도 대안이 될 수 있다.

NH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선강퉁 시행은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호재지만 증시에는 일정 부분 선반영됐다는 판단이다. 특히,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후강퉁 당시 유동성 거품과 손실을 경험한 만큼 성급했던 투자패턴을 반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높은 밸류에이션 수준을 감안할 때, 선강퉁은 단기적인 기대보다는 중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선강퉁 시행이 중국 본토 시장의 투자 구조, 시장 가격결정 체계, 감독관리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각 상품이 추종하거나 참조지수(벤치마크)로 활용하는 시장 혹은 지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수별로 금융주, 산업재 및 소재, IT 등 섹터 편입비중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지수별 중장기 수익률 및 변동성 차이를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CSI500지수는 대형주 지표인 CSI300지수 대비 금융업종 비중이 거의 없는 반면 IT, 헬스케어, 산업재 및 소재 업종 비중이 높아 전형적인 중소형주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를 검토하는 상품이 어떤 참조지수를 활용하는지, 그리고 참조지수 대비 큰 차이를 보이는 업종과 종목 파악을 통해 운용의 방향과 적절성을 이해하는 것도 상품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