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회로 발전하면 할수록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형태, 인프라의 역할, 그리고 삶의 방식이 많이 바뀔 전망이다. 사회 곳곳에 스며든 센서들이 감지한 데이터는 다양한 형태로 분석되어 지식과 지능으로 변환되고 사회 발달의 기초가 된다. 사물인터넷 기술의 발달은 이전까지 깨닫지 못했던 다양한 통찰을 안겨주며 실행 가능한 행정적 수단들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 도시화의 근본적인 목적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있다. 따라서 스마트 도시의 종착역은 없다. 주민이 행복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개혁해야만 한다. 새롭게 등장하는 첨단기술들을 스마트 도시정책의 도구로 활용하는 방안들을 모색해야만 한다.

미국 정부는 다가오는 미래 사회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사회가 될 것임을 일찍이 인지하고 2013년부터 ‘스마트 아메리카’라는 프로젝트를 백악관이 중심이 되어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 로 도시 행정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백악관은 ‘스마트 도시 추진계획(Smart City Initiative)’을 추진하게 되고 25개 신기술을 선정해 1.6억달러를 투자했다. 스마트 도시를 향한 지방정부들의 노력은 ‘교통혼잡 경감’, ‘범죄와의 전쟁’, ‘경제성장 촉진’, ‘기후변화에 대응’, ‘도시 행정서비스의 효율’ 등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도시화 기술들은 주로 교통, 에너지, 건물 및 주택, 물, 도심 제조업, 도심농업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마트 도시를 가꾸는 핵심기술은 사물인터넷 기술, 센서의 확산, 데이터의 융합, 컴퓨터 계산기술 등이다. 이런 기술들은 사람들의 행동패턴에도 변화를 준다. 센서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고 안전 및 보안 그리고 사생활 보호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미국 표준연구소(NIST)는 ‘스마트 도시 추진계획’의 2단계 사업으로 ‘글로벌 도시팀 도전(GCTC)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착수했다. 이는 사물인터넷과 사이버-물리시스템(CPS)을 스마트 기기나 시스템에 결합시키는 개념을 표준화하는 프로젝트이다. 단순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그치지 않고 교통, 에너지, 제조업, 건강관리 영역을 근본적으로 새로 설계하는 일을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와 지역사회 간의 서비스를 향상시켜 경제성장을 증진시키며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지금까지의 스마트 도시‧지역사회 개발 노력은 독립되고 개별 맞춤방식이었다면, NIST가 추진하는 GCTC프로그램은 표준화를 통해 협력과 효과를 높이고자 한다. 간단히 말하면 지역사회가 다른 지역의 경험을 통해 저비용으로 효과적인 스마트 도시 활동을 늘리는 데 있다.

뉴욕 애디론댁 주립공원의 ‘조지호수’는 ‘호수의 여왕’이란 별명이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남북을 축으로 한 길이가 약 51.8㎞에 달하는 길쭉한 호수이다. 이 호수로 유입되는 강물의 상태에 따라서 호수의 오염도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 수질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센서망이 최근에 설치됐다. ‘렌셀러 폴리테크닉 대학(RPI)’과 ‘아이비엠(IBM)’이 기술협력해 추진한 ‘제퍼슨 프로젝트’는 ‘조지 호수’의 환경을 감시하고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활동이다. RPI연구팀은 지난 35년간 이 호수의 수질과 환경변화를 조사해왔다. 최근 도로에 뿌리는 염화칼슘 양이 3배로 늘어나고, 호수에 녹조가 자리를 잡았다. 호수의 변화를 센서로 감지하면서 어떤 변화가 이어질지를 분석해 호수 생태계를 보호하고 호수의 식량자원을 관리하기 위한 통찰력을 얻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 성과는 사물인터넷으로 호수나 강의 수자원을 관리하는 기술개발의 좋은 선례가 된다.

캐나다 퀘벡 멕길 대학 연구자들은 땅속 1~3인치 깊이별로 온도와 습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설치하고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갖는 위치에 옥수수 씨앗을 심는 실험을 했다. 그랬더니 일정하게 2인치 깊이로 심는 방법보다 옥수수 열매가 크고 소출도 증가했다. 센서를 이용한 정밀농업기술이 농업을 새롭게 도약시킬 수 있다는 증거가 됐다. 멕길대학 연구진은 캐나다 동해안을 따라 1000마일에 걸쳐 토양의 수분, 온도, 질감, 유기물질을 측정하는 센서들을 설치했을 뿐만 아니라 질산을 측정하는 센서도 설치했다. 수분과 온도 센서만 가지고도 작물재배 기술이 상당히 개선되었는데 토질, 함유된 유기물이나 질산량, 그리고 산성도(pH) 변화를 알게 되면 작물의 성장 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런 토양의 다양한 상태 변화를 측정한 데이터는 날씨 데이터와 결합해 농업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농업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

