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사는 P 씨는 아이들과 함께 지역 내 한 극장을 자주 찾는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야구를 즐기러 간다. 그 극장에 스크린 야구장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러 갔다가 우연히 아이들과 야구 놀이를 했는데 모두가 무척 즐거워했다. 지금은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야구 놀이를 위해 찾는 날이 더 많아졌다. 

패러다임이 바뀌면 그 대상에 대한 모든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 ‘컬처플렉스(Cultureplex)’란 멀티플렉스의 기존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용어다. 당연히 극장의 공간 개념도 바꿔놓았다. CGV는 컬처플렉스를 ‘문화놀이터’ 콘셉트로 접근한다. 극장을 ‘영화 보는 공간’이 아닌 ‘노는 공간’으로 확대해 바라본 것이다. 이는 곧 극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즐거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의 설치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별 특성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모든 지역에 동일한 형태가 아닌 각각의 특성에 맞는 이색 공간들이 도입됐다. CGV인천 스크라이크존, CGV대학로 문화극장, CGV하계 씨네키즈 등이 대표적 사례다.

CGV인천에는 야구에 열광하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스크린 야구장을 설치했다. 인천은 SK와이번스의 연고지로 뜨거운 야구 열기를 보이는 지역이다. CGV인천 내에 해당 구단의 브랜드존이 있을 정도다. 야구 열기가 뜨거운 만큼 극장 내 스크린 야구장은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관객들은 영화 관람 전후 비는 시간을 활용해 국민 스포츠 야구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단순히 배팅을 넘어 편을 짜 실제에 가까운 야구경기까지 할 수 있다.

대학로 지역에 위치한 CGV는 이름부터 ‘CGV대학로 문화극장’이라 붙여졌다. 문화예술의 거리 대학로에 인접한 만큼 색다른 극장 콘셉트를 도입했다. 옛 문화극장의 정취를 현대적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파격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도입한 것이다. 벽면에는 대학로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특별한 장치와 소품들이 설치됐다. 대학로 소극장 지도, 대학로 문화신문, 추억의 사진관, 문화극장 전용 포스터 등이 그것이다. 과거 문화극장의 향기가 물씬 풍겨난다. 옥탑공원은 영화가 아닌 소규모 공연, 행사 등을 치를 수 있도록 제공된다.

CGV하계에 위치한 ‘씨네키즈’는 어린 아이를 둔 젊은 부부가 많이 사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만들어졌다. 어린 아이를 둔 부모라면 영화 보기가 얼마나 고역인지 잘 안다. 영화관 내에서 쉴 새 없이 조잘대는 아이들, 옆에 앉은 관객들이 좀 조용히 해달라 한 마디 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하지만 씨네키즈에서는 안심할 수 있다. 아이들만을 위한 의자에 어린이 보호직원도 있어 아이들끼리 두더라도 안심하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엄마들은 아이들이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안심하고 다른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원할 경우 뒤쪽에 별도로 마련된 어른 좌석에 앉을 수도 있다. 아이와 어른이 모두 만족하는 특별한 영화관이다.

이처럼 다양한 공간의 변화와 함께 고객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릴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속속 생겼다. 대학로에서는 ‘배우 토크’를 진행한다. 배우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기성 배우들이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경험담을 나눈다. 배우 손현주, 정진영, 김희원, 유연석, 김강우, 조성하, 조재윤 등 많은 배우들이 기꺼이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참여했다. 옥탑공원에서는 수시로 버스킹과 문화강좌가 열린다. 씨네키즈에는 엄마와 아이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쿠킹 클래스, 종이 접기 등 키즈 아카데미 프로그램들이 있다. 영화관의 색다른 공간에서 이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관객들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컬처플렉스의 공간 진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GV는 추후 만화카페, VR 체험존, 복합 스포츠 체험존 등 지역별 특성에 맞는 한 단계 더 나아간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컬처플렉스의 공간혁명은 이미 그 닻을 올렸다. 지역별 특색에 맞는 특별한 공간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를 이끌고 있다. 관객들은 영화를 넘어선 또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극장을 찾고 있다. 컬처플렉스의 공간 진화가 가속화될수록 컬처플렉스는 더 큰 휴식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생활 속 엔터테인먼트 중심 공간으로 변모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