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프라이즈(X-Prize)재단(www.xprize.org)과 TED재단(TED.com)은 아이비엠(IBM)으로부터 500만달러(약 59억원)를 기증받아 ‘인공지능 엑스-프라이즈(The IBM AI X-Prize)’ 경연을 개최한다고 선포했다. 엑스-프라이즈 재단은 인류가 해결해야 할 세계적인 도전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팀에게 기업의 협찬을 받아서 상금을 주고 있다. 1995년부터 탐사, 에너지‧환경, 글로벌 개발, 생명과학 분야의 도전과제들을 발굴해서 세기적 기술혁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TED는 30년 전부터 세상을 바꿀만한 훌륭한 생각을 18분 정도로 요약해서 발표하는 행사를 매년 두 차례씩 주관해 왔으며 각종 발표 내용에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공지능 엑스-프라이즈’ 경연에서는 ‘강력한 인공지능과 인간이 협력해서 세계가 안고 있는 거대한 도전과제를 잘 해결한 사례’를 심사해 가장 훌륭한 팀을 포상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거행했던 엑스-프라이즈 경연들은 구체적인 기술목표를 제시해 왔지만, 이번에는 인류에게 닥친 문제라면 어느 분야의 어떤 도전과제라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한다. 엑스-프라이즈는 개발된 기술이 응용 면에서 얼마나 다양한 분야로 확장시킬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번 인공지능 경연도 최종 해법이 광범위하게 혁신적인 도구나 데이터 세트로 쉽게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에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돌파기술을 채택하고 기술 가속이 이어질 수 있는 해법을 원하고 있다.

 

인간과 기계의 협력모델을 찾는다

참가 신청 기한은 2017년 1월 19일까지이며 참가비만 내면 어느 팀이나 신청 가능하다. 총 4년간 진행되며 3차례 중간 평가를 거쳐 2020년 TED 강연발표로 최종 순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1, 2차 중간평가는 2017년과 2018년 9월까지 중간 보고서를 제출받고 10월에 개최되는 아이비엠 왓슨대회(World of Watson)에서 공개된 결과물을 확인한 후에 결정한다. 두 차례 중간평가를 거쳐 3차 경연에 진출할 10개 팀을 선정하는데 두 차례의 중간평가결과에 따라서 총 50만달러의 상금이 1등과 2등에 수여될 예정이다. 중간평가는 제안된 계획의 완성도, 대담성, 유용성, 전체 계획의 포괄성 등에 비추어 팀을 계속 경연에 참가시킬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참가팀은 도전과제의 문제를 밝히고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시의성과 중요성을 설명해야 한다. 3차 중간평가는 2019년 10월에 개최되는 왓슨대회에서 실시되며 결과는 2020년 1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선정된 3개 팀은 TED 2020에 진출하게 된다. TED 강연에서 청중이 경외감을 일으킬 만큼 대단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최종 상금은 대상이 300만달러, 2등이 100만달러, 3등이 50만달러이다.

미국 정부가 최근에 발표한 인공지능 활용 정책보고서를 보면 인공지능을 강력하게 만드는 것보다 사회적 이득을 극대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과 함께, 인공지능과 인간의 협력을 강화시키는 기술발전이 매우 중요함을 지적한 바 있다. 인공지능이 독자적으로 판단하기보다 모든 영역의 혁신가들과 손을 맞잡을 때 기술의 확산성이나 문명의 도약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학제 간 협력이 강화되면 인공지능의 한계를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 엑스-프라이즈’는 인공지능과 인간이 어떻게 협력해 도전과제를 의미 있게 해결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하며 그 해법의 창의성, 인류에 기여하는 중요성이나 혜택, 그리고 기술발전의 규모를 평가항목으로 삼고 있다. 인공지능 해법이 지수함수적인 기술 변화를 일으켜 커다란 기술도약을 가능하게 만들지 그리고 다른 영역으로 널리 확산되어 문명의 도약을 일으킬 수 있을지를 살펴보게 된다.

지금 세계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금부터 10년 후가 되면 모든 제품과 서비스엔 인공지능의 일부 기능이 포함된 세상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데이터의 90% 정도는 영상이나 이미지가 될 전망이다. 지금도 센서, 모바일 기기, 온라인 거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매일같이 2.5엑사바이트(Exabyte, 10의 18승 바이트)의 데이터가 새롭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인류가 갖고 있는 이론적 해석 모델들로는 이토록 방대한 데이터를 해석해낼 수 없다. 오직 인공지능만이 이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고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힘을 갖고 있다.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표준이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미국 정부가 주장하는 이유이다. 물론 사회적 이익을 전제로 한 컴퓨터 및 정보통신기술들이 가속적으로 발달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이론모델을 대체한다

