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며 주변에 계절을 탄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괜히 울적한 상념에 빠지기도 하고 식욕이 증가하거나 불안함, 초조함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아진다. 가을을 탄다고도 표현하는 신체 변화는 여름보다 일조량이 급격히 떨어져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이 적게 분비돼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불면의 밤이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도 번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중년 남녀의 경우에는 특히 이 시기 불면증을 경계해야 한다. 50대가 되면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남녀 모두 갱년기를 거친다. 이때 수면과 관계된 세로토닌, 멜라토닌 등 호르몬이 변화해 체내 불균형이 생겨 불면증이 더 악화되는 것이다. 특히 40~50대는 사회적으로 가장 많은 책임을 지는 세대로서 가중된 업무나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수면 중 세포재생과 신진대사를 방해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대표적인 면역성 질환인 대상포진이 나타날 위험도 커진다.

잠들어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 당장 다음날 업무나 일상생활에 불편이 커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약국에서 구매해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꼭 필요한 경우라면 전문의와 상담 후 생약 성분의 멜라토닌 제제를 처방받아 3개월 이내에 단기적으로 복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 복용할 경우 점점 약에 내성이 생겨 처음과 같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 복용량을 늘려야 하거나 약에 의존하게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잠들기 전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기 전 스마트폰, TV로 뉴스를 보거나 재정 상태, 주식을 체크하지는 않는가? 이외에도 자극적이고 흥분되는 자료를 읽거나 급여계산서를 작성하는 행동들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과 불안을 조성한다. 난해한 약속이나 해결해야 할 문제는 최소한 잠들기 3시간 전에 끝내는 것이 좋다.

카페인과 같은 물리적인 자극도 피해야 한다. 콜라, 녹차, 커피, 초콜릿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나 음식은 오후 2시 이후 섭취를 삼가라.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낮 12시 이후부터 피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커피를 마셨다면 충분한 양의 물을 마셔 카페인이 빨리 체외로 배출될 수 있도록 한다. 잠들기 3시간 이내 알코올도 좋지 않다.

 

수면시간은 7~8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오후 11시 전에 잠들고 오전 6~7시에 기상하는 습관을 들이자. 아프거나 잠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면 45분 이상 낮잠은 금물이다. 저녁 식사는 양념이 강하고 매운 음식을 피하고 당이 낮은 복합탄수화물 위주로 섭취하라. 통밀, 현미, 고구마, 견과류 등이다. 잠들기 전, 물은 240㎖ 이상 마시지 말고 미리 화장실을 다녀와 중간에 잠이 깨지 않도록 한다. 불면증 예방을 위해 지켜야 할 것들이 너무 많고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수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보약과도 같은 잠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