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밖에 있다가 실내로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얼굴이 붉어지는 경우가 있다. 추운 바깥에서는 축소되었던 혈관이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면 확장돼 순간적으로 많은 혈액이 흘러 피부가 붉어진다. 하지만 이런 안면홍조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지속되는 환자들은 불편을 호소한다.

안면홍조는 혈관이 늘어났다가 정상적으로 수축하는 기능을 상실한 모세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어 다시 줄어들지 않아 생긴다. 피부가 희고 진피 두께가 얇은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4~50대 폐경을 경험한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기도 한다. 폐경 이후 여성은 체내 에스트로겐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콜라겐 함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피부 두께도 얇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얼굴이 붉어지는 현상은 우리 몸 어디서나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얼굴에 주로 보인다. 얼굴의 뺨은 다른 부위보다 혈관 분포가 많고 잘 비쳐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얼굴에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질환이다 보니 환자들의 고충이 크다는 것이다. 안면홍조 환자들은 증상이 심할 경우 대인관계가 어렵고 사회생활에 지장이 많다고 호소한다. 질환이 반복될수록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면홍조로 스트레스 받으며 병을 방치하지 말고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에는 주로 두 가지 혈관레이저를 활용한다. 먼저 시너지레이저는 585㎚(나노미터) 파장이 상부진피나 표피의 모세혈관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1064㎚ 파장은 피부 속 깊은 곳의 혈관에도 작용해 안면홍조의 재발을 억제한다. 혈관뿐 아니라 콜라겐을 재생하는 역할도 한다. 옐로우레이저는 옐로우 파장과 그린 파장대가 선택적으로 또는 동시에 조사되는 레이저로 늘어난 혈관에 에너지를 전달해 안면홍조를 개선한다.

치료는 개인에 따라 심한 정도와 부위 등을 고려해 3~4주 간격으로 3~5회 정도 시행하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정도, 부위, 개인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피부질환 관리도 필요하다. 여드름이 한 곳에 지속적으로 나면 모세혈관이 확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의사 처방 없이 피부 연고제를 사용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특히 피부염 치료제에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를 얇게 하고 혈관벽을 약하게 만들어 모세혈관확장증과 안면홍조가 급속화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하고 사용해야 한다.

또한 안면홍조는 치료와 생활 관리가 병행되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홍조 관리의 핵심은 자극을 피하는 것. 향이 강한 향수와 화장품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고 겨울에도 꼼꼼하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열탕 사우나는 되도록 피하고, 목욕은 짧게 하며 때수건 사용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맵거나 뜨거운 음식, 커피, 담배 등도 자극이 될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한다.

끝으로 연말연시 술자리도 안면홍조를 부추길 수 있다. 체내에 알코올이 흡수되면 모세혈관이 확장되는데 해독하면서 다시 수축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잦은 음주로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모세혈관의 수축기능이 저하돼 안면홍조 증상도 더 심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