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목적은 고객을 창조하는 것이다. 기업이 고객을 창조하기 위한 두 가지 기본적인 활동은 마케팅과 혁신이다. 성과를 올리는 것은 마케팅과 혁신뿐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가 남긴 말이다. 이렇게 중요한 마케팅이 당신의 조직에서는 어떤 상황인가? 잘 돌아가고 있는가? 만약 상황이 좋지 않다면 여기서 같이 해결책을 찾아보자.

그러나, 그 해결책을 단순히 ‘마케팅’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마케팅이 실제로 계획‧실행되는 곳인 회사라는 ‘조직’ 측면의 개선 없이는 아무리 좋은 ‘마케팅’ 해결책도 실행조차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케팅과 조직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파악해보고, 더 나은 대안을 찾아보자.

추가로 “경영의 목표는 뛰어난 사람들을 데리고 훌륭한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을 데리고 탁월한 결과를 내도록 만드는 활동이다. 세상에 뛰어난 사람들은 항상 부족하기 때문이다”는 말이 있다. 이에 이 글은 극히 평범한 마케터도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관점에서 작성되었다.

Chapter 5. 업그레이드

“나매출 차장, 우리 차별화 포인트부터 다시 생각해보자고.”

“팀장님. 저는 이거면 충분할 것 같은데요. ‘청정지역 뉴질랜드 유기농 원료’요.”

지금 김아쉽 팀장의 자리에선 나매출 차장과 김아쉽 팀장의 회의가 한창이다. 승승장구하다 매출이 꺾여 회사 내 긴장감을 유발시킨 ‘유기농 꼬꼬마 주스’의 리뉴얼 오더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규 콘셉트를 잡는 작업부터 쉽지 않아 보였다.

“팀장님. 뉴질랜드 하면 청정지역이잖아요. 그리고 우리한테 원료를 공급하는 이 업체가 세계 10대 유기농 회사로 불린다구요. 그리고 재배되는 토양도 이 회사에서 3년의 연구 끝에 최적화된 토양비율을 개발했대요.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이 어디 있습니까?”

“나 차장, 무슨 얘기하는지는 알겠고, 충분히 강점은 될 수 있어. 자, 그럼 이렇게 얘기해 보자. 지금 1등 제품인 ‘착한 유기농 주스’가 제일 강조하는 게 뭐야?”

“국산 유기농 원료요. 기존 우리 회사가 쓰던 콘셉트를 가져갔죠.”(‘Chapter 3. 그래서 매출은 어떻게 할 거야’ 참조) / “좋아, 그러면 1등은 ‘원산지’로 차별화를 가져갔으면 우리는 ‘차별화’ 말 그대로 다른 포인트를 가져가는 게 어떨까?”

“팀장님, 1등이 가지고 있는 ‘원산지’보다 더 좋은 ‘원산지’라니까요. 이것만 잘 알리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요. 팀장님도 론칭하실 때 ‘국산’이라는 원산지를 강조하셨잖아요.”

“내가 론칭할 때는 원산지를 강조한 제품이 하나도 없었어. 그냥 ‘유기농’이라는 것과 ‘맛’에 주로 포커스를 했었지. 나 차장. 우리 현실적으로 잘 생각해 보자. 우리 올해 광고비 얼마나 쓸 수 있을 것 같아? 많아야 1억이야, ‘착한 유기농 주스’는 올해 TV에만 얼마 썼는지 알지? 20억이야. 다른 비용들까지 하면 못해도 25억은 될 걸? 자, 더 잘 알릴 수 있겠어?”

“팀장님, 물량 앞에는 장사 없다고 당연히 광고비 차이가 그 정도인데 더 잘 알리기가 힘들죠. 그래도 블로그랑 SNS만 잘 활용하면, 그리고 이 Fact를 아는 사람이 늘어나면 우리 매출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음. 나 차장 저번에 비 오는 날 나랑 출장 같이 갔지. 그때 와이퍼 소리 많이 난다고 하더니 갈았어?”

“아니요. 매번 간다고 하고 까먹네요. 요새 너무 정신이 없어서요. 아시잖아요. 리뉴얼에, 프로모션에, 진짜 하루하루가 편한 날이 없어요. 그래서 이번 주말에 마트 가서 사려구요.”

“그래서 뭐 살려구?” / “잘 모르겠어요. 그냥 가서 할인하거나 아니면 엘로우 불스 사려구요, 거기 요새 광고도 하더라구요.”

“나 차장, 와이퍼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고. 플랫와이퍼, 윙와이퍼, 하이브리드 와이퍼, 그것 뿐만인 줄 아나, NR, CR, NCR 등 와이퍼에 사용되는 고무들도 봐야 한다고 또 발수와이퍼도 있어. 원래 장착되어 나오는 순정도 무시 못 하지.” / “와. 팀장님 정말 많이 아시네요.”

“자 나 차장, 나 차장이 사느라 바빠서 신경을 잘 못 쓰는 와이퍼에도 이렇게 많은 종류와 특성들이 있다고, 우리 제품은 어떨까? 아기한테 주는 거니까 와이퍼보다는 관심을 더 기울이겠지만, 사느라 바쁜 대부분의 우리 소비자들은 모든 제품이 자기 제품이 좋다고 얘기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대기업 또는 1등 제품을 고르는 거지. 일단 신뢰할 수 있으니까 그러면 자신들의 시간과 비교에 들이는 노력을 절감할 수 있으니까. 가장 좋은 상황은 지금 우리 시장처럼 대기업이 1등하는 상황이고. 자, 그러면 나 차장처럼 바쁜 소비자들이 원산지가 다른 두 제품을 보고 어떤 선택을 할지는 뻔하지 않아? 굳이 우리 제품을 탐색할 필요 없이 약간 비싸더라도 대기업의 1등 제품을 선택하지 않을까?”

