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한방화장품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초기시장을 지나 화장품 시장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전체 화장품 시장 규모가 9조원 남짓으로 한방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빅2만 3조 규모여서, 군소 브랜드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시장의 30%를 웃돌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화장품=한방화장품’이라는 공식을 적용해도 되는 상황인 것이다.

국내 1,2위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에서 선보인 주요 한방 화장품 제품 매출이 올해 각각 1조6000억원, 1조1600억원으로 예상된다.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9조355억원(작년 기준)으로, 중견과 소규모 브랜드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시장의 30%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피부 개선과 치료기능을 갖춘 ‘코스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 트렌드에 따라 피부를 위한 기초 스킨케어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었고, 환절기 날씨에 건조한 피부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한방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더욱 뜨겁다”면서 “아울러 아시아 여성의 피부 특성에 잘 맞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라면서 향후 전망도 밝다”고 입을 모은다.

화장품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자국 제품에 대한 불신이 있지만, 한국산 한방 화장품에 대한 이미지에 대한 신뢰도는 탄탄한 편”이라며 “동양의 약초라고 불리우는 한약재 천연 원료를 사용함으로써 중국 소비자에겐 친숙하면서도 효능 높은 화장품으로 인식되면서 중화권을 중심으로 큰 인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전문조사기관 민텔(MINTEL)에 따르면 중국 도시 소비자의 81%가 유기농 식물을 이용한 스킨케어 제품을 선호하며, 69%가 제품을 구매할 때 유기농 또는 무자극의 안전한 제품인지 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설화수 브랜드. 출처: 아모레퍼시픽

이에 한방화장품의 대표 선두 주자인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설화수 윤조 에센스’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설화수의 작년 연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1조6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앞서 작년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영부인용 선물로 선정된 데다 이명박 대통령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설화수를 써서 피부가 좋다”고 언급하면서 인지도가 급 상승한 바 있다.

설화수는 2004년부터 홍콩 등 중화권을 중심으로 10여 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현지 반응 역시 좋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LG생활건강의 한방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이하 후)’의 올해 누적 매출액 역시 1조원을 돌파했다. 2003년 1월 브랜드를 출시한 지 14년 만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단일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이다.

2009년에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13년엔 2000억원, 2014년 4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엔 연 매출 8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매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2014년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당시 구입한 것으로 알려지며면서 중화권 매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 후 브랜드. 출처: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후의 올해 연 매출이 1조1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왕실의 독특한 궁중처방을 바탕으로 한 품질, 궁중 스토리를 담은 화려한 디자인, 럭셔리 마케팅이 통했다”고 인기 이유를 설명했다. 후 제품은 중국, 싱가폴 등 해외 13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주요 업체의 한방 브랜드들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임으로써 프리미엄 한방 브랜드 외에 중저가 한방 브랜드 등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업체들의 한방 브랜드 성공에 힘입어 업계의서는 국내외 한방 화장품 시장의 범위를 넓힐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최근 한방 화장품은 기초케어에서 한방추출물을 함유한 헤어케어로 카테고리를 넓히며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방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연령층을 다양화하고 인삼 외에 다양한 한방 원료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한방 화장품 이미지가 올드(old)하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서서히 젊은층도 스킨케어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미지 개선이 되고 있으며, 향후 다양한 연령층 흡수가 가능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그는 “한방의 오랜 지혜를 현대 과학으로 입증하는 기술을 통해 K-뷰티가 보여줄 수 있는 우리만의 경쟁력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