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경매 물건의 대표격인 빌라의 몸값이 수직상승 중이다. 예전에는 거들떠보지 않았던 비인기 종목이었는데, 집값이 뛰고 도시 곳곳에 재개발과 재건축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소형 다세대‧연립주택은 경매시장 최고 인기상품으로 부상했다. 초보자도 쉽게 접근하기 쉽고 투자금액이 소액이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빌라 경매 물건은 물량도 풍부하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낮은 편이다. 매월 전국에서 1000여건의 빌라가 경매에 부쳐진다. 그중 중소형 빌라의 비율은 75~78% 수준이다. 빌라의 낙찰가율은 전국 평균 70~75%이고 서울은 85%를 나타낸다. 입찰 경쟁률(한 경매 물건에 대해 입찰에 참여하는 경쟁률)은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5대 1 내외, 지방은 3대 1 수준이다.

중소형 빌라가 경매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아파트처럼 간단한 권리 분석과 물건 분석 때문이다. 아파트는 치열한 입찰경쟁으로 인해 높은 낙찰가율을 보이는 데 반해 빌라는 낙찰가율이 다소 낮아 값싸게 내 집 마련과 함께 소액투자에 나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도심 노후주택 밀집지역은 향후 재개발·재건축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에 나설 수 있다.

권리관계 파악도 손쉬운 물건이 대부분이다. 빌라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은 대개 소액임차인이거나 전세보증금이 소액이어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소액보증금의 우선 변제를 받거나 배당에 참여해 전세금을 되찾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거센 명도저항을 겪지 않고도 손쉽게 권리이전을 받는다. 지은 지 얼마 안 된 빌라는 아파트 못지않은 내부 구조를 갖춰 실생활에 편리해 값싸고 실용적인 주거시설이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재개발‧뉴타운‧재건축 호재가 있는 중소형 빌라는 낙찰가율이 감정가를 훌쩍 넘어선다. 지난 달 중앙지법에서 입찰에 부쳐졌던 관악구 신림동의 재건축 지역 내 D빌라 65㎡는 감정가 1억4000만원에서 유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27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의 137%인 1억9177만원에 낙찰됐다. 또 은평구 불광동 K연립 57㎡는 감정가 1억5000만원부터 시작된 첫 입찰에서 5명이 입찰에 참여해 108%인 1억6147만원에 낙찰됐다.

 

재개발‧재건축 호재 노려라

경매를 이용해 빌라를 낙찰받을 경우 시세의 15~20% 값싸게 낙찰받을 수 있다. 평균 낙찰가율이 90% 선인 아파트 경매에 비해, 빌라는 80%대로 낙찰가율이 낮고 감정가 자체가 낮게 잡혀 있고 입찰 경쟁률도 낮은 편이다. 특별히 좋은 매물이나 개발 호재를 만나지 않으면 거의 5대 1을 넘지 않는다. 소형 빌라 감정가는 통상 1억원 미만 대부터 시작한다.

도심의 소형주택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소형빌라는 전천후 투자대상이다. 싸게 낙찰받아 세를 주면 전세금으로 즉시 회수할 수 있고 값싸게 매입한 후 일정 기간 세를 준 다음 되팔 수 있어 환금성이 유리하다. 노후 빌라가 재개발‧뉴타운, 재건축 추진이 될 경우 아파트와 달리 안전진단이 없어 사업속도가 빠르고, 전매제한이 없어 추후 시세차익이 가능하다.

재개발‧재건축 가능성이 높은 도심 노후주택 밀집지역 내 소액 매물은 추후 개발에 따른 이익이 보장된다. 입찰가격을 조금 높이 쓰더라도 낙찰받는 게 좋다. 투자성이 있는지 여부를 따지려면 우선 지역 여건을 잘 파악해 임대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빌라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있는 지역이나 역세권 빌라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교통여건과 주변 주거환경이 양호해야 투자성이 높다.

