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BMW코리아

‘지능’이라는 단어가 오롯이 인간만을 위해 사용되던 시절이 있었다. 인류는 특권처럼 이를 남용했고, 급기야 사물에 불어넣기 시작했다. 최첨단 기술력이 집약돼 있는 자동차에 ‘지능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왔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BMW는 30년 넘는 세월을 사륜구동(네 바퀴 굴림)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목표는 한 가지. 지능형 시스템 적용을 통해 자동차의 안전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BMW의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 ‘x드라이브’ 장착 차량은 2015년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500만대 넘게 팔려나갔다. 고객에게 인도되는 자동차 중 36%에는 x드라이브가 적용돼 있다. 한국의 경우 그 비율이 42%(2015년 기준)에 이른다.

BMW가 x드라이브에 불어넣은 ‘지능’은 30여년간 꾸준히 진화해왔다. x드라이브 기술 발전의 변천사는 브랜드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 ‘알고 타면’ 운전이 더욱 즐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출처 = BMW코리아

3시리즈부터 ‘X패밀리’까지

BMW가 사륜구동 시장의 문을 처음으로 연 것은 1985년이다. 같은 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에서 BMW 325i의 사륜구동 모델을 공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승용차와 사륜구동 기술의 결합이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전후 동력을 37:63으로 배분하는 방식이었다.

1991년부터는 5시리즈에도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때 처음으로 구동력 배분을 전자식으로 하기 시작했다. 전후 배분은 36:64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반응 속도를 한층 빠르게 가져갈 수 있었다.

이후 BMW가 만든 첫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C) X5가 등장했다. 1999년이었다. 이때부터는 단순히 구동력 배분뿐 아니라 차량 자세를 제어하는 장치들이 사륜구동 시스템과 연계되기 시작했다. 전후 배분은 38:62로 가져가면서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 오토매틱 디퍼렌셜 브레이크(ADB-X), 힐 디센트 컨트롤(HDC) 등이 적용됐다.

2003년에는 처음으로 ‘x드라이브’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보다 작은 크기의 X3 신차를 내놓으면서부터다. 전자제어 시스템과 구동 휠이 헛도는 것을 막아주는 DSC 시스템의 조화를 통해 쾌적한 주행상황을 만들어줬다.

▲ 출처 = BMW코리아

특히 이때부터는 전자제어 시스템이 바퀴회전 속도뿐 아니라 스티어링 휠 각도, 액셀레이터 위치, 측방향 가속도와 같은 다양한 정보를 인시했다. 오버스티어나 언더스티어의 위험성을 매우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최소 한 개 이상의 바퀴가 헛돌 때에만 작동하는 일반 사륜구동 시스템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BMW는 x드라이브에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x드라이브는 이후 3시리즈와 5시리즈 및 세단·투어링 모델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X3는 2010년 2세대 모델이 데뷔할 때까지 세계적으로 60만대 이상 팔렸다. X5의 판매량은 100만대를 돌파했다. 2007년에는 스포츠액티비티쿠페(SAC)인 X6가 세상에 등장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BMW X시리즈와 더불어 다른 라인업에서도 x드라이브 버전의 수는 꾸준히 늘어났다. 2012년 들어서 6시리즈 쿠페와 컨버터블에 처음으로 x드라이브가 적용된 모델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현재의 3시리즈와 5시리즈에 이어 2013년부터는 신형 4시리즈의 컨버터블, 쿠페, 그란쿠페에도 라인업이 마련됐다.

▲ 출처 = BMW코리아

사륜구동의 진화, e드라이브로 이어지다

2014년에 선보인 i8을 기점으로 BMW 그룹은 새로운 방향으로 사륜구동 시스템을 발전시켰다. 뒷바퀴로 동력을 전달하는 내연기관과 앞바퀴로 동력을 전달하는 고성능 전기 모터를 갖춘 최첨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혁신적인 시스템을 선보인 것. BMW의 최신 사륜 구동 모델은 미래 이동수단에 초점을 맞춘 기술 발전을 반영하고 있다. i8에 이어 BMW는 첫 양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X5 x드라이브40e를 선보였다.

2015년 9월 공개된 새로운 7시리즈는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에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을 결합한 첫 모델이다.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은 뒷바퀴로 조향을 보조하는 기술이다. 시속 60㎞ 이하에서는 앞바퀴와 뒷바퀴가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해 각도가 틀어져서 회전반경을 줄이고 코너링을 더 정확하게 도와준다. 시속 60㎞ 이상에서는 서로 같은 방향으로 각도가 틀어져 고속에서 안정성이 높아진다.

BMW 측은 “전자 장비에 의해 지능적으로 제어되는 오늘날의 x드라이브 사륜구동 시스템은 고유의 다이내믹한 핸들링과 주행감각을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구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 출처 = BMW코리아

현재의 x드라이브는 정교한 전자제어 시스템인 통합 섀시 관리(ICM)에 의해 제어된다. 이 시스템은 주행 상태를 지속해서 감지하는 각종 센서의 정보를 취합해 종합적으로 판단을 내린다. 이후 각 바퀴에 전달되는 구동력을 최대한 빨리 최적화시키도록 파워트레인을 제어한다.

x드라이브는 상황에 따라 차축에 전달하는 힘을 0.1초 만에 전륜과 후륜에 0~100%, 100~0% 무한 가변적으로 변환해준다. 자동차의 안전성을 더해주는 요소다. 후륜 구동을 기반으로 사륜 시스템이 사용되는 만큼 특유의 핸들링 감각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