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창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윤성국 부사장, 이주현 AD, 박준철 CTO.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핑크퐁’은 아이 있는 집이면 다 아는 캐릭터다. 그만큼 유명하다는 얘기다. 콘텐츠 회사 스마트스터디가 만들어낸 IP(지적재산권)이다. 이 회사는 핑크퐁 IP를 활용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 사업을 한다. 2010년 문을 열어 매년 2.5배 성장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한편으론 자율 출퇴근제를 도입한 꿈의 직장으로도 유명하다.

게임 사업은 스마트스터디의 다른 기둥이다. 모바일게임 ‘젤리킹’을 출시해 국내에서만 1000만 다운로드 성과를 거뒀다. 지금 스마트스터디는 창업 이후 가장 큰 게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년 넘는 개발 기간 끝에 결과물이 정식 출시를 앞뒀다. 모바일 수집형 RPG(롤플레잉 게임) ‘몬스터슈퍼리그’가 오는 7일 출시된다.

‘몬스터슈퍼리그’는 글로벌 흥행을 기대작이다. 퍼블리셔 네시삼십삼분과 진행한 글로벌 테스트에서 긍정적인 성적을 거두며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글로벌 평균 재접속률이 70%에 달했다.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는 이 시점에 스마트스터디 게임 개발팀 핵심 멤버 4인을 만나 ‘몬스터슈퍼리그’ 개발 이야기를 들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RPG 한류 준비 완료

“스마트스터디 게임은 간단한 캐주얼 장르 위주였어요. ‘젤리킹’처럼요. 내부적으로 RPG 장르의 조금 더 무거운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얘기가 나왔죠. 그런 차원에서 ‘몬스터슈퍼리그’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윤성국 부사장의 말이다.

개발 첫 단계부터 게임 콘셉트가 명확했던 것은 아니다. 개발팀은 만들고 싶은 게임의 특징을 먼저 생각했다. 장르는 턴제 RPG에 포획과 진화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게임을 만들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고민은 ‘글로벌 흥행 RPG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로 옮겨갔다.

▲ 출처=스마트스터디

“사실 처음부터 원대한 꿈을 가지고 진행한 프로젝트라고 할 순 없어요.” 이주현 아트디렉터(AD)가 그랬다. 6개월에서 1년이면 충분히 끝낼 수 있는 단기 프로젝트로 여겼다. “하다보니 욕심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볼륨을 키워나갔죠.” 이 과정에서 영향력 있는 국내 퍼블리셔 네시삼십삼분을 만났다.

2년 조금 넘는 개발 기간 끝에 ‘몬스터슈퍼리그’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550종에 달하는 아기자기한 몬스터 ‘스타몬’을 잡아 성장시키며 슈퍼리그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 탄생했다. 글로벌 CBT(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를 거쳐 이젠 정말 출시가 코앞이다.

북미 시장 기대감, 스타몬이 곧 BM

네시삼십삼분과 함께한 CBT를 통해 개발팀은 귀중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누굴 타깃층으로 삼을지도 명확해졌다. “20~30대 유저가 70% 이상을 차지했어요. 의외로 여성분들도 많이 즐기더라고요. 실사 그래픽에 적을 칼로 베는 게임보다는 더 캐주얼한 게임으로 향하는 거죠.” 윤성국 부사장의 말이다.

특히 북미에서 긍정적인 지표를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북미 재접속률(80%)이 가장 높아 CBT 결과를 보고 놀랐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타깃층이 하나 더 생긴 셈이죠.” 박준철 CTO가 말했다. 스마트스터디는 원래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남아나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주요 타깃층으로 여겼다.

▲ 박준철 CTO.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박준철 CTO는 말을 이어갔다. “그래픽을 보면 재팬 애니메이션 풍으로 볼 수 있잖아요? 이는 동남아나 우리나라에선 인기가 있을 것으라고 짐작 가능하지만 북미에서는 문화적 특색이 다르니 먹힐 것이라고 예상하긴 어려웠어요. 그런데 북미 피드백을 보면 ‘베스트 그래픽’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이 게임 핵심은 550종에 달하는 스타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자체가 킬러 콘텐츠다. 유저의 소유욕을 자극해 게임을 끝까지 붙잡아두는 요소인 까닭이다. 스타몬은 앞으로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미 550종 이상의 스타몬을 만들어놨으며, 지금도 계속 새로운 스타몬을 창안해내고 있다. “각가 독특한 개성을 지닌 스타몬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숫자가 많아질수록 아이디어 고갈에 대한 압박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주현 AD 표정에 어려움보다는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 이주현 AD.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스타몬은 비즈니스모델(BM)과 직결되는 콘텐츠이기도 하다. “수집형 RPG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집하고 싶은 캐릭터를 만드는 겁니다. 조금 더 가지고 싶은 스타몬을 만드는 것이 '몬스터슈퍼리그' BM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죠.” 윤성국 부사장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포켓몬을 바라보는 스타몬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UI(유저 인터페이스) 쪽에서 문제를 겪었다. “하나의 UI에서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다보니 특정 언어에서는 가독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생기더라고요. 한국어에선 문제가 없는데 같은 단어를 스페인어로 바꾸니 굉장히 길어져서 폰트가 너무 작아지는 식이었죠.” 이창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말했다. 이런 문제는 오랜 담금질을 통해 대부분 해결해냈다.

▲ 이창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문제는 지금부터다. 윤성국 부사장은 설명했다. “계속 완성도를 가다듬었다고 하더라도 게임을 정식 오픈하면 CBT 때와 비교해 피드백이 10배에서 많게는 100배까지 들어올 거예요. 여러 국가에서 들어오는 피드백을 보고 업데이트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겠습니다.” 담금질은 오픈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목표 다운로드 수를 묻자 그는 “구체적으로 정한 게 없다”고 답했다. 스마트스터디라는 회사 자체가 구체적인 목표 설정을 즐기는 회사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기대치가 낮은 것은 아니었다. “RPG는 캐주얼 장르보단 코어 이용자 비중이 높아요. '몬스터슈퍼리그'는 그런 범위를 넘어서는 RPG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매출이나 다운로드 수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윤성국 부사장.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다른 구체적인 목표도 있었다. ‘몬스터슈퍼리그’의 '유명 IP화'다. IP 파워를 키워 높은 활용 가치를 확보하고 싶다는 얘기다. “포켓몬GO 신드롬은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는 포켓몬 IP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주현 AD는 스타몬이 포켓몬 만큼이나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IP로 거듭나길 꿈꾸고 있었다.

이들은 IP 활용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핑크퐁을 통해 IP 활용 노하우를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스타몬 IP를 기억하는 순간이 오면 적극적으로 IP 활용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주현 AD는 말했다. “아직 구체적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방면에서 IP 활용을 시도해볼 있을 겁니다. 애니메이션이나 굿즈를 만드는 것은 물론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 콘텐츠까지,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겠죠.” 스마트스터디의 새로운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