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농협은행 '금융봇' 화면 (출처=이코노믹리뷰)

NH농협은행이 은행권 챗봇 경쟁전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금융업무를 상담해주는 '금융봇'을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출사표를 던졌다.

유려한 대화형 상담 서비스를 예상했다면 실망할 공산이 크다.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이르면 내년도 고객 편의를 크게 증진시켜 줄 것으로 업계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NH농협은행, 업계 최초 챗봇 서비스

NH농협은행은 최근 카카오톡 채팅을 통해 금융봇 서비스를 출시했다. NH농협은행 금융봇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기반의 채팅 상담 서비스다. 대화형 로봇 챗봇 서비스가 은행권에서 최초로 상용화된 셈이다.

챗봇은 24시간 상담창구 업무를 담당할 수 있다. 기존 온라인 상담 서비스는 입력된 질문 중 특정 키워드를 인식하고 답변을 제시했다. 챗봇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기술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질문에 답한다. <이코노믹리뷰>는 NH농협은행 금융봇을 직접 사용해봤다.

우선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NH농협은행'을 친구 추가한다. '1대1 채팅'을 터치하면 금융봇이 구동된다. 금융상품마켓 고객센터에서 '금융봇 상담' 메뉴를 통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 서비스 메뉴는 '상품안내' 'FAQ(자주 묻는 질문)' '이벤트안내' '이용시간안내' '올원뱅크 바로가기' 등으로 나눠져 있다.

메뉴 번호나 메뉴명을 채팅창에 입력하면 세부내용과 하위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상품안내'를 고르면 '상품유형선택' 'Best 금융상품 찾기' '상담예약' 등의 하위메뉴가 나타난다.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되지만 결국 관련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페이지로 연결된다. '상담예약'도 채팅창을 벗어나 상담페이지에서 이뤄진다.

'자주 묻는 질문'은 고객의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채팅창에 질문 내용을 직접 입력하거나 제시된 질문번호를 입력하면 해결책을 안내해준다. '이벤트안내'를 통해서는 'NH금융상품마켓 이벤트'와 '올원뱅크 이벤트'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역시 채팅창에서는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없다. 해당 이벤트 페이지나 관련 앱 다운로드 페이지로 귀결된다.

서비스 초기 단계인 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게 NH농협은행 측 주장이다. 대화형 상담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간과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부연이다. NH농협은행은 향후 자체 챗봇 서비스 개발을 통해 대화형 금융업무와 자연어 질의응답 서비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개인화 상품추천, 맞춤형 정보 제공 등 온디맨드(on demand) 금융서비스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온디맨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즉시 해결해주는 신개념 정보산업체제를 말한다.

챗봇 서비스 고도화 방침

챗봇 서비스 은행권 전반에서 새로운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 금융상담봇 기술검증(POC)’ 공고를 내고 기술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지형 AI시스템 기반의 챗봇 구축이 가능한 업체를 파악하고 제안요청서(RFP) 발송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은행은 AI 솔루션 도입과 함께 상담문의를 AI 알고리즘으로 자동 응답하는 ‘금융상담봇’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AI 알고리즘을 이용한 강화학습 및 채팅봇의 상용화에 대한 기능검증(POC) 실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도 챗봇을 준비하고 있다.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도 24시간 금융 상담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시스템 ‘금융챗봇’을 개발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챗봇 서비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현재 서비스는 자동응답형태"라며 "내년 하반기 정도면 한층 발전된 금융봇을 고객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응답시스템(ARS)과 콜센터는 늦은시간이나 휴일에 재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모바일 환경 등 비대면 채널이 대중화되고 있는 만큼 챗봇 서비스가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