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동안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피울 경우 폐 세포 DNA가 약 150종류의 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폐암, 후두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흡연 시 들이 마신 연기가 직접 닿는 조직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돌연변이 중 몇 가지는 암 유발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저널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일 한 갑씩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의 경우 인체 중 후두 내 세포는 97개, 인두 내 세포는 39개, 구강 내 세포는 23개의 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담배 연기가 직접 닿지 않는 다른 인체 기관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원들은 흡연자들의 방광 세포에서는 28개, 간세포에서 6개의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총 5243개의 암에 대한 유전적 분석에 근거해 진행됐다. 2490명의 흡연자와 양 측 부모,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1063명의 비 흡연자가 포함됐다.

연구진은 모든 암 환자의 세포를 분석해 유전자들의 염기서열을 비교했다. 그 결과 흡연자인 암 환자의 경우 담배 연기가 직접 닿는 조직인 폐와 후두 등을 구성하는 세포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많았다.

이러한 유전자 돌연변이의 발견은 비흡연자의 암에서 보다 흡연자의 암에서 보다 많이 나타났다.

돌연변이는 DNA분자의 특정한 변화로 유전자를 구성하는 네 가지 염기 중 '시토신'(C) 염기가 '아데닌'(A) 염기로 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 돌연변이는 실험실에서 세포를 기른 뒤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에 노출하면 잘 생기는 유형으로, 이는 담배 속의 발암물질이 유전자에 직접 손상을 입힌다는 의미다.

다른 돌연변이로는 '티민'(T) 염기가 '시토신'(C) 염기로 변한 것이 있었는데, 연구진은 이 돌연변이는 담배 속 발암물질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쳐 생기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흡연자의 폐와 후두암에서 이러한 유형의 돌연변이가 주로 발견되었고 비흡연자보다 더 많았다.

또한 '티민'(T) 염기가 '시토신'(C) 염기로 변한 거나 역으로 시토신 염기가 티민으로 변한 돌연변이도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모든 암 종류에서 발견될 수 있으나 흡연자에게서 1.3~5.1배 더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종류의 돌연변이가 세포 내 노화를 촉진시켜 세포의 DNA 돌연변이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든다”며 ”이 돌연변이는 담배 속 발암물질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쳐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영국 웰컴 트러스트 생얼 협회(Wellcome Trust Sanger Institute)의 마이크 스트라튼 의장은 “흡연이 암을 일으키는 방법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