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회사원 A씨는 최근 생활비가 부족해 저축은행의 중금리 상품을 알아봤다. 취급처와 상품 별로 대출한도·기한, 대출금리가 달랐다. 쏟아지는 업무에 여유시간을 만들기 어렵고, 생활비도 급하게 필요했다. 그는 최저금리가 가장 낮은 상품 2~3개만 골라 상담을 받기로 결정했다.

상담을 받은 후 예상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 받아 놀랐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최저 금리가 낮은 만큼 경쟁사보다 저렴한 상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대출을 받고 며칠이 지났다. 회사 동료와 대화 중 본인에게 더 유리한 조건의 중금리 대출상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후회했지만 때는 늦은 상황이었다.

저축은행 중금리 상품 승승장구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상품을 고를 때 최저 금리만 고려하다 낭패를 겪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은행들이 제시한 최저 금리는 큰 격차가 없지만 평균 금리는 천차만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저축은행들의 중금리 상품을 비교해본 결과, 2% 내외의 차이를 보인 최저 금리와 달리 평균 금리는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기준 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40조7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 8월(40조4734억원) 이후 3년 11개월만에 40조원대를 회복했다. 앞서 2011년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 이후 2014년까지 침체기를 겪었다. 여신금액의 경우 2014년 6월 27조5698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여신잔액 반등 배경 중 하나로 중금리 대출 상품의 인기를 꼽는다. 10월 현재 SBI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대부분 저축은행들이 10~20%대의 중금리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SBI저축은행 중금리 상품 ‘사이다’의 누적 실적은 최근 1400억원을 돌파했다. 작년 12월 출시 후 9개월만에 이뤄낸 성과다. 대출금리는 신용등급에 따라 연 6.9~연 13.5%다. 대출 한도는 3000만원이다. 대출기간은 최장 60개월(5년)이며 추가로 3~6개월 거치가 가능해 총 상환기간은 63~66개월이다.

JT친애저축은행도 중금리 시장에서 순항 중이다. 지난 8월 최저금리가 연 5.9%인 중금리대출 ‘원더풀 수퍼 와우론’을 출시했다. 대출한도는 최대 1억원, 대출기간은 최장 72개월이다. ‘원더풀 와우론’ ‘원더풀 채무통합론’ ‘원더풀 라이트론’ 등도 운영하고 있다. 원더풀 와우론은 출시 7개월만에 대출잔액 550억원을 뛰어넘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상품은 ‘살만한 직장인 대출’이다.  만 19세 이상 직장인과 직장인 성격의 프리랜서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리대는 연 6.9~연 27.9%다. 대출한도는 100만~7000만원이다.  대출기간은 최대 60개월이며 만기일시상환과 원리금균등상환, 거치후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도 지난 7월 중금리 대출 ‘텐’을 출시했다. 전화상담 혹은 모바일앱으로 중금리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한도는 3000만원까지 가능하다. 대출금리는 연 8.9~연 19.9%까지다. 상담통화가 필요 없는 자동대출은 연 14.9%부터 적용된다.

각 상품의 최저금리만 비교해보면 커다란 차이를 알 수 없다. 2% 수준의 차이를 고려하면 유사한 조건의 상품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반면 실제로 취급되고 있는 평균금리를 비교해보면 차이는 명확히 드러난다.

“CSS 기술력에 따라 평균 금리 달라져”

10월 현재 저축은행중앙회 자료를 살펴보면 SBI저축은행 사이다의 평균 금리는 10.04%다. JT친애저축은행의 원더풀 수퍼 와우론(5.9~11.9%)은 10.08%, 원더풀 와우론(12~19.9%)은 15.85%의 평균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텐은 18.09%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살만한 직장인 대출의 평균 금리는 21.05%였다. 사이다 대비 10% 이상 높은 수치다.

주요 고객층과 상품 특성 별로 평균 금리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중금리 대출 상품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되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여러 저축은행에서 충분히 상담을 받길 권한다. 대출상담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부연이다.

평균금리가 최저 금리보다 최고 금리에 치우쳐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서 ‘중금리 상품’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명확한 정의는 없다”며 “통상적으로 은행권은 10%대 미만, 저축은행권은 20%대 미만의 상품을 중금리 상품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취급 기관별로 평균 금리가 천차만별인 까닭은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 기술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CSS 기술이 고도화 된 곳일수록 낮은 평균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