 

인체와 사회의 병든 곳을 찾아낸다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시스템은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비휘발성 대사물들을 발생한다. 이는 생물체의 생리현상이나 대사 작용에서 발생하는 생산물이다. 사람은 물론이고 박테리아, 나무, 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명시스템에서 관찰되며 수천 종의 신진대사 화합물들이 사람이 내쉰 숨에 포함되어 있으며 건강과 질병 상태를 대변해줄 수 있다. 최근 소화기 내과 분야 연구에서는 장내 가스 성분이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주장이 많다. 간접적으로 호흡된 가스 성분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장내에서 직접 포집한 가스 성분을 분석해서 진단하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체외로 발산하는 화학물질과 인체 질병과의 상관성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가스 감지기술, 관련 전자부품, 그리고 분석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학제 간 지식 협력이 긴요하다. 세계 각국에선 한 개의 휴대형 장치 속에 인간의 질병을 모두 분석해내는 기능을 삽입한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관심 분야는 ① 질병과 관련한 화합물을 생물학적 증거로 구분해내는 일, ② 미세원소 분석이 가능한 휴대형 화학분석 장비, 그리고 ③ 고급 계량화학 알고리즘 및 디지털 신호처리 기술이다. 이런 기술개발을 통해 가까운 시일 내에 모바일 호흡 분석장치가 현실화된다고 본다. 이 장비는 궁극적으로 가정이나 동네 3차 병원에서 간단히 종합검진을 해볼 수 있게 해준다.

일본은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신속히 복구하는 사회적 능력을 키우는 일이 매우 관심이 높다. 재해복구기술 개발에 정보통신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도 빠르게 수용하고 있다. 스마트 시계, 컴퓨터 안경, 웨어러블 건강측정기 등 웨어러블 기기의 확산도 빠르다. 특히 거의 모든 도로나 빌딩에 카메라 센서들이 설치되고 있다. 이런 센서들을 통해 재해 상황 변화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들의 관심은 재해가 발생해도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수집되는 시스템이다. 재해가 발생한 순간의 사태 진척 사항들을 정확히 분석해야 대응책을 수립할 수 있다고 본다. 재해 복구능력을 높이기 위한 정보처리기술이 발달하고 있다.

저가의 X선 감지기는 식품과 토양의 유독성분 감지에 주로 활용된다. X선 감지기로는 실리콘 웨이퍼로 만든 GSDD(Gated Silicon Drift Detector)가 주목을 받는다. 감지할 파장을 선택할 수 있는 적외선 센서도 등장했다. 화재, 가스, 바이오의약품 분석에 사용된다. 세포 내에 함유된 산소량을 측정하는 RP1(Ratiometric molecular Probes)와 RP2는 신진대사작용을 감지하는데 사용된다. 세포 내에 함유된 산소량은 세포생물학뿐만 아니라 생리학과 병리학에도 중요하다.

 

사물인터넷 시대는 민주적 문제 해결 사회이다

도시를 스마트화 목적은 경제개발‧성장 그리고 도시의 지속성을 추구하기 위함이며 궁극적으로는 주민들의 삶을 편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도시의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도시가 주민에게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제공하기 위해 주민의 다양한 생활패턴을 측정하게 된다. 스마트 도시가 되면 지역경제가 강해지고, 환경이 청정해지고, 사회적 절차가 공정해지고, 재난으로부터 빠르게 회복하며 주민들의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고 믿는다. 스마트 도시는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기후변화를 극복하며 낙후된 도시 인프라를 수선하고 새로운 지능형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최근에 자신이 인수한 ARM 기술보고회에 주제발표자로 등장해 디지털 ‘캄브리안 폭발’이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캄브리안 폭발은 지구상에 존재하던 생명체가 몇 가지 종류에 불과하다가 갑자기 수만 종류로 불어난 시기를 말한다. 그중에서 눈을 갖게 된 첫 번째 생명체가 바로 삼엽충(Tribolite)이라고 지적하면서, 이제 수많은 반도체 센서들이 폭발하듯 증가해 ARM 비즈니스가 번창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센서들이 온 세상에 퍼져서 세상의 변화를 측정하게 되며 온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가는 사물인터넷 세상이 된다고 그는 주장했다.

사물인터넷 망은 모든 정보가 말단 센서들에서 나온다.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해법을 구하는 민주적 방법을 추구한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되면 지배층 몇 사람의 아이디어로 세상이 변하지 않고, 말단 바닥에서부터 센서로 감지한 민의가 모아져서 분석되어 행정에 반영되는 진정한 민주사회로 발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