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친환경차 시대를 맞이하는 GM의 행보가 빠르다. ‘볼트 형제’를 통해 새롭게 재편되는 시장에서 선구자 역할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인 볼트(Volt)와 순수 전기차 볼트(Bolt)를 선봉에 내세운 것이다.
한국지엠 역시 변화의 속도에 발을 맞추고 있다. 이미 롯데렌터카·그린카 등 차량 공유 서비스 회사와 제휴를 통해 고객들에게 볼트(V)를 소개하고 있다. 순수 전기차 볼트(B) 역시 내년 상반기께 국내 시장에 들여올 계획이다.
미래 향한 ‘교두보’
롯데렌터카의 단기 상품을 이용, 쉐보레 볼트(V)를 시승했다. 이 차는 배터리와 가솔린 두 가지로 모두 주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사실상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지만 업체 측은 이 차를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라고 소개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는 ‘교두보’ 역할을 스스로 자처한 셈이다.
1.5 가솔린 엔진을 품고 있지만 일상적인 주행 상황에는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 구동은 18.4kWh 대용량 배터리와 2개의 전기 모터, 주행거리 연장 시스템(Range Extender)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볼트는 전기모드만으로 최대 89㎞를 달린다. 차량 출력이 크게 모자라거나 배터리가 방전 위기에 처할 때 가솔린 연료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전체 주행거리가 676㎞까지 늘었다. 현재 1세대 전기차들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충전에 대한 불안 문제를 말끔히 해소할 수 있는 셈이다. 미래가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느낌이다.
이전 세대 모델을 보유한 고객 7만여명으로부터 약 10억㎞에 달하는 누적 주행 패턴 데이터를 분석, 획기적인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볼트는 기존 모델 대비 96개가 줄어든 192개의 배터리 셀을 탑재해 전체 배터리 팩 하중의 10㎏을 감량했다. 동시에 12%의 효율 개선을 통해 순수 주행 가능 거리도 대폭 늘렸다.
세련되고 날렵한 디자인은 공기역학적인 측면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날렵하면서도 실용적인 차체를 지녔다. 실제 ‘에어로 셔터(Aero Shutter)’ 시스템이 적용돼 주행 중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최대 장점은 ‘안정감’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 후면에 패들 스위치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능동적으로 회생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게 했다. 제원상 최고출력은 149마력, 최대토크는 40.6㎏·m에 달한다. 페달을 밟자마자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전기 모터의 특성상 가속감은 충분하다.
제주에서 차를 몰며 가솔린 엔진이 개입하는 상황이 거의 연출되지 않았다. 모터만으로 출력이 충분한 데다 주행거리를 다 소진하기 이전에 충전소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언덕 등을 만나도 충분한 등판 능력을 보여줘 엔진이 필요 없었다.
주행감각이 상당히 매끄러워 만족스러웠다. 과격한 주행 중 엔진이 개입하는 순간에도 거슬리는 수준의 소음·진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효율성뿐 아니라 운전의 재미도 충분히 잡아냈다는 평가다.
이 차의 최대 장점은 단연 ‘안정감’이었다. 전기차를 타고 있었지만 주행거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 주행에 불편함이 거의 없다. 쉐보레 특유의 세련된 내·외관을 제공해 디자인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운전석 및 조수석 무릎 에어백을 포함, 동급 최대의 총 10개 에어백이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차선 이탈 경고장치, 차선 유지 시스템 등 첨단 능동안전 시스템도 탑재됐다.
볼트(V)는 쉐보레가 보여준 미래였다.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지만 짧은 주행거리를 걱정하는 고객에게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총평이다. 실제 제주에서 약 160㎞가량 차를 몰았지만 기름은 한 방울도 넣지 않을 수 있었다.
국내 판매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정부 보조금 문제 등을 해결할 경우 3000만원대에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