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발화 논란에 휘말린 삼성전자의 미래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빠른 리콜과 사후대책을 통해 나름의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산적한 난제들은 쉽게 해결할 수 없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IM부문이 국면전환을 위해 충격요법을 사용하는 초강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잿빛의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7조원 중반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평균적으로 7조60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발화 논란이 벌어지기전 전망치인 8조1000억 원대와 비교해 약 5% 떨어진 수치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30조 원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IM부문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4조3200억 원을 기록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3분기에는 2조원 중반으로 사실상 반토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견의 차이는 있지만 최대 1조 원에 달하는 리콜 손실규모와 갤럭시를 떠나는 고객에 따른 피해가 원인이다.

일단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판매재개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갤럭시노트7 일반판매를 기존 28일이 아닌, 10월 1일부터 실시하며 세밀한 로드맵을 다듬는 한편 리콜을 전격적으로 실시해 악몽을 지우겠다는 뜻이다. 현재 갤럭시노트7의 국내 제품 교환은 지난 19일부터 시작됐으며, 24일까지 전체의 50% 수준인 약 20만명의 소비자가 리콜을 진행한 상태다. 나름 순조로운 리콜이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 16일 단 하루 만에, 미국에서 이틀 만에 리콜 비율이 50%를 넘은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느린 실적이다. 국내 약 20만명의 소비자가 아직까지 교환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28일 일반 판매가 다시 시작될 경우 리콜율이 급속하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이유로 삼성전자는 리콜을 빠르게, 판매재개는 안정적인 틀 안에서 갤럭시노트7 경쟁력을 가다듬고 있다. ATL 배터리를 기점으로 갤럭시노트7의 방향성을 충실하게 확보하고 실추된 브랜드 가치를 되살리는 일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통신사와 협력해 실제적인 보상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나아가 10월 판매재개 국면에서 살아난 갤럭시노트7의 존재감을 더욱 키워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당연히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더욱 극적으로 살릴 필요가 있다. 갤럭시노트7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6.0.1 (마시멜로우)다. 크기와 무게는 153.5 x 73.9 x 7.9mm, 169g이며 모바일AP는 옥타코어 (2.3GHz Quad + 1.6GHz Quad), 64 bit, 14나노다. 메모리는 4GB RAM이며 64GB 내장메모리를 지원하는 단독 모델이다. 5.7인치 쿼드 HD 듀얼 엣지 슈퍼 아몰레드,2560 x 1440 (518ppi) 디스플레이며 카메라는 후면 듀얼 픽셀 1200만화소 OIS (F1.7), 전면은 500만화소(F1.7)다. 스펙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기에 결국 프리미엄의 기본적 가치에 승부를 걸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7과 LG전자 V20 등 경쟁자들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아이폰7의 경우 1차 물량으로 준비된 아이폰7 플러스가 모두 소진됐으며 아이폰7 사전예약이 지난 모델보다 4배 가량 늘었다는 말도 나온다.1차 물량으로 준비된 아이폰7 플러스가 모두 소진됐으며 아이폰7 사전예약이 지난 모델보다 4배 가량 늘었다는 말도 나온다. 갤럭시노트7에 비견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강점을 가졌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더욱 정교하게 대응방법을 짜야 한다. 유럽시장에 갤럭시노트7을 출시하는 한편 애초 계획에 없었던 맞승부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V20도 신경써야 한다. 89만9000원 출고가가 확정된 V20은 스마트폰에서는 최초로 쿼드 DAC(Quad Digital to Analog Converter,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을 탑재했으며 모바일 AP는 스냅드래곤 820, 배터리 용량은 3200mAh다. 퀄컴 퀵차지 3.0이 지원되고 지문인식 기능을 갖췄으며 4GB LPDDR4 RAM, 64GB UFS ROM으로 꾸려졌다. 마이크로 SD카드 슬롯도 지원한다. 멀티미디어에 방점을 찍은 V20은 갤럭시노트7에서 이탈한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차선책이다. 삼성전자의 대응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 출처=애플

그래도 메모리 반도체
IM부문에서는 일정정도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에서 일정정도의 반등을 노려볼 수 있다. 당장 삼성전자가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D램 시장의 호조가 눈에 들어온다.

일단 D램 시장 자체가 살아나는 분위기가 고무적이다. 수요는 늘어나고 있으나 공급업체의 보수적인 투자전략으로 공급이 적절하게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 새롭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모바일 D램의 경우 2017년 스마트폰 92%, PC가 8%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2017년 중국업체들의 모바일 D램 수요량은 총 9억8957만GB를 기록,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버 D램도 2017년 수요 기준 20GB로 성장한다고 밝혔다.

그런 이유로 삼성전자 반도체 역량은 일정부분 IM부문의 타격을 채워줄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를 시작으로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도 서서히 성과를 내기 시작한 현상은, 삼성전자 3분기 실적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20나노 D램을 주력으로 삼은 상태에서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D램 시장은 공급과 수요가 적절하게 맞아 떨어지며 가격 자체가 2달 연속 오르는 등 시장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낸드플래시에 집중되는 최근의 상황도 D램에 있어 고무적이며 PC용 D램 시장도 살아나는 것도 긍정적이다.

▲ 출처=삼성전자

이재용 역할론
삼성전자의 최근 분위기는, 갤럭시노트7 여파로 IM분야의 동력이 크게 꺾인 상황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경쟁력이 뒤를 받치는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

갤럭시 신화가 주춤하는 사이 반도체 및 부품회사들의 반등이 돋보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는 점은 결국 삼성전자의 역량을 이해되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론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사내 등기이사직을 수락한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10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면 당일부터 등기이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에 대해 “급변하는 IT산업환경 속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등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 지고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 일원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해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추천을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7 논란에 휘말린 삼성전자의 진짜 구원투수로 이재용 부회장이 급부상한 배경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15일 인도방문이 설명된다. 이 부회장은 모디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삼성은 인도의 'Make in India', 'Digital India'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인도정부와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인도를 전략거점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영과 공격적 존재감 어필적 측면에서 의미있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는 번갈아 다가오는 위기를 적절하게 넘기며 '다음'을 기약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다각적인 방법론이 숨어있으며, 이는 곧 위기 후 비전에 대한 준비를 의미한다.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