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치킨브랜드인 비비큐는 지난 20년 동안 시대 흐름을 반영해 여러 번 브랜드를 리뉴얼하고 변신했다. 하지만 최근만큼 획기적인 적은 없었다. 비비큐는 지난해 말 ‘비비큐 올리브카페’를 선보였다. 새로 리뉴얼된 ‘비비큐 올리브카페’는 비비큐 치킨의 핵심 가치인 최고 등급의 올리브 오일을 강조하면서 전체적인 매장 분위기를 올리브 원산지인 지중해풍의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일각에서는 ‘아름답다’는 찬사까지 듣는 ‘비비큐 올리브카페’의 인테리어는 경리단길, 경의선숲길, 서촌, 부암동, 익선동 등 요즘 뜨는 골목길 상권의 핫한 카페를 연상시키며 중산층 창업자들의 고급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2005년에 문을 연 비비큐 용인 수지구 성복점의 경우 기존 비비큐를 ‘비비큐 올리브카페’로 리뉴얼한 후 4000만원대이던 매출이 6000만원대로 뛰었다. 커피를 강화해 기름 냄새 대신 향긋한 커피향이 매장에 가득하다. 이전에는 배달 매출이 주를 이뤘는데 지금은 매장 내점 매출이 껑충 뛰었다.

비비큐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이성’ 못지않게 ‘감성’을 중시하면서, ‘디자인 파워’는 소자본 창업 성공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대표 치킨 브랜드인 ‘교촌’ 역시 최근에 오픈하는 매장들은 고급 카페를 무색케 한다. 소평 평수들도 깔끔한 인테리어로 고객들이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에서 치맥을 즐길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디자인이 좋다고 무조건 장사가 잘되는 건 아니다. 아무리 좋은 디자인이라도 브랜드 콘셉트와 어긋난다면 고객에게 강렬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없다. 비비큐 올리브카페의 경우 편안한 느낌을 주는 파란색에 지중해풍 인테리어의 빈티지함과 고급스러움, 여기에 깨끗하고 건강한 올리브오일의 신선함을 표현하는 화이트칼라를 잘 조화시켜 프리미엄 올리브오일의 가치를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촌의 경우 튀지 않는 정겹고 편안한 브랜드 이미지를 디자인에 잘 나타내고 있다.

반찬 전문 프랜차이즈인 ‘오레시피’는 30년 역사의 국내 최대 반찬 전문 제조기업이 모회사다. 하지만 기업의 역사와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사업 초기만 해도 소비자나 창업자들의 관심을 별로 끌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화이트톤의 고급스러운 카페풍 인테리어로 디자인을 리뉴얼한 후 점포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이미지에 소비자와 창업자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디자인 파워가 강력한 힘이 됐던 것이다.

비비큐 올리브카페 내부 모습

16년 역사를 가진 분식프랜차이즈인 (주)얌샘은 지난해 분식브랜드인 얌샘을 프리미엄 분식 레스토랑인 ‘얌샘김밥’으로 리뉴얼했다. 오랜 기간 축적된 가맹본부의 맛과 품질에 대한 노하우에 디자인 파워가 더해지면서 창업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오래되고 낡은 이미지를 가진 기존 김밥전문점들의 경우 ‘얌샘김밥’으로 업종 전환한 후 매출이 크게 오르고 있다.

프리미엄 김밥인 ‘바르다김선생’의 성공비결에서도 디자인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 올바른김밥이라는 이미지를 단아하고 심플한 인테리어로 잘 풀어낸 것이 중요한 성공 비결 중 하나이다.

국내산 현미햅쌀 파우더를 사용해 인기를 모으는 ‘바른치킨’ 역시 제품력에 디자인 파워가 더해져 성공을 거두고 있는 케이스다. 매장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에서 ‘깨끗한 기름’을 강조하는 브랜드 철학을 잘 드러내고 건강을 따지는 깐깐한 로하스족들에게 어필하는 인테리어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무‧문구 프랜차이즈인 ‘오피스넥스’는 가맹점 매출이 동종업계 1등인 브랜드이다. 가맹점 수가 많지 않지만 20년 동안 안정된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는 디자인에 대한 투자이다. 오피스넥스는 제품 브로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기업 간 거래를 주로 하는데 기업들의 구매에서는 제품 브로셔가 중요하다. 또 전체적으로 세련된 디자인의 통일성은 기업 고객에게 ‘신뢰’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주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액세서리 프랜차이즈 1위 브랜드인 못된고양이는 중저가임에도 화이트와 핑크가 깨끗하게 어우러진 인테리어, 보석처럼 반짝이는 조명이 ‘싸지만 결코 싸지 않은 품질’의 자신감을 잘 드러내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상품이 가진 장점을 설명하는 데는 많은 말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디자인은 우뇌에 즉각 작용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성공하고 싶다면 디자인을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