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시계 박람회인 바젤월드 전시장 내에서도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롤렉스와 튜더의 부스. 출처=튜더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하는 말이지만 롤렉스에겐 사실 동생이 하나 있다. 롤렉스 창립자 한스 빌스도르프가 창립한 또 하나의 시계 브랜드, 튜더가 바로 그 주인공. 롤렉스라는 걸출한 시계 브랜드를 설립한 한스 빌스도르프는 항상 이런 생각을 했다. 롤렉스보다 저렴한 시계를 팔아보는 건 어떨까? 단, 롤렉스처럼 신뢰도 높은 품질은 유지하면서 말이다. 그의 오랜 고민 끝에 탄생한 롤렉스의 자매 브랜드 튜더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롤렉스의 유산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롤렉스는 튜더가 시계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때까지 튜더 시계의 품질과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해주었는데, 1926년 창립한 튜터의 초기 모델 중엔 롤렉스의 브랜드 네임이 함께 표기된 시계가 드물게 포함되어 있다. 한스 빌스도르프의 이러한 노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건 바로 1952년 출시한 튜더 오이스터 프린스와 그로부터 2년 뒤에 선보인 튜더 오이스터 프린스 서브마리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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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치 있는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오이스터 프린스 광고. 출처=튜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두 시계 모두 롤렉스의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튜더 오이스터 프린스는 롤렉스가 1926년 발명한 세계 최초의 방수 케이스, 오이스터를 사용했으며 크라운과 백 케이스에 롤렉스의 상징인 왕관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여기에 한스 빌스도로프의 뛰어난 판매 전략과 커뮤니케이션 감각이 더해져 튜더는 도약의 계기를 맞았다. 튜더 오이스터 프린스 광고에 건축 현장 인부나 전동 드릴을 작동하는 노동자 등 극한 환경에서 튜더 시계를 차고 있는 사람들을 등장시켜 제품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재치 있게 어필했다. 뿐만 아니라 튜더는 영국 왕립 해군의 그린란드 과학 탐사팀에 26개의 오이스터 프린스를 납품해 그 품질을 입증했다.

 

▲ 최초의 서브마리너(左)와 거의 동일한 외관의 오이스터 프린스 서브마리너 초기 모델. 출처=롤렉스, 튜더

1953년 롤렉스는 잠수 시간을 알 수 있도록 눈금이 새겨진 회전 베젤과 100m 방수 기능을 갖춘 오이스터 퍼페츄얼 서브마리너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듬해 튜더는 수심 100m까지 방수 가능한 오이스터 프린스 서브마리너를 출시했다. 두 시계는 직경 37mm의 케이스, 인덱스와 핸즈 모양, 60분 눈금이 새겨진 회전 베젤, 브레이슬릿 형태 등 언뜻 보면 같은 시계라 착각할 만큼 비슷한 외관을 공유했다. 그러나 둘 사이엔 보이지 않는 차이점이 있었는데, 롤렉스 서브마리너가 퍼페츄얼 로터를 장착한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한 반면, 튜더의 오이스터 프린스 서브마리너는 ETA의 매뉴얼 와인딩 칼리버를 품고 있었다.

 

▲ 브랜드의 대표적인 다이버 워치인 헤리티지 블랙 베이는 200m 방수 기능을 제공한다. 출처=튜더

튜더는 1970~80년대 쿼츠 파동의 여파로 정체기를 맞았지만, 21세기에 들어 기계식 시계 브랜들의 고급화 전략이 성공을 거두며 부활하자 튜더 또한 이에 발맞춰 컬렉션 확장과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엔 브랜드 최초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소개하며 한 단계 진보한 워치메이킹 기술력을 보여줬다. 현재 튜더는 블랙 베이와 펠라고스로 대표되는 두 개의 다이버 워치 컬렉션, 클래식한 드레스 워치 라인인 스타일과 글래머 컬렉션,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한 노스 플래그 컬렉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서는 일부 면세점에서만 튜더를 경험할 수 있다. 그중 대표격인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지난해 튜더는 롤렉스, 까르띠에, 오메가, IWC, 예거 르쿨트르, 론진, 태그호이어 등과 함께 시계 브랜드 매출 10위 안에 들며 놀라운 위상을 보여줬다.

 

▲ 플루티드 베젤, 골드 다이얼 등 롤렉스 데이트저스트(左)를 닮은 튜더 클래식 데이트. 출처=롤렉스, 튜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브랜드 내에서 한국인과 중국인이 선호하는 모델이 극명히 나뉜다는 것이다. 두 면세점의 튜더 부티크 매니저 말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블랙 베이나 펠라고스처럼 기능성에 초점을 둔 다이버 워치를 많이 찾는 반면 중국인들은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클래식 워치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다이버 워치와 클래식 워치 모두 3~4000달러 선에서 구매 가능하며 이는 비슷한 기능의 롤렉스 시계에 비해 약 3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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