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코엑스에 알리페이 센터가 13일 문을 열었습니다. 알리페이 코리아 지사 정원식 대표는 “세계 최초 오프라인 알리페이 센터의 오픈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도모함은 물론, 한국에도 모바일 결제의 새로운 트렌드를 소개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알리페이 센터 운영으로 모바일 결제의 글로벌 보급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자부한다”고 강조했어요.

알리페이는 알리바바 그룹 관계사인 앤트파이낸셜 그룹의 모바일 결제 및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이며 쉽게 말해 간편결제입니다. 당초 알리페이는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시장 활성화를 위해 탄생한 솔루션이지만 이제는 총체적 O2O 결제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강남에 문을 연 알리페이 센터

알리페이 센터는 코엑스몰 지하2층 라이브플라자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136평방미터(m²) 규모로 조성됐습니다. 13일 문을 열었지만 아직 가오픈 상태이며 오는 21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고 합니다. 찾아간 시간이 오전인데다 오픈 첫 날이라 한산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오픈빨’은 없었다는 뜻. 천천히 살펴봤습니다.

왠지 미용실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분위기나 조명이 잘 가꾸어진 피부 관리실과 비슷합니다. 입구에 들어서 왼쪽을 보니 라운지가 있습니다. 앤트파이낸셜 그룹을 상징하는 개미 인형이 보이는 가운데 계단식 의자들이 여럿 보입니다. 콘센트도 마련되어 있으며 자리에 앉아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중국인은 물론 한국인 등 모두가 출입이 가능하며 입장료는 없지만 아직은 초기라서 사람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한쪽에는 Kmall 24라는 표기 아래 상품들이 보입니다. 알리페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센터에 들러 간단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합니다. 규모는 크지 않고 제품의 종류도 한정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다양해질 전망입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그 옆에는 PC가 보입니다. 바이두와 알리페이 홈페이지가 나란히 떠있는 것을 보니 이곳이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를 위한 곳이라는 사실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간단한 정보검색과 필요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옆에 있던 직원이 “네이버도 당연히 됩니다”고 말해주네요. PC방에 가서 “네이버 깔려있어요?”라고 물었다는 오래된 개그가 생각납니다. 요우커만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작은 인포데스크가 있습니다. 센터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미용실, 피부샵 분위기인데 그곳은 은행 분위기가 납니다. 환율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와 현지시간 등이 보여요. 주로 환전을 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한국인도 종종 활용한다고 하네요.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키오스크도 있습니다. 알리페이를 활용한O2O 결제를 체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에 알리페이 앱을 다운 받아 스캐너에 읽히기만 하면 결제가 가능해, 누구나 손쉽게 모바일을 활용한 최신 O2O 결제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어요. 다만 현재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정식으로 오픈되면 알리페이 결제를 지원한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돌아보니 전부 돌아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키오스크를 정면으로 바라본 상태로 왼쪽을 보니 좁은 통로가 있어요. 뭔가 영화에서 많이 보던 비밀통로(?) 같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의외로 넓은 공간이 나옵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휴게공간입니다. 여기에 오니 왜 센터에 미용실, 피부샵 분위기가 났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연극무대 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자와 조명, 거울이 있더군요. 그곳에는 간단한 화장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파우더 룸이라는 설명입니다. 이곳에서 실제 판매하는 화장품을 사용하며 제품의 강점을 체험한다고 합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화물 배송 서비스도 지원됩니다. 좁은 공간에 박스와 제품의 무게를 가늠할 수 있는 저울이 있어요. 쇼핑을 한 요우커가 일정정도 요금을 내면 바로 중국으로 택배를 보낼 수 있게 만드는 서비스라고 합니다. 더불어 환급 서비스도 지원한다고 해요.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센터 내 1인 휴게공간도 있습니다.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 좁은 곳에 편안한 의자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센터는 다양한 한국문화체험 및 참여 이벤트 개최, 우수 문화 상품, 한류 상품 홍보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알리페이 센터의 목적, ‘두 가지’

직접 둘러본 알리페이 센터의 목적은 두 가지로 보입니다. 직접적인 원인은 알리페이를 사용하는 요우커를 지원하는 겁니다. 동시에 그들의 편의를 보장하며 자연스럽게 명동에 집중된 요우커 상권을 강남으로 끌어오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8월 릴리안 황(Lilian Huang) 텐센트 위챗페이 사업부 비즈니스 운영 담당 이사(Director of Business Operations, WeChat Pay, Tencent)는 위챗페이의 한국시장 진출을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어요. 9월에는 우리은행과 롯데면세점까지 끌어들이며 세를 불리기도 했고요. 요우커 수요를 효과적으로 수용하는 것도 외연확대의 좋은 방법이라고 본겁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요우커의 숫자는 계속 증가해 2016년 7월 기준 91만명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 시장을 본 거죠. 알리페이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위챗페이의 방법론을 따라가는 한편, 경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로 명동에 집중된 요우커 상권을 강남으로 확대하려는 한국무역협회와, 외연을 확장하려는 알리페이, 그리고 최근 집단관광이 아닌 개별관광으로 바뀌는 요우커 트랜드가 어울린 대목도 재미있습니다. 요우커들이 명동에서 벗어나 강남까지 찾아오게 만들고, 이를 알리페이가 더욱 극적으로 보완하는 방법론은 깃발 들고 우루루 몰려다니는 집단관광에서 진짜 여행을 즐기는 개별관광의 요우커 트랜드와 맞아 떨어집니다.

여기까지가 직접적인 센터 설립의 원인이라면, 두 번째는 역시 글로벌 진출의 비원일겁니다. 전사적으로 노리는 상황은 아니겠지만 알리페이의 맛을 요우커 외 한국인에게도 맛보게 해준다는 뜻이죠. 일단 센터에서 최소 5번은 들었던 말. “한국인도 와도 됩니다”는 설명.

위챗페이는 물론 알리페이도 사실상 중국인들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행의 계좌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인들을 위한 서비스에요. 알리페이는 주로 현지에서 사용되고, 외국에서 사용되어도 대부분 요우커죠. 하지만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지난 8월 홍콩금융관리국(HKMA)으로부터 제3자 지급결제업을 받는 등, 나름의 글로벌화를 시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사적인 분위기는 아니지만, 이제 알리페이는 알리바바의 커머스 플랫폼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에서 O2O의 샐활밀착형 플랫폼, 이제는 조심스럽게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센터는 일종의 선봉장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상해보세요. 커피를 한 번도 마시지 못한 사람들이 모인 나라에 커피를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몰려와 맛있는 커피를 자기들끼리 마십니다. 그리고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온 나라의 커피회사는 먼저 자국민들이 외국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게 지원해줘요. 그리고는 커피를 마시지 못한 사람들에게 일종의 공짜 커피의 매력을 흘리는 방법. 여러분. 커피가 이래서 무서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