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나타내는 가장 유명한 가상현실 콘텐츠는? 몇몇은 잠시 스치듯 본 경주 ‘석굴암 가상현실’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석굴암을 비롯해 각종 문화유산에 애정을 가지고 ‘관광용 가상현실’로 개발 중인 곳이 있다. 사무실 곳곳에 ‘인디고 블루’ 색이 녹아있는 ‘인디고 엔터테인먼트’는 경주엑스포, 국립 고궁박물관 등에 가상현실 전시장을 운영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어트랙션을 이용한 비행 체험 콘텐츠와 트레드밀을 응용한 FPS 게임도 제작하고 있다. 이들은 왜 석굴암 내부를 현실로 끌고 나왔을까? 인디고 엔터테인먼트의 김주철 대표에게 들어보았다.

▲ 김주철 대표. 출처=인디고 엔터테인먼트

인디고 엔터테인먼트

저희는 약 3년 전부터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습니다. 2009년 컴퓨터 그래픽 콘텐츠 제작 전문회사로 출범했고, 460도, 4D 돔, 프로잭션 매핑, 가상현실 등 특수 영상 제작 분야에서 잔뼈가 굵습니다. 영상기술력을 인정받아 2014년 미래 창조과학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에서 주관하는 ‘2014년 HMD용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경주 석굴암 디지털 헤리티지 콘텐츠를 제작했고, 다행히 호평을 받았습니다.

저히는 오큘러스 리프트와 립모션, 자체 개발한 트레드밀 인디고 가상현실 등을 통해 석굴암 내부의 모습을 가상현실로 구현합니다. 인디고 엔터테인먼트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로 걸으면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문화유산 콘텐츠

그 자체만으로 귀중한 문화유산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인디고 엔터테인먼트는 현재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와 함께 ‘석굴암 HMD 트래블 체험관’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은 석굴암의 철학은 매우 깊고 넓습니다. 이것을 가상현실로 재해석해서 약 10분 동안 시공간을 뛰어넘는 초현실을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안동 하회마을에서 ‘부용지애’ 공연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국립 고궁박물관의 특별 전시 ‘조선왕릉, 왕실의 영혼을 담다’라는 콘텐츠를 제작한 바 있습니다. 실물 사이즈였기 때문에 관객들이 지속적으로 걸으며 관람해야 했는데 평가가 아주 좋았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문화유산 가상현실 콘텐츠를 늘려갈 계획입니다.

알바트로스 플라잉 가상현실 플랫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 가상현실 어트랙션 제작지원사업인 ‘알바트로스 플라잉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일명 플라잉 컨트롤러라는 기구물인 알바트로스는 가상현실 콘텐츠를 사용하는 데 쓰이는 주변기기입니다. 엎드린 자세로 탑승해 직접 몸을 상하좌우로 기울여 방향을 조정하고, 또 가상공간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자유도와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출처=인디고 엔터테인먼트

한국 가상현실 시장 우려와 기대

한국 가상현실 시장은 매우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사람들도 아직 가상현실에 대해 잘 모르고요. 특히 가상현실이라는 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지금은 호기심에 체험해보고 어느 정도 인정해주지만, 기기들이 더 많아진다면 기기 선호도도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가상현실 시장은 2~3년까지는 호황일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로는 MR(융합 현실, Mixed Reality)이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형 콘텐츠가 나오면 어떨까?

전 세계 가상현실 시장을 두고 보면 해외나 한국이나 시작점은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좀 더 빨리 가능성을 보고 대규모의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누군가가 선두에 서서 대규모의 투자를 이어가고, 대형 콘텐츠가 생산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은 회사들이 뿔뿔이 흩어져서 소규모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형국인데, 좀 더 큰 콘텐츠를 함께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출처=인디고 엔터테인먼트

인디고 엔터테인먼트의 청사진

저희는 ‘틈새시장’에 주력해왔습니다. 테마파크, 시장 박람회 등에서 모션 베이스를 바탕으로 감각적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질 좋은 콘텐츠가 별로 없는 중국에서도 저희 콘텐츠에 대해 관심이 아주 높습니다. 미국에서도 함께 하자는 러브콜이 오고 있고, 앞으로 해외 지사를 차릴 계획도 있습니다. 해외 진출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주력 작품인 문화유산 관련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생산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