지금까지 모든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하던 방식이 이론모델이었다면 앞으론 모든 문제해결 방식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기반을 두어야 할 것만 같다. 인공지능이 기계 속에서 작동하는 것을 우리가 감지할 수는 없겠지만, 실제로는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전문 업무영역에 이르기까지 과거에 상상하지 못하던 수준으로 컴퓨터 자동화의 혜택을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며 세상이 참으로 편리해졌다고 탄성을 지르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혜택으로 누구든지 이전보다 더 안전한 자동차, 더 안전한 기차, 더 안전한 인터넷, 더 안전한 질병치료, 더 안전한 인터넷 쇼핑, 더 많은 선택 수단을 제공받는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서비스의 질이나 양이 급속히 발전했음을 느끼게 될 전망이다. 시간의 흐름에 비추어 그 발전 속도도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폭넓고 빠르게 진전될 것이다. 그런 전망에 기초해서 미 백악관이 서둘러 인공지능의 미래표준을 세우는 정책보고서와 전략계획을 발표했다고 볼 수 있다. 인공지능기술이 제공하는 혜택은 기술선진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사람의 일상생활과 모든 업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면 자율운전 자동차기술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 자율운전을 사회발전 모델로 받아들이고 자율운전 시험운행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피츠버그와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자율택시가 운행되고 있다. 도쿄도 2020년부터 자율택시를 운행할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자율택시가 기술적으로는 곧 완벽해질 수 있겠지만 최종적인 모습은 기계가 승객이 서로 대화하면서 승객의 의사를 반영해 운행 경로를 선택하고, 기타 탑승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료기술도 앞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을 분야이다. 의사가 지금까지는 전문영역으로 진찰 영역이 좁게 한정되었다면, 앞으로는 다른 전문영역들까지 환자를 진찰할 수 있을 만큼 전문적인 지식을 컴퓨터 인공지능에 의해 제공받게 된다. 컴퓨터 인공지능이 검증된 새로운 의술들을 실시간으로 전파하는 시대로 변해간다고 본다. 인공지능에 의해 충분히 신뢰할 만한 의학적 지식과 경험이 전달되므로 의사의 역량이 급속히 증강되며, 진료영역에 따라서는 수련의와 전문의 그리고 명의의 구분이 모호해질 만큼 능력의 차별화가 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의료시설이나 전문 인력이 부족했던 지역이라도, 인공지능기술의 혜택을 받으면 의사 한 명이 다양한 전문분야의 질환에 대해서 거의 전문의 수준으로 진료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온다.

 

인간과 지능시스템의 공생적 자율성

2021년경이 되면 소프트웨어는 일상적인 일들을 상당 부분 자율적으로 처리해낼 만큼 훨씬 지능적이고 강력해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인간은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많은 사람들은 대량 실업사태를 예상하고 인간과 인공지능간의 전면전이 시작된다고 하지만, 일부는 미래가 그토록 황량해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기계학습 전문가인 카네기 멜론 대학교 마뉴엘라 베로소(Manuela Veloso) 교수는 인간과 지능시스템은 끊임없이 정보와 목표를 교환하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이게 된다면서 미래는 기계와 인간이 ‘공생적 자율성(Symbiotic Autonomy)’을 유지하는 사회로 바뀌게 된다고 주장한다. 즉 인간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서로 결합하면 지금까지 인간의 감당하지 못했던 영역의 일도 처리할 수 있는 힘이 생기며, 복잡한 문제들이 줄어드는 사회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디지털 세계를 다루는 소프트웨어와 드론, 로봇, 자율자동차, 사물인터넷과 같이 현실세계를 처리하는 하드웨어 시스템을 포함한다.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정보를 감지하고 처리해 인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바뀌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이들 인공지능 시스템은 주변 생활방식을 바꾸고, 도시 교통을 바꾸고,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인간이 좀 더 커다란 일을 판단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하게 된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미덕은 인간이 인공지능 즉, 기계의 판단을 신뢰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네비게이터가 목적지에 도달하는 경로를 제멋대로 결정하지 않고 사용자에게 배경 설명을 곁들여서 세 가지 정도를 선택지를 제시하면, 사용자는 제공된 배경 설명의 장단점을 파악해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방법이 인간과 컴퓨터가 협력하는 바람직한 모델이다. 만약 소프트웨어가 아무런 배경 설명 없이 한 가지 경로만을 주장한다면 사람은 컴퓨터를 100% 신뢰하지 못해 네비게이터의 선택을 때때로 무시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사람은 인공지능의 잘못된 판단을 수정해 주면서 서로 신뢰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당연히 인공지능은 사람의 의지나 취향을 학습하면서 맞춤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인공지능과 사람이 서로 대화하면서 최선의 선택을 찾아가는 모델이 바로 인간-기계 협력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