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급금이 확실히 보장되면서도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품으로 생명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수익률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보험료의 일부를 투자하는 변액보험,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한 연금보험 등을 통해 상황·용도별 포트폴리오 구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보장 약화 우려

생명보험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생존과 사망에 대한 보장을 약속한 상품이다. 소비자들이 흔히 알고 있는 생보상품으로는 종신보험이 있다.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사망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보험료를 받고, 사망했을 경우 약속된 금액을 지급한다. 생보상품은 특히 실손보장이 아닌 정액보장을 원칙으로 한다. 실손보장은 실제 나타난 손해에 대해 보상을 해준다. 반면 정액보장은 계약 때 약속한 금액을 지급한다.

예를 들어 손해보험 상품 중 골절에 최대 50만원의 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에 가입했을 경우, 실제 치료비가 10만원이 나왔다면 보험금 역시 10만원만 지급된다. 반면 생보상품의 경우는 50만원을 전부 지급한다. 하지만 재테크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생보상품의 정액보장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만약 피보험자가 사망했을 경우 10억원을 일시지급한다는 종신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가입시점에서 30년 후 사망했다고 치자. 현재의 10억원은 서울 강남구의 번듯한 중형아파트 한 채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큰돈이다. 하지만 30년 뒤에는 10억원으로 그만한 값어치를 하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다. 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화폐의 공급이 확대된다. 이자가 낮아지면서 대출이 늘어나고, 결국 돈이 시장으로 풀린다. 이는 결국 화폐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반대로 물가는 상승한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은행에 예금만 들어도 수십%의 이자를 보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금금리마저도 1~2%대 수준이다. 화폐가치 하락이 지속되면 오히려 실손보장이 정액보장보다 유리할 수 있다. 보험상품을 재테크적 관점으로 봤을 때, 정해진 금액을 주는 것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보상금액이 변동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는 셈이다.

 

변액보험 ‘보장성 강화’ 가능

생명보험사들은 이러한 종신보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변액보험 개념을 도입했다. 변액보험은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가운데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그 운용 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투자 성과를 나누어주는 상품이다. 추가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저금리 환경에서 낮아진 화폐가치를 보완해줄 수 있다.

변액보험은 특정 보험상품의 이름이 아니라, 보험료의 일부를 떼서 투자하는 모든 상품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변액종신보험, 변액연금보험, 변액유니버셜보험 등의 다양한 파생상품이 있다. 연금보험은 보험금을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상품이며 유니버셜보험은 소비자가 경제적 문제 등으로 보험료 납입을 중단했다가 다시 재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품이다.

단, 변액보험의 환급금은 가입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낮을 수도 있다. 보험 가입자들은 자신이 낸 보험료 모두가 투자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변액상품의 보험료는 크게 저축보험료와 위험보험료, 부가보험료로 나뉜다.

저축보험료는 다시 기본보험계약금과 변동보험계약금으로 구분된다. 기본보험계약금은 안전자산(채권)에 투자되고, 변동보험계약금은 펀드 및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된다. 결국 소비자가 지불한 보험료 중 수익률이 높은 분야에 투자되는 비용은 변동보험계약금뿐이다. 보험료의 절반가량만 투자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대 예·적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변액보험의 수익률과 운영현황은 생명보험협회 공시실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변액보험 투자대상은 주식형, 채권형, 부동산형, 원자재형 등 다양한데 수익률을 확인해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찾아야 한다.

 

위험보장 위주면 정기보험이 대안

하지만 반드시 변액보험에 가입할 필요는 없다. 재테크는 개인의 자산 범위 내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운용해 수익을 내는 행위다. 대부분의 생명보험 상품은 납입보험료가 비싸다. 손보사 실손의료보험은 월보험료가 9000~1만5000원 선에 책정되지만 생보사 종신보험은 최소 20여만원부터 시작된다. 보험은 보험료 납입이 끊어지면 사업비 등의 지출로 납입된 적립보험료를 지출하다가 결국 계약이 해지된다.

만일 재테크보다 위험보장에 방점을 둘 경우 변액보험보다는 정기보험과 연금보험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정기보험은 정해진 기간 동안만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30년간 보험료를 납입하기로 정했으면, 가입시점부터 30년간만 사망을 보장해준다. 계약기간만 보장해주기 때문에 정기보험은 일반 종신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계약기간 이후부터는 보장되지 않으며 만기환급금도 없다.

종신보험의 경우 가장의 갑작스런 죽음 등에 대비해 가족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재테크가 아닌 위험만 보장한다면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이전에는 정기보험으로 최소한의 사망위험만 보장받고, 이후부터는 연금보험에 가입해 노후를 대비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상품을 통한 재테크 역시 소비자 개인이 각각 상황과 전략에 따른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며 “변액보험도 수익성이 일반 펀드보다 크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생명보험협회 등에서 제공하는 변액보험 내 펀드상품에 대한 수익률 조회 등으로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