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구글

음성 인식 서비스는 간단한 기능처럼 보이지만 미래의 핵심 산업이라 불린다. 전문가들은 가상 비서 역할을 하는 와이어리스 스피커 시장 규모가 지난해 3억 6000만 달러(약 4116억 원)에서 오는 2020년에는 약 21억 달러(약 2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음성 인식 서비스 시장이 진짜 저렇게 커질까? 의심이 간다면 문자로 대화하다 급하거나, 답답해지면 전화를 드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편리함 외에도 확장되고 있는 사물인터넷 시장의 위용을 보면 그 안에서 통역가 역할을 할 음성 인식 서비스 시장이 커지는 건 당연해 보인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IDC는 최근 세계 사물인터넷 시장이 2013년 1조 9000억 달러(약 2173조 원)에서 2020년 7조 1000억 달러(약 8122조 원)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데이터가 폭발하며 사물인터넷 기기 시장도 확산되고 있다. 그 틈새를 날아다닐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서비스 기기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2년 동안 음성 인식 시장을 주름잡던 아마존의 블루투스 스피커 '에코'(Echo)에는 '알렉사'(Alexa)라는 인공지능이 살고 있다. 에코의 대항마로 따끈따근한 구글홈이 등장했다. 구글홈 속에는 구글의 인공지능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담겨 있다. 아마존과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의 대결은 양사의 자존심이 걸린 '인공지능' 성능의 결전인 셈이다.

에코와 구글홈의 기능은 상당히 유사하다. 둘 다 음성 명령으로만 작동하는 인공지능 와이어리스 스피커이고 질문에 대답하고, 음악을 들려주며, 스케줄도 알려준다. 이용하지 않을 때는 스마트 전등 역할을 한다는 점도 같다. 안타까운 점은 한국에서 두 기기 모두 출시 예정일이 미정이라는 점과, 한국어 지원 가능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에코의 기동어는 '알렉사'다. 에코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버와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작동할 수 있다.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며 원거리 마이크와 내장 스피커가 탑재돼 있다. 스마트 기기 및 홈 연동, 휴대폰과 동기화, 메모 작성, 사용자의 기분에 따른 음악 재생 등을 제공한다.

에코는 2014년 출시 이래로 400만 대 이상이 팔렸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는 2000여 개의 기술을 보유한 에코를 두고 '빙산의 일각'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아마존은 최근 아베이로부터 인공지능 전문가 '하산 사와프'를 아마존의 인공지능 디렉터로 영입한 바 있다. 인간 언어 기술과 패턴 인식 분야의 전문가인 사와프는 아마존에서 알렉사를 발전시키는데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베조스 CEO는 알렉사를 다양한 기기에 이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마존은 알렉사를 자사 태블릿인 파이어 시리즈에 적용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이미 알렉사를 프랑스의 주방용 음성 비서 트리바이, 자동차 기업 포드에 탑재한 바 있다. 최근 '제네시스 EQ900'을 시작으로 자동차와 연동할 수 있는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기능도 추가됐다. 특히 아마존의 쇼핑 서비스와 연동되어 있어 필요한 물건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구글홈은 지난 5월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 I/O 2016'에서 공개됐다. 구글홈의 기동어는 'OK구글'이다. 사람의 명령어를 인식해 음악을 틀고 질문에 답을 해준다. 다양한 서비스들과 연계돼 음성으로 영화표를 예약하고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구글홈을 향해 '굿모닝'이라고 말하면 자신이 위치해있는 지역의 날씨 정보와 교통 체증, 구글 캘린더에 있는 예정 스케줄을 알려주기도 한다.

특히 구글홈은 세계 최대 검색엔진인 구글 검색과 연동돼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계속 사용하게 되면 구글홈은 습득 기능을 통해 이용자의 선호도와 취미까지 파악할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목소리 수집을 원하지 않을 때는 버튼을 끄면 되고, 상단 부분에는 정전식 터치 패널이 있어 물리적인 제어도 가능하다. 구글홈의 색깔은 베이스 부분이 마린, 바이올렛, 망고 등 3가지 색깔로 출시됐다. 탑 부분은 카본, 스노, 카퍼 등 역시 3가지 색이다.

비슷한 듯 다른 구글홈과 에코, 누가 더 똑똑한지, 가격은 어떤지 미국의 비즈니스인사이더가 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을 바탕으로 비교해봤다.

▲ 출처=구글

누가 더 저렴한가? 구글홈 > 에코

에코와 구글홈은 각각 179.99달러, 129달러(약 14만 7000원)이라는 가격으로 시판되고 있다. 가격 면에서는 구글홈이 가성비 면에서 더 좋은 점수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과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 '에코 닷'은 50달러, 크롬 케스트 오디오는 35달러다. 전반적으로 구글홈의 가격이 에코에 비해 저렴하게 책정됐다.

누가 더 똑똑한가? 구글홈 > 에코

가장 중요한 영역이다. 구글홈은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 검색 기능을 바탕으로 구동된다. 방대한 지식을 배경으로 대답할 수 있으며 지메일, 구글 캘린더 등과 연계해 기존의 이용자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아마존 어시스턴트'는 아마존의 알렉사, 애플의 시리보다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IT 전문기자인 브라이언 첸은 두 기기를 일주일 동안 써 본 뒤 작성한 리뷰를 공개했다. 그는 "구글 비서가 에코보다 더 똑똑하다"라며 광범위한 구글 검색 기능을 바탕으로 구글홈이 좀 더 정확한 답변을 한다고 밝혔다.

한편 첸은 "구글홈이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것을 알렉사가 답하는 경우도 있다" 라며 "미국 대선 여론조사에서 누가 앞서고 있느라고 묻는 질문에 구글홈은 답을 못했지만, 알렉사는 힐러리 클린턴이 45.1%, 도널드 트럼프가 43.1%라고 답변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글홈이 더 많은 질문에 대답 했다고 알렸다.

▲ 출처=아마존

누가 더 예쁜가? 구글홈 > 에코

디자인 면에서는 위아래 다양한 색깔을 선택할 수 있고 동글동글한 구글홈이 까맣고 긴 원통형 에코보다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습기처럼 생긴 구글홈은 집안 데코용으로도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에코는 조금 딱딱하고 차가운 이미지라 따뜻한 거실의 분위기를 헤칠 가능성이 있어 선호도가 갈릴 전망이다.

‘서드 파티 앱’ 누가 더 많나? 구글홈 < 에코

연계 서비스와 앱(애플리케이션)의 다양성 부분에서는 에코가 조금 앞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파이 음악 서비스와 판도라와 연계할 수 있고, 피자를 주문할 수 있으며 우버도 부를 수 있다. 에코가 구글홈보다 몇 년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연결된 서비스와, 앱이 더 많은 상태다. 한편 구글홈은 아직 연동되는 앱이 적지만, 안드로이드 앱 시장이 큰 만큼 앞으로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