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과거 보험사들의 ‘애물단지’였던 암보험이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초기에 높은 보장을 제공하는 상품 구조를 단계별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바꿔 손해율을 낮추고, 고혈압‧당뇨병과 같은 질병이 있어도 가입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암보험 손해율 지속 하락 89.6%→78.7%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이 주로 판매하는 암보험의 손해율은 2010년 87.8%에서 2011년 89.6%까지 상승했지만 2014년의 경우 78.7%로 낮아졌다. 손해율은 회사가 보험료로 거둬들인 비용 중 보험금으로 지급된 돈의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손해율이 77%를 기록하면 적정 수준, 80% 이상이면 적자로 본다.

과거 암보험의 손해율이 높았던 것은 의술의 발달과 더불어 초기확정형 상품 구조 때문이었다. 예전에는 암을 초기에 판별할 수 있는 검사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지만 의술이 개선되면서 초기에 암을 진단할 수 있게 됐다. 때문에 과거 지급하지 않아도 됐던 암 진단비를 지급하면서 손해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암 진단 확정 시 초기 암인데도 고액의 보험료를 지급하는 상품 구조도 손해율 상승을 부채질했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암보험 상품들이 보험료를 단계별로 차등 지급하는 구조로 변경됐다. 예를 들어 1기부터 3기 암에 대해 1000만~5000만원을 지급하고, 4기 암일 경우는 5000만~1억원을 지급하는 형식이다.

고령화 추세에 발맞춰 보장 나이도 늘렸다. 기존 암보험은 60세 이하 건강한 사람만 가입을 받고 80세까지 보장해줬지만, 최근에는 병력이 있어도 가입이 되고 100세까지 보장해주는 상품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보유한 소비자들도 가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관련 질병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국만건강보험공단의 조사에 의하면 고혈압 환자 수는 지난 2002년 273만명이었지만 2014년 기준 555만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뇨 환자 역시 125만명에서 241만명으로 확대됐다. 이처럼 암보험 상품의 개편을 통해 소비자들은 필요한 암 보장을 받을 수 있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고령자와 유병자에 대한 보험가입 자체를 보험사에서 꺼렸지만 최근에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령‧유병자들에 대한 보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상품가입조건 완화로 인해 필요한 암 관련 보장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전이‧재발 모두 보장… 당뇨 진단 후 암 발병 시 2배 지급

삼성생명은 한 번만 가입하면 전이 암과 재발 암까지 모두 보장해주는 ‘삼성생명 암보험 처음부터 끝까지’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높아진 데다 암 생존자의 재발 암 발생률이 커지는 추세를 감안해 관련 보장을 신설했다고 삼성생명 측은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암에 대한 진단과 사망을 보장하며, 특약을 통해 ▲고액암 ▲암 수술 ▲입원‧통원 ▲항암치료 등 암 진단에서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보장한다. 특히 최초 암 진단 후 2년 경과 시점에서 발생하는 ▲전이 암 ▲재발 암 ▲새로운 암 등 재진단 암에 대한 특약도 추가됐다.

한화생명은 당뇨, 고혈압 환자도 제한 없이 가입할 수 있는 고령자 암보험 ‘한화생명 실버암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주계약 400만원과 고정부가특약인 암보장 1600만원, 고액암보장 2000만원, 암사망 1600만원을 보장해준다. 또 고액암 4000만원, 일반암 2000만원, 유방암·대장암·전립선암 400만원, 소액암은 200만원의 진단자금을 지급한다.

특약 중 ‘孝보험료납입면제특약’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가입해 자녀가 사망하거나 80% 이상 고도장해를 입고,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을 경우 보장을 2배로 해준다.

알리안츠생명은 당뇨와 연계성이 높은 질병을 보장하는 ‘(무)알리안츠당뇨에강한암보험(갱신형)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암보장 개시일(90일) 이후 일반암 진단 시점에서 당뇨병 유무에 따라 보험금을 차등 지급한다. 가입 후 당뇨로 진단받은 후 일반암을 진단받으면 진단금을 2배로 지급한다.

유방암·전립선암은 당뇨 진단과 관계없이 400만원·갑상선암·기타피부암·대장점막내암·제자리암·경계성종양은 당뇨 진단과 관계없이 200만원을 지급한다. 의무부가특약인 ‘(무)당뇨진단특약(갱신형)’은 가입 후 1년 후부터 당뇨병으로 진단 시 100만원을 지급한다.

선택특약인 ‘(무)당뇨에강한급성심근경색증진단특약(갱신형)’과 ‘(무)당뇨에강한뇌출혈진단특약(갱신형)’의 경우 각각 급성심근경색증과 뇌출혈로 진단이 확정되면 당뇨가 아닐 경우 2000만원, 당뇨이면 2배인 4000만원까지 진단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10년 만기 상품으로 갱신을 통해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만기지급금은 100만원이다.

가입 후 일반암으로 진단받았을 경우 주계약과 특약보험료 모두 납입 면제된다. 다만, 이후 특약을 갱신할 때에는 특약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며 더 이상 보험료 납입면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NH농협생명은 비갱신형 암보험 ‘백세든든 NH 암보험’(무배당)이 있다. 이 상품은 20세부터 60세까지 가입 가능하며, 보험료 인상 없이 100세까지 보장해준다. 주계약 1000만원 기준으로 ▲일반암 2000만원 ▲고액암 4000만원 ▲유방 및 남녀생식기 암 600만원 ▲소액암 200만원 ▲암사망보험금 2000만원을 지급한다.

특히 급성심근경색증, 뇌출혈, 중증치매, 장기 간병 등도 보험료 변동 없이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건강관리형(2종) 가입 시 80세 계약 해당일 전일까지 암에 걸리지 않고 생존하면 건강관리자금 500만원을 지급한다. 암 완치 생활자금특약에 추가로 가입하면 주요 암 진단 이후 생존 시 가입금액 1000만원 기준 최대 5년간 매년 200만원의 생활자금을 수령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