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Barbecue 용어중에 “Stall"이라는 말이 있다. 그대로 번역하면 ‘마구간’이나 ‘외양간’을 의미하지만 갑자기 엔진이 정지하거나 항공기 등이 실속(失速)으로 속도를 잃고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이것은 리얼바비큐가 거의 그렇지만 쇠고기 양지나 돼지 어깨살 또는 엉덩이살 같이 큰 덩어리로 노출(Naked or Uncovered))시켜 바비큐하는 과정에서 온도가 오르지 않고 심지어는 온도가 떨어지기까지 하는 현상을 이야기 할 때 쓰이는 말이다.

이유는 수분 증발로 인한 냉각으로 돼지 어깨살 같은 경우, 약 65%는 물이고 18%는 단백질, 15%는 지방, 2%의 당분과 미네랄을 가지고 있다. 그중 단백질의 1/4인 4% 정도는 콜라겐이다.

요리를 시작하고 두어 시간 정도가 지나면 “Stall"현상이 나타나는데 고기 내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냉각되고 그 것으로 인해 온도가 상승하지 않고 심지어 떨어지기까지 하는 특이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리얼바비큐는 기존의 일반적인 바비큐보다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이어지는 작업이고 기본 원리가 그릴 하단 통풍 조절구(Intake Vent)를 통해 들어 온 공기가 열원을 활성화시키고 상단 통풍 조절구(Exhaust Vent)를 통해 일부 빠져나가는 드래프트(Draft)과정을 겪지만 대부분의 열은 차가운 고기에 흡수되고 이것이 가열되면서 전체 덩어리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그 중 일부는 고기분자의 화학적, 물리적 구조 변화에 사용되고 일부는 지방과 콜라겐을 녹여내는데 이용된다.

대체적으로 온도가 70℃ 근처에서 이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짧게는 한 시간에서 길게는 세 시간 이상 갖혀 있어야 하는데 그릴을 믿고 낮잠을 자거나 다른 작업에 몰두하다가 제 시간에 파티를 시작하지 못한다면 바비큐어에게 이보다 더 한 낭패는 없을 것이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수분의 양이 줄어들면서 그릴은 정상을 회복한다.

이렇게 바비큐는 철저하게 자연스러운 음식이다. 이 과정에서도 온도의 상승은 없었지만 지방은 녹아나고 콜라겐도 분해되면서 연기는 소리 없이 스며들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급한 마음에 탄을 정상 이상으로 추가 투입한다거나 상, 하단 통풍조절구를 최대한 열어 그릴내부의 온도를 급격히 상승시켰다면 아마도 환상적인 풍미와 육즙이 가득하면서 부드러운 결과를 얻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열과 수분을 그대로 그릴속에 가두어 시간을 보냈다면 탄은 꺼졌을 것이고 역시 또한 놀라운 결과를 얻는 것은 포기해야 했을 것이다.

리얼바비큐는 대략 150만년전 호모에렉투스라는 인류가 자연발화에 의해 타 죽은 동식물의 사체를 뜯어 먹음으로써 시작된 최초의 화식을 현재 최소한으로 문명화 된 그릴에서 재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바비큐 하는 사람을 세프라고 부르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핏마스터(Pit Master)나 바비큐 마스터(Barbecue Master)라고 부르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바비큐어(Barbecuer)나 오랜 시간을 통해 실력이 검증되면 여타 프로선수 등록과정과 유사한 형태로 대한아웃도어바비큐협회의 소정의 과정을 거쳐 프로바비큐어의 자격을 획득하고 등록하면 프로바비큐어(Professional Bsrbecuer)라고 불리며 프로바비큐 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

이렇듯 리얼바비큐는 이미 오래전부터 스포츠로 발전했고 지금도 자칭 바비큐의 나라라고 하는 미국에서도 아주 빠른 속도로 뜨겁게 성장하는 스포츠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세상은 항상 새로움을 갈구한다.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직업,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면서 지속적으로 성장, 전진하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그리 쉽지 않은 것이 요즘의 현실인 듯 하다.

이쯤에서 중요한 하나의 사실이 있다.

바비큐로 말하면 그릴안의 불이고, 자동차로 이야기 하면 엔진쯤 되겠지만 꺼지거나 멈춰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바비큐의 “Stall"이나 자동차의 ”Knocking"은 언제든지, 아니면 항상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불을 꺼지게 한다거나 엔진의 동작을 멈춘다면 절대로 원하는 결과에 다가 설 수 없다.

오늘도 "Stall"을 경험하면서 온 신경은 포기할 수 없는 그릴을 향한다.

- Barbecue Performer 'SHA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