“음… 저는 여전히 파워블로거랑 SNS를 잘 활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말씀하는 팀장님은 아이디어 있으세요?”

“나 차장, 전에 나 차장이 나한테 얘기한 거 기억나? 왜, 와이프 팩 사가야 한다고 화장품 가게 갔을 때 과일 모양 패키지 보고 우리도 이런 거 만들면 좋겠다고 했잖아. 그거 지금 해보자. 단가는 당연히 올라가겠지만 해볼 만한 가치는 있을 거야. 원료는 나 차장이 추천한 원료가 괜찮은 듯하니 밀어붙이고. 생산 효율성 때문에 SCM팀에서 싫어할 거 같고, 사장님이 컨펌해줄진 모르겠지만, 어때?”

“와, 팀장님 그거 기억하고 계셨어요? 사실 리뉴얼한다고 했을 때 생각은 했었는데, 생산도 쉽지 않고 단가도 많이 높을 거 같아 초반에 포기해서 저도 까먹고 있었거든요. 팀장님이 도와주시면야 저야 한 번 해볼랍니다.”

생각보다 쉽게 의기투합한 그들을 보며 쉬운 길을 놔두고 가시밭길을 스스로 걷고자 하는 김아쉽 팀장이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이 자신의 팀장이라는 것이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 조직 측면 

“교육 없는 천재는 광산 속의 은이나 마찬가지다.” -벤자민 프랭클린-

김아쉽 팀장처럼 명확한 가이드를 주어 직원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상사만 있다면 회사에 교육은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상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그렇기에 적합한 직무 교육은 꼭 필요하며 이는 당신 회사의 직원들을 금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이번 얘기는 비단 마케팅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며 모든 직군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마케팅 외의 직군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관계로 여기서는 마케팅 교육에 관련된 이야기만 하겠다.

 

1. 이론 교육은 절대 피하라

학교 다닐 때 공부가 좋았던 사람이 몇이나 있는가? 상사도, 집안일도 신경 쓰지 않았던 때도 하지 않던 공부를, 일에 치이고 상사에 치이고 집안일에 치이는 사람에게 하라는 게 말이 되는가? 그리고 이들은 필드에서 단련된 이들이다. 이론 교육을 생각했다면 절대 피하라.

2. 유명 강사는 ‘반쯤’ 선택하라

마케팅‧컨설팅 등 해당 필드에서 잘 알려진 사람들이 있다. 처음 한두 번의 강의는 신선할지 모르나 점차 본인이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몇몇 사람들에 의해 ‘너희들 문제 모두 다 해결해주마’라는 식의 진행이 된다. 결과적으로 교육이 잘 진행될 리가 없다(모두 그렇지는 않기에 반쯤 선택하라고 언급한다).

3. 케이스를 공유하라 

직원들끼리 하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 이에 전문가가 케이스를 준비해 공유하고 핵심을 짚어주는 선이라면 베스트다. 쉽게 접하기 힘든 해외 사례라면 더욱 좋다. 해당 사례에 대해 공유하고 가볍게 얘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담당들의 수준은 자연스럽게 올라가며 자신의 카테고리에 적용해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개념에 대한 설명보다는 이런 사례에 대한 이해로 개선된 업무 능력을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 그리고 마케팅 임원과 사장들은 꼭 같이 수업에 참여하길 바란다. 직원들은 더 나은 시각으로 업무를 바라보게 되었는데 위에서 그 시각으로 봐주지 않는다면 교육은 아무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 마케팅 측면 

“전문가가 되어라. 그러나 비전문가의 관점으로 봐라.”

한 제품을 몇 개월 이상에 걸쳐 개발하거나 1년 넘게 관리하다 보면 자연히 그 제품에 대해서는 일반 소비자들보다 더 깊게 더 많이 알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마케터들이 걸리는 병이 있다. 바로 ‘전문가병’이다. 너무 많이 알다 보니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꾸 일반 소비자들에게 전문가 수준은 돼야지 알 수 있는 이야기를 한다. 결국, 자연스레 설명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 수준까지 소비자를 끌고 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 차장의 일상생활과 같이 소비자들은 본인의 관심 분야가 아니면 깊게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먹고 살기도 바쁘기 때문이다. 즉, 여기 글에서 뉴질랜드의 원료가 국산 유기농 원료보다 품질이 좋다고 가정하더라도 바쁜 소비자는 그 사실을 굳이 시간을 들여가면서 들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전문가 입장에서 봤을 때는 ‘Fact’일지라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들으나 마나한 ‘정보’ 중의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의 지식을 가지되 비전문가들이 ‘쓱’ 봤을 때 ‘탁’ 하고 알 수 있도록 ‘직관’적이고도 ‘단순’한 포인트를 찾아내는 게 핵심이다.

‘단순, 직관’ 이 두 가지 포인트로 소비자들에게 얘기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예외 – 1) 사용할 수 있는 광고비가 많고 2) 전문가의 관점으로 접근했을 때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고 3)그 시장이 회사 입장에서 봤을 때 충분한 규모가 된다고 판단될 때는 전문가의 관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가져가 많은 광고비로 알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