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삼성뉴스룸

IFA 2016이 독일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개최됐다. 주로 글로벌 IT 기업들의 화려한 신제품이 제일 큰 관심을 받았지만,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한국의 스타트업 제품들도 전시장에 자리를 잡아 눈길을 끈다. 다섯 개의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 크리에이티브랩(C랩) 출신 기업들이 IFA에 참가해 제품을 전시했다.

이번 IFA에 참여한 국내 스타트업 중 하나는 단 4시간 만에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목표 모금액 5만 달러를 달성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바로 ‘이놈들연구소’. 지난 1월 CES에서는 ‘팁톡’이란 이름으로 나왔는데 상표 등록 문제로 ‘시그널’로 이름을 바꿨다.

▲ 출처=이놈들연구소

이놈들 연구소는 스마트한 시계줄 ‘시그널(sgnl)’을 개발했다. 모두가 시계에 집중할 때 이놈들연구소만큼은 ‘시곗줄’에 집중했다. 시그널을 손목에 차면 전화를 받을 수 있는데 그 방법은 손가락을 귀에 대는 것이다. 음성신호가 손가락 등의 신체 부위를 통해 전달되는 방식이다. 제품에 장착된 체전도 유닛(Body Conduction Unit)을 통해 음성신호가 진동으로 변하고 이 진동은 다시 손끝을 타고 올라가 소리를 만들어낸다. 

일반 시계의 줄만 시그널로 바꾸면 스마트 워치로 변신한다. 시계 알 없이 스마트 밴드만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또한 스마트 알람이나 건강 측정 기능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인체를 매질로 소리를 전달하기 때문에 주변에 소리가 새 나갈 걱정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미팅룸이나 조용한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주위사람들에게 통화 내용이 노출되지 않아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

독일 현지에서 직접 시그널을 체험해 본 관람객들의 반응이 꽤 좋았다는 후문이다. 시그널은 지난 5월에는 중국 투자사 창업방, DT캐피털과 시드 투자 협상을 마무리 한 바 있다.

입체영상 솔루션을 만든 ‘모픽(MOPIC)’도 있다. 모픽은 안경 없이도 3D 입체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케이스와 일체형 모니터를 개발했다.

▲ 출처=모픽

모픽의 디바이스는 어느 각도에서 봐도 초점이 자동으로 맞춰진다. 이를 위해 전면카메라를 통해 초당 30번씩 사용자가 어디서 시청하고 있는지 측정한다. 두 명 이상이 시청하면 초점을 맞출 수 없어서 1인용에 특화된 제품이다. 모픽의 입체영상 솔루션은 안드로이드 모델 외에 윈도우, iOS 기반 기기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모픽은 일반 4~6인치 케이스와 같은 유통 채널로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모니터 커버는 이미 국내 유명 놀이동산과 테마파크, B2B용 광고판 등에 시연, 설치되는 등 영업적으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다른 기업은 ‘웰트(Welt)’다. 'Wellness Belt'의 줄임말로 각종 건강관리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밸트다.

▲ 출처=웰트

또한 만보계 기능이 있어 걸음 수를 파악할 수 있으며 허리띠 구멍을 바꾸거나 푸는 것까지 세세히 기록하며 관리한다. 수신된 정보를 통해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평가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목표다. 만약 사용자의 허리둘레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판단되면 어플 화면이 빨간색으로 변하며 경고를 보낸다. 웰트는 겉으로 보기엔 일반 벨트와 차이가 없지만, 허리에 착용하는 순간부터 허리둘레를 기록해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전송한다. 착용할 때마다 허리둘레의 변화를 계속해서 기록하고 사람의 움직임과 패턴을 통해 앉은 시간을 파악한다. 

웰트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5일 목표 금액 3만 달러의 70%(27127달러)를 달성했다. 현재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 종료일은 30일가량 남았다. 캐쥬얼·클래식·프리미엄·킥스타터 리미티드로 총 4가지 종류로 출시됐으며 판매가격은 슈퍼얼리버드 기준 69달러(약 7만7000원)부터 시작한다.

C랩 출신 스타트업 ‘미스터VR’ 제품도 이번 IFA에서 만날 수 있다. 가상현실을 보다 생생히 즐길 수 있는 헤드셋 ‘엔트림4D(Entrim4D)’를 개발했다. 엔트림4D는 지난 3월 글로벌 산업 박람회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 West)에 참여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 출처=미스터VR

헤드셋을 착용하면 귓속 전정기관을 자극해 실제로 몸이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미스터VR 관계자는 VR기기의 단점으로 꼽히는 어지럼증도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인다. 엔트림4D는 놀이기구 탑승 시뮬레이션, 우주비행사 밸런스 훈련 등에 적용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스케치온’은 피부에 그림이나 글씨를 새길 수 있는 신개념 프린터 ‘프링커(Prinker)’를 선보였다. 프링커 전용 앱에서 디자인을 골라 입력하면 이 정보가 프링커로 전달되고 피부에 가져다 대면 잉크가 분사되면서 피부에 입혀진다.
 

▲ 출처=스케치온

프링커의 원료는 인체에 해가 없는 화장품 제조 물질이다. 지속시간은 하루 정도이며, 지우고 싶을 땐 물과 비누로 쉽게 씻어낼 수 있다. 이종인 스케치온 대표는 “프링커라면 평소 문신 하는 걸 주저했던 사람도 거부감 없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링커는 단순히 사용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용도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놀이공원·워터파크·클럽 등에서 입장권 대신 쓸 수도 있고, 아이나 치매 노인 등의 실종 예방을 위해 신상정보를 기재 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프링커는 오는 11월 출시 예정이다.

▲ 출처=스케치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