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전세값이 많이 상승하고 전세매물이 없었던 40대 후반 직장인 최병철(가명) 씨는 강서구 소재 다세대주택의 반전세로 돌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경기도 양평 부지에 소형 전원주택을 지었다. 주말이면 이곳에서 가족과 바비큐 파티를 하는 등 여가시간을 보내고 주중에는 다시 서울로 돌아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도심 속 편리한 생활을 즐기다가도 근교의 소형 전원주택을 가진 3040세대들이 늘고 있다. 여유돈이 있어서 전원주택에 눈돌리는 것은 아니고 큰 규모의 별장은 더더욱 아니다. 비싸고 답답한 도심 속 주택보다는 힐링과 노후대비겸 '실속형'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40대 주부 정선희(가명)씨는 남편과 함께 주말이면 여주시 강천면 일대 세컨드 하우스를 찾는다. “올해 초 전세계약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이 1억 2000만원을 올려달라고 하더라고요. 예전부터 작은 전원주택을 갖고 싶었는데 그 돈으로 살고 싶은 곳에 집을 지어보자고 남편과 합의했죠.”

정 씨의 소형 전원주택은 연면적 20평 규모에 매매가는 1억 8000만원이다. 1층은 거실, 현관, 주방, 화장실, 안방이 있고 2층에는 계단실 화장실, 다락방으로 구성된다. 햇볕이 잘드는 남서향인데다 외부 단열로 추울 걱정 없고 생김새는 유럽풍의 소형집이어서 힐링하기 최적의 장소다. 부동산의 가치보단 노후에 살 집을 미리 마련하고 동시에 자기만족을 위한 선택이었다.

이왕이면 '가성비'…작게 짓는다

지어진 주택을 분양·매매해도 되지만 나만의 공간을 설계하고 원하는 디자인을 꾸며갈 수 있다는게 전원주택의 큰 장점이기도 하다. 때문에 직접 부지를 매입해 유니크한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경기도 용인과 동두천 방면 수십채를 지은 전원주택 시공업체들에 따르면 건축비는 3.3㎡당 400만원선으로 단가가 형성되어 있다. 건축주의 취향과 요구에 따라 건축비가 달라지지만 어느정도 예산측정에 도움이 된다. 물론 옵션이나 목조, 콘크리트 구조의 방식에 따라서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최근에 지어지고 있는 전원주택은 ‘실속’을 앞세운 것이 특징이라는 게 전원주택 업계의 전언이다. 규모는 줄이고 건축비는 아껴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전원주택이 인기다. 또 마감재를 이용해 이중 단열 등에 힘써 관리비는 줄이고 공간활용도를 높여 실용성을 최대한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각박한 도심생활에서 벗어나 생활에 여유를 주고 전셋값 상승에 지친 실수요자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주택유형이 된다. 더욱이 은퇴시기가 앞당겨지고 수명이 길어지는 가운데 3040세대들은 나만의 전원주택을 미리 구상하고 있다.

교통망이 좋거나 도시에서 가깝거나

이들은 도심의 편리성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전원주택의 교집합을 찾는다. 내집마련은 전원주택으로 했지만 외부와 차단된 자연생활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가까운 웰빙생활을 노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열차 노선 개통을 앞두고 있으면서 도심보다 녹지가 풍부해 전원생활이 가능한 곳이 인기를 얻는다. 도로사정도 마찬가지다. 도시와 연결되는 접점에 전원주택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실제 경기 화성 봉담나들목에서 경기 광명까지 연결하는 수원-광명고속도가 지난 4월 29일 개통하자 일대 집값 상승폭이 컸다. 광명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4월부터 8월 사이 3.3㎡당 1336만원에서 1368만원으로 2.4%으로 오르기도 했다.

도시와의 접근성은 전원주택 역시 가치상승 요인이 된다. 개통에 따른 편의향상으로 주거 만족도가 높아지고 부동산 환금성도 향상되기 때문이다.

한 전원주택업계 관계자는 “외부와 단절된 녹지에 있는 전원주택보다 친환경적이면서 도시의 편리성을 갖춘 단독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도로교통이 좋고 학교와 도서관, 종합복지관, 문화센터, 병원, 마트, 관공서 등 생활 편의시설 이용에 불편함이 없는 입지에 있는 전원주택의 수요가 높아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