현재 거주하는 이웃 주인, 세입자를 만나보면 주택의 하자나 누수 등 불편한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지대가 높은 곳의 반 지하는 지상 층과 다름없다. 오히려 공부상 표시와 실제 현황 상 이용상황을 살펴보면 1층과 다름없는 반 지하 경매 물건을 값싸게 낙찰받을 수 있다. 주택의 내부 도면은 ‘감정평가서’에서 내부 구조와 방 개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세금 정도의 소액으로 내 집 마련과 재테크를 통한 시세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물건을 잘 고르면 전셋값 수준에 소형 빌라를 낙찰받을 수 있다.

투자금액이 적고 당장 살기에 적당한 주택이지만 나중에 쉽게 팔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싸고 마음에 든다고 입찰을 쉽게 결정하면 후회할 수 있다. 특별한 호재가 없는 한 투자성 측면에서 불리하므로 실거주 또는 임대, 호재 여부 아니면 신중하게 입찰해야 한다.

시세 파악도 입찰 전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 빌라 감정가는 참고 가격이라는 생각으로 주변 시세를 파악해야 한다. 법원 감정가는 감정 시점과 감정사에 따라 들쭉날쭉하다. 인근 중개업소에 들러 최근에 나온 일반 매물가격과 경매 물건의 가격을 기준해 보고 시세보다 20% 이상 싼 가격에 낙찰받아야 투자성이 높다.

 

지은 지 오래 된 지하 다세대‧연립주택 중에 대지지분이 지상 층 세대만 나누어 할당되고 지하층에는 대지지분이 아예 누락된 경우가 종종 있다. 1990년 이전에 지어진 경우 지하 세대의 대지지분에 대해 소유권을 명확하게 정리해 주지 않아 발생한 경우인데 이런 주택을 낙찰받으면 대지지분이 없어 구분 소유의 입주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하거나 재건축 시 불리하다.

소형 빌라일수록 명도저항이 거세고 명도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거주하는 임차인이 한 푼도 못 받고 쫓겨나는 주택보다는 최우선변제 소액임차인이나 우선 배당을 받는 임차인이 거주하는 주택을 고르는 것이 명도에 수월하다. 입찰 전 소유자나 세입자를 만나 혹시 낙찰 후 이사 가는 데 고충은 없는지 알아보고 입찰을 결정하는 것이 낫다. 외견상 권리관계에 이상이 없지만 혹시 인생의 벼랑 끝에 몰려 명도를 거부할 여지는 없는지 확인해보자.

 

어떤 빌라 물건을 고를까?

대부분 건설경기가 좋을 때 분양가 통제를 받지 않는 19세대 이하 소규모 세대에 단일 평형의 단지가 많다. 단지 규모를 제법 갖추고 세대수가 많은 연립 형태의 빌라가 유리하다. 개인업자가 날림으로 지은 것보다 기왕이면 지명도 있는 업체가 지은 주택이 훨씬 낫다.

다세대·연립 경매투자의 핵심은 최대한 취득원가를 낮추는 데 있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주거시설이므로 특별한 호재가 없다면 최소 1~2회 유찰해 가격 거품이 빠진 물건을 골라야 한다. 연립주택은 일정 규모의 단지가 형성돼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나 홀로 빌라거나 세대수가 작으면 주거환경이 열악해 환금성 면에서 불리하다.

대지지분은 빌라 경매에서 눈여겨봐야 할 체크 항목이다. 대지지분이 넓으면 재건축 시 인근 주택들과 연합해 미니 재건축사업을 벌여 집을 넓혀 지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 수도권은 지은 지 20년 이상 된 노후 빌라들이 많아 유망 투자대상으로 삼을 만하다. 주차여건과 내부 공간 등을 살핀 후 투자해야 한다. 대체로 소형 빌라는 주차시설이 부족해 이웃 주민과 분쟁 여지가 높다. 주차공간이 최소 가구당 1대 정도 확보한 빌라가 유리하다.

빌라의 내부 공간은 입찰일 1주일 전 경매법원 민사신청과에 비치된 감정평가서나 경매정보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부공사 마감재와 난방 등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현장답사 시 일조량 여부도 확인한다. 대체로 소형 빌라 단지일수록 동과 동 사이 간격이 비좁아 일조량이 부족하고 프라이버시 침해의 소지가 크다. 주택의 방향은 남향이나 동향 집을 고르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