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1일 이사회를 열어 2017년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임원인사는 2017년 1월 1일자, 조직개편은 2016년 12월 1일자다.

신속한 의사결정 및 강한 추진력 발휘가 가능한 1인 CEO(최고경영책임자) 체제로 전환한 대목이 극적이다. H&A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조성진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CEO를 맡으며 강력한 콘트롤 타워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조준호 MC사업본부장, 이우종 VC사업본부장, 권봉석 HE사업본부장,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은 유임됐다.

임원인사에서 LG전자는 조성진 부회장 승진을 비롯해 사장 승진 1명, 부사장 승진 5명, 전무 승진 13명, 상무 승진 38명 등 총 58명의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승진 규모는 지난해(사장 2명, 부사장 4명, 전무 9명, 상무 23명 등 총 38명)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대내외적 조건이 어렵지만 공세적 방법론을 바탕으로 관련 로드맵을 힘있게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2005년(총 60명) 이후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를 통해 젊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변화를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철저한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단기적인 성과뿐 아니라 본원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했으며 조직에 새로운 변화를 불어넣기 위해 혁신과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인재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 조성진 신임 부회장. 출처=LG전자

주요 임원인사...조성진 ‘원톱’

1976년 입사한 조성진 CEO는 2015년 H&A사업본부장에 부임한 후 세탁기 1등 DNA를 타 가전 사업에 성공적으로 이식해 올해 역대 최대 성과를 창출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삼성전자와 세탁기 파손 분쟁을 일으키며 다소 체면을 구기기는 했으나, 현 상황에서 LG전자의 총체적 방향성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인사라는 점에서 이견이 없는 인사라는 평가다.

올해 3인 과두체제로 조직을 이끌었던 상황에서, 조성진 원톱 전술은 LG전자의 새로운 승부수로 평가받는다.

송대현 H&A사업본부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1983년 입사 후 에어컨 컴프레서, 조리기기, 냉장고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주요 가전 사업의 성과 창출에 기여했다. 특히 2012년 러시아법인장으로 부임한 후 환율 변동, 경기 침체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체계적 생산 및 유통 전략으로 견조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부사장 승진은 5명이다. 생산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의 생산 및 품질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 고명언 글로벌생산부문 베트남생산법인장, 신규 수주기회 발굴 등 국내 B2B사업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상윤 한국B2B그룹장이 이름을 올렸다.

고효율, 고출력 태양광 패널을 개발해 프리미엄 시장에 성공적 진입을 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충호 에너지사업센터 솔라BD담당, 고객 인사이트(Insight)에 기반한 혁신적 제품 개발해 글로벌 가전시장을 주도했다는 찬사를 받는 전시문 CTO L&A(Living & Air Conditioning)연구센터장, 마지막으로 글로벌 공조사업분야에서 두각을 보인 정진희 H&A 에어솔루션연구소 칠러선행연구팀장도 승진했다.

전무 승진은 13명, 상무 승진은 38명이다. LG전자는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EV’ 부품의 성공적인 개발 및 공급에 기여한 양웅필 상무를 전무로, VC북미사업센터 장원욱 상무와 조영삼 부장을 각각 전무와 상무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또 브랜드 개발적 측면에서 나름의 마케팅으로 매출 확대에 기여한 박경아(여성) 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이베리아 지역에서 꾸준한 매출 확대 및 수익성 강화에 기여한 하이메 데 하라이즈(Jaime de Jaraiz) 이베리아법인장도 상무로 승진됐다.

조직개편의 판세는?

B2C 조직은 핵심역량 위주로 정예화, B2B조직은 고객 밀착형 조직으로 재편했다는 설명이다. 먼저 B2C 조직의 경우 H&A사업본부 산하 냉장고 및 키친패키지사업부를 통합해 주방공간 중심의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를 신설했다. 세탁기, 청소기를 담당하던 세탁기사업부는 생활공간 중심의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로 변경했다.

LG시그니처 브랜드 전 제품의 통합전략 지휘를 위해 ‘LG SIGNATURE Committee’를 신설, 운영한다. 위원장은 조성진 신임 CEO가 겸임한다.

B2B 조직에 있어 LG전자는 VC사업본부에서 IVI사업부와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사업을 통합해 카인포테인먼트를 총괄하는 ‘스마트사업부’를 신설했다. 자동차 전장사업에 대한 LG전자의 야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PT(electric Powertrain) 및 VE(Vehicle Engineering) 사업 등 친환경 전기차 부품 분야를 ‘그린사업부’로 통합하기도 했다.

VC사업 강화를 위해 본부 산하에 고객 거점 지역별 개발, 생산, 품질, 영업을 총괄하는 북미사업센터, 유럽사업센터, 중국사업센터도 운영하며 B2B 부문에 ‘B2B마케팅FD’도 신설했다.

한편 LG전자는 북미시장의 중요성과 통합 전략의 중요도를 감안, 미국과 캐나다를 관장하는 ‘북미지역대표’를 신설한다. 현 미국법인장 조주완 전무가 북미지역대표를 겸임할 전망이다. 또 전사 차원의 전략 수립 및 추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전략부문을 신설하며 부문장은 ㈜LG 경영관리팀장을 역임한 김인석 부사장이 맡는다.

B2B 부문장에는 CHO(최고인사책임자)를 역임한 황호건 부사장이 선임됐고, 신임 CHO는 본사 인사FD담당 박철용 상무가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