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유튜브

앳된 소녀들이 스마트폰을 바쁘게 휘졌는다. 목에는 양띵 마스코트가 그려진 팻말 목걸이가 걸려있다. 빽빽한 사람들 사이로 가까스로 잠뜰을 촬영하다 양띵을 보고 함성을 지른다. "와 양띵이다. 엄마 양띵 봐" 아이들 손을 잡고 온 엄마들도 덩달아 바쁘다. 양띵과 단독 사진 촬영에 성공한 아들의 손을 이끌며 엄마가 말한다. "이제 학원 안 빼먹고 잘 갈 거지?". 양띵과 잠뜰은 국내 유명 유튜브 게임 크리에이터다. 그들의 부스는 시종일관 시끄러웠다.

유튜브가 2일 오후 3시 30분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과 팬들이 만나는 오프라인 축제 제 3회 ‘유튜브 팬페스트 코리아 2016’를 개최했다. DDP에 들어서자마자 빨간색 유튜브 로고가 팬들을 반겼다. 유튜브의 상징인 빨강·하양 풍선들이 넘실대는 사이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저마다 부스를 차렸했다. 단연 돋보이는 건 엄마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들과, 교복을 입고 몰려온 중·고생들이었다.

▲ 유튜브 크리에이터들. 출처=유튜브

유튜브 펜페스트 코리아 2016은 인기 유튜브 스타들의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메인 쇼와 크리에이터와 팬이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페스티벌 부스’를 비롯해 대도서관, 도티, 씬님, JuNCurryAhn 등 인기 크리에이터 4인의 팬미팅 행사로 꾸며졌다. 유튜브 내 100만 구독자 이상을 확보한 크리에이터를 시상하는 ‘골드 플레이 버튼 수여식’도 열렸다.

화면 밖으로 나온 크리에이터들에 팬들은 환호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 플랫폼을 비롯해 각종 SNS를 통해 활발하게 팬들과 소통한다는 특징도 있다. 이런 이들이 랜선을 넘어 밖으로 나온 것이다. 이번 유튜브 행사는 온라인에서 접촉하던 크리에이터들과 팬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6년 6월 기준 100만 구독자를 돌파한 유튜브 채널은 460개 이상이며 해외 시청 시간은 약 300% 증가한 바 있다.

▲ 출처=Double Trouble En Corea

입구 쪽에 부스를 차린 '더블 트러블 엔 코리아'(Double Trouble en Corea)는 멕시코에서 온 두 명의 자매 다이애나와 지젤라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한국 문화 체험기, 멕시코 음식 소개 등의 콘텐츠로 11만 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3년 넘게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해온 이들은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가 뭐냐는 질문에 "음식 콘텐츠"를 꼽았다. 한국 친구에게 멕시코 간식을 시식하게 하고 평가하게 했던 콘텐츠가 특히 인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유튜브를 하는 첫 번째 이유를 "그냥 재미있어서"("Just for fun")라고 말했다. 또한 팬들과 '소통'할 수 있고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멕시코에서 한국에 방문하는 이들이 자신들에게 직접 연락하고 한국에 오면 만남을 가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다양한 모임도 주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드론이나 360도 영상 등을 활용해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 출처=유튜브

반짝이는 메이크업과 붉은 헤어로 포인트를 준 뷰티 크리에이터 윤쨔미(윤정현)는 오늘도 스스로 화장을 하고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60만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를 보유한 윤쨔미는 최근 뷰티 브랜드 ‘어퓨’와 협업해 ‘윤쨔미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는 저렴한 가격의 4 가지 색 컨실러가 가장 많이 팔렸다고 호탕하게 말했다.

윤쨔미라는 이름은 윤과 영어로 '매력적인'이라는 뜻의 차밍(charming)이 합쳐져 탄생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 중 최대 경쟁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경쟁자는 제 자신이에요. 저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 스스로를 경계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라고 밝혔다. 자신이 뭔가를 시작하면 오히려 다른 이들이 따라 한다는 그는 뷰티 콘텐츠들은 물론이고 진솔한 모습이 담긴 롤러코스터를 타는 콘텐츠 등이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윤쨔미는 유튜브가 좋은 이유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서"라고 말했다. 그는 100만 구독자 이상을 확보한 크리에이터들에게 주어지는 ‘골드 플레이 버튼'이 너무 예쁘다며 1년 내 목표로 "100만 구독자 갔으면 좋겠어요"라고 외쳤다. 윤쨔미는 앞으로 유튜브에서 일상생활의 단면을 보여주는 서브 채널을 새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말하는 걸 너무 좋아해 지상파에 빨리 진출해 더 많은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설명했다.

▲ 출처=유튜브

그는 이번 유튜브 펜페스트 코리아에 대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행사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한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하는 게 의미 있고, 이런 자리에 되도록 많이 참석하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앞으로 목표에 대해 "환갑잔치를 유튜브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하는 게 꿈이다"라며 "그때까지 팬들과 끈끈하게 오래 같이 가고 싶어요. 그들의 일상의 한 부분에 윤쨔미라는 사람이 항상 있다면 좋겠어요"라고 강조했다.

끊임없이 부스로 찾아드는 팬들의 행렬과, 행사를 또 영상으로 남기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의 시너지가 DDP를 흔들었다. 이제 유튜브는 각국의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와 팬들을 연결하는 명실상부한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자신의 취미를 직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는 크리에이터들에게 55%의 광고 수익을 제공하는 것 외에 뚜렷한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런 불균형이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각종 기획사로 빠져나가는 계기로 이어지고 있다. 윤쨔미는 환갑잔치를 유튜브에서 할 수 있을까? 유튜브의 열기가 어떤 방향으로 뻗어나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