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중형차시장 공략에 나선다. 하반기에 ‘쉐보레 말리부’를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말리부는 GM대우시절 토스카의 후속 모델. 국내 출시를 앞두고 운전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말리부를 전격 공개한다.

말리부는 한국GM이 중형차시장을 겨냥해 만든 야심작이다. YF쏘나타, K5, SM5 등이 경쟁차다. 토스카 후속모델로 GM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형차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지난 4월 상하이모터쇼를 통해 말리부가 세계 최초로 공개될 때 자동차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말리부의 외관은 GM의 스포츠카 콜벳과 카마로의 역동성을 반영했고, 전기차 볼트의 연비 효율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외관은 전체적으로 스포티한 느낌에 초점을 맞췄다. 경쟁 차종에 비해 차체가 길어진 대신 높이는 낮게 설계됐다. 대신 날카로운 헤드램프를 통해 중후함을 살렸다. 특히 내부 디자인이 과거 토스카에 비해 꽉 찬 느낌을 한층 강조했다. 과거 토스카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실내 디자인을 보완함과 동시에 실용적인 실내 공간을 만들어 낸 듯 하다. 디자인 측면에서 말리부의 변화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다음은 성능이다. 말리부는 최첨단 기술력이 집결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연비 향상을 위한 세심한 공기역학적 디자인이다. GM 100년 역사 중 최저 공기저항지수를 달성했다. GM은 최저 공기저항지수를 만들기 위해 풍동 시험장에서 400시간 이상의 테스트 및 미세조정 과정을 거쳤다.

공기저항지수는 차가 주행 중 받는 바람의 저항을 뜻한다. 일반 차량의 경우 고속 주행 시 약 60%의 에너지를 공기저항에 맞서 나아가기 위해 쓰인다. 말리부는 낮은 공기저항지수로 고속도로에서 휘발유 1리터 당 1.1Km의 연료효율을 달성했다.

기류의 방향을 자연스럽게 바꾸며 공기저항을 줄인 사이드 미러와 차체 전방에서 측면으로 기류가 부드럽게 흐르도록 한 디자인이 이를 가능케 했다. 또 전면 하단의 그릴 셔터는 엔진을 식히는 쿨링 효과와 공기저항 최소화를 위해 자동 개폐된다.

말리부는 고효율 고성능의 4기통 에코텍 엔진과 하이드로매틱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기존 중형차에 비해 최소1∼최대 3Km 이상의 연비가 향상될 전망이다. 운전자의 편안함을 위해 최적화된 시트는 말리부의 자존심이다. 장거리 주행을 통한 평가, 실험실 내 시트 압력 측정 시스템, 모형 엉덩이 실험기기 및 오스카(엔지니어링과 실내 디자인을 위한 인체모형과 같은 시뮬레이션 도구)를 통해 만들어졌다.

시트의 안락성은 단순히 쿠션의 부드러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종 실험을 바탕으로 인체공학적 설계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차량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2000만원대 중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