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중소기업은행 및 자회사 임원 현황’과 ‘최근 5년간 정규직 공개채용현황’의 두 자료를 보면 권선주 기업은행장 취임이후 기업은행의 사회적배려자 우대 채용은 줄어들고 현재 기업은행 및 계열사의 임원 45명중 51%에 해당되는 23명이 ‘정·관·금피아’라는 점이 눈에 띈다.

김해영 의원이 지적한 기초생활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 장애인, 국가보훈대상자, 지역할당제 등 4항목의 우대 채용 추이를 보면 2013년 하반기 99명에서 2014년 하반기에는 51명으로 급격히 감소한데 이어 2015년 상반기 60명, 2015년 하반기 52명으로 큰 변화가 없다.

같은 기간 2013년 하반기 208명, 2014년 하반기 197명, 2015년 상반기 198명, 2015년 하반기 188명으로 사회적배려자 우대채용 추이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난 2013년 기업은행의 임원은 18명에서 2014년 19명, 2015년 19명, 2016년에는 21명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의 감사 및 사외이사에는 4명의 낙하산 인사가 있으며 상근감사 1명과 비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은행의 상근감사 연봉은 1억5475만원이며 비사외이사 연봉은 3000만원으로 이들에게 지급되는 총연봉은 2억4475만원이다.

한편 기업은행 신입사원 초봉은 4520만원이다. 연봉만으로 비교하면 낙하산 인사로 뽑을 수 있는 신입사원은 적어도 5명이다. 권선주 행장은 2013년 12월 취임했다. 당시부터 낙하산인사를 전면 차단했다면 현재 기업은행의 총 임원수는 14명일지 모른다. 또 이들을 대신해 사회적배려자 채용을 늘렸다면 지난해 하반기 우대 채용은 52명이 아닌 57명이 됐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기업은행의 입장에서도 할 말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2013년에서 2014년 기간 동안 전체 채용 대비 2014년 하반기 사회적배려자 채용이 급격히 하락한 것에 대한 변명은 충분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낙하산인사에 대한 질타는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사회적배려자에 대한 채용은 급격히 줄어든 반면, 낙하산인사가 늘어났다는 것이 문제다. 그것도 권선주 행장 취임이후 늘어난 낙하산 인사는 4명중 3명이 해당된다.

우연이라 하기엔 권선주 행장이 낙하산인사 질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한편, 4일 열린 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정무위 소속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이 낙하산 인사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권선주 행장은 “경영승계 도입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권선주 행장은 낙하산인사에 대해 스스로 자백한 셈이다. 물론 놀랍지도 않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대기업보단 중소기업을 위한, 즉 기업적 측면에서 ‘약자’들을 배려하는 기업은행의 본질은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이미 익숙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이 자본확충펀드를 통해 부실의 대명사인 산업은행을 지원하려는 것도 이제는 아주 쉽게 이해가 된다. 다만, 한 가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왜 기업은행이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