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1금융권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은행권보다 금리가 높은 보험사 대출상품으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저신용자들은 저축은행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 2금융권으로 몰려가지만, 신용상황이 양호한 수요자들은 보험사 주택담보 대출과 약관대출로의 전환이 급증하는 상황. 아예 보험을 해지하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1금융권 대출 실패 이후 고금리 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인 ‘풍선효과’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험사 부동산담보대출 은행보다 0.3~0.6%P 높아

지난 7월말 기준 은행의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평균 2.9%였지만 보험사들의 부동산 담보대출금리는 생보사 평균이 3.2%, 손보사 평균이 3.54%를 기록했다. 보험사 주택담보 대출 금리는 은행보다 0.3%P~0.6%P 더 높은 상황이다.

▲ 단위 : %, 출처=생명보험협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의 주택담보 대출 규모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은행의 대출이 사실상 막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정부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을 통해 은행권의 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주택시장의 공급량을 축소하는 방안의 ‘8·25 가계부채 대책’을 도입해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했다.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보험 부동산 대출을 늘리는 추세다.

▲ 단위 : %, 출처=손해보험협회

지난 7월말 기준 생보사와 손보사들의 부동산 담보대출 규모는 늘어났다. 손보사 부동산 담보대출 규모는 지난해 20조75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2조2260억원으로 2조1510억원 증가했다. 생보사의 경우 20조1263억원에서 30조9946억원으로 무려 10조8683억원 늘었다. 보험업계 전체로 봤을 경우 40조2013억원에서 53조2206억원으로 13조19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지난해 70조3000억원, 올해 9월까지는 4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까지 지속적으로 대출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단위 : %, 출처=은행연합회

은행의 경우 연도별로 비슷한 규모로 증가하는 반면, 보험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13조 가량 늘어난 셈이다.

특히 담보 능력이 없는 대출 수요자들의 경우 기존 가입해둔 보험을 담보로 하는 약관대출로 쏠리고 있다. 약관대출 금리는 주택담보 대출 금리보다 월등한 수준이 5%~9%대에 이른다. 은행의 3배수준인 약관대출로도 내몰리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보험사 평판리스크 노출 우려”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오히려 신용대출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모바일 신용대출 시장에도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최근 비대면‧무서류 신용대출 신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만 26세 이상의 자사 장기보험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일요일을 제외한 공휴일에도 휴대폰과 공인인증서 인증을 거치면 당일 최대 2000만원까지 간편하게 대출 받을 수 있다고 KB손보 측은 설명했다. 대출금리는 4.08~12.95%로 책정된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 2월 중금리 대출 상품인 ‘한화 스마트 신용대출’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신용등급 1~7등급의 직장인과 개인사업자로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보험료 납입기간 2년이상, 월 5만원이상의 보험료를 내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 중이다. 한도는 최대 2000만원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풍선효과에 따른 부동산·신용 등의 대출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당장은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자산 거품의 붕괴로 인한 부실채권화가 가시화될 경우 그만틈 부실대출에 대한 리스크에도 크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신용위험에 따른 요구자본 부담으로 경쟁 금융회사들보다 보험사의 비용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대출이 확대될 경우 요구자본부담이 커질 것이고 보험회계제도 개정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이 늘고, 부실대출 추심 과정에서의 평판리스크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약관대출의 경우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보험계약이 해지로 이어지는데 이렇게 될 경우 결국 손해보는 것은 보험사가 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출사업 확대보다는 해외시장 개척 등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저금리가 유지되고 있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외부요인으로 인해 우리나라 기준금리도 상승할 경우 돈을 못 갚게 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IFRS4 2단계 문제도 안고 가야 하는데다 대출부담까지 안게 될 경우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