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픽사베이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인 이우하 씨(28)는 강사로 일하는 음악학원 인근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자취를 하는 많은 이들이 그렇듯 우하 씨도 번거롭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끼니를 밖에서 해결하곤 했다. 그러기를 1년, 맛집을 찾아 이리 저리 다니며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것을 좋아하던 우하 씨도 이제는 사 먹는 음식이 지겨워졌다. 그래서 끼니를 거르는 일이 점점 잦아지고 있던 어느 날, 우하 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한 요리 SNS 페이지의 요리 동영상들을 접하게 됐고 요즘은 집에서 요리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가끔은 여자친구를 집으로 초대해 요리를 맛보여주면서 ‘점수’까지 따기 시작했다.  

지난해 먹방, 쿡방 인기의 연장선으로 식재료를 구입해 요리를 직접 만드는 ‘홈쿡(Home Cook)족’ 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TV 요리 프로그램 본 방송을 챙겨보기 힘든 직장인 홈쿡족들 사이에서 스마트폰만 열면 다양한 레시피와 팁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SNS 페이지와 어플들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옥션이 최근 3년간 쌀·과일·농축수산물 등 신선식품 식재료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쌀, 소포장 김치의 매출은 각각 전년대비 40%, 43% 증가했으며 샐러드용 소포장 채소는 17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몰에서는 냉동채소와 구이용 생선 등 식재료 매출이 각각 20%, 69%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식재료를 구매해 요리를 만들고, 즐기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반증한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주목받고 있는 요리 어플/SNS 페이지로는 이밥차·만개의레시피·해먹남녀 등이 있다.

2003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이밥차(2000원으로 차리는 밥상)는 요리를 즐기는 많은 이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콘텐츠다. 간편 요리의 레시피부터 시판되는 가공식품들의 생생한 리뷰들이 실려 있다. 월간 잡지·홈페이지·스마트폰 어플·페이스북 페이지 등으로 서비스되며, 특히 페이스북 페이지의 경우 각 메뉴에 대한 카드뉴스 형식의 레시피 제안과 요리 동영상, 그리고 네티즌들이 공개하는 자신만의 요리 비법, 식품에 대한 상식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다. 간단한 음료에서부터 두고두고 먹는 반찬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양의 요리 콘텐츠가 제공된다. 

▲ 이밥차, 만개의레시피, 해먹남녀 어플.

‘만개의레시피’는 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 페이지·홈페이지, 그리고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제공되는 레시피 콘텐츠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만 가지’에 육박하는 수많은 요리법들과 식품 후기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만개의 레시피는 CJ제일제당-오뚜기-샘표-풀무원-대상 등 국내 200여개 식품업체들과의 제휴로 각 사 제품의 맛을 가장 잘 살린 요리법을 소개하는 ‘브랜드 쉐프 입점 서비스’를 통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먹남녀’는 요리를 이제 막 시작한 초보들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다.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됐으며 페이스북 페이지·홈페이지, 그리고 어플을 통해 다양한 요리 정보들을 제공한다. 특히, 어플의 경우 2015년 구글이 선정한 최고의 앱, 애플 앱스토어 음식 및 요리 카테고리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요리 초보들을 위한 콘텐츠답게 ‘쉽고 빠른’ 요리법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누구든지 요리 동영상을 보면서 그대로 따라할 수 있도록 재료 손질법도 가능한 쉽게, 계량도 알아보기 쉽게 설명해준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요리 프로그램을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닌 직접 요리를 만들어보고, 맛보고 SNS에 ‘인증’으로 공유하는 홈쿡족들이 최근 식품 소비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외식·식품업계도 소비자들의 요리 체험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식품과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추세는 한동안 이어지며 시대를 대변하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