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땅값이 5년 넘게 치솟고 있다. 경기가 좋건 나쁘건 크게 변동하지 않고 꾸준히 가격이 오르는 곳이 토지시장의 특성이다. 그동안 부동산 투자하면 아파트 분양권이나 주택을 떠올리기 쉬웠는데 이제는 땅의 시대가 오고 있다. 주택시장이 옛날만큼 시세차익을 얻기 힘들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으기도 하고 임대주택 활성화 등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반면 지가는 도심의 재개발이나 신도시 착공, 도로·전철 등의 개통 호재가 있으면 어디든 오르고 있다. 이미 개발호재가 반영됐다고 하더라도 저평가된 지역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서울~제주도까지 뜨는 ‘황금투자’ 지역의 향후 전망은 어떤지 살펴봤다.

땅의 시대 오나

5일은 도시에서 살고 2일은 농촌지역에 머무는 5도 2촌 현상이 유행하고 있다. 사람들이 농촌이나 인적 드문 시골에 땅을 사두는 이유는 단순 투자목적이 아니다. 도시에 살다가 모든 걸 내려놓고 귀농귀촌하는 하려는 의지다. 은퇴 후 여유로움을 느끼고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거처를 마련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꿈꾸고 있다. 전원주택뿐만 아니라 대자연과 머무는 캠핑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투자 목적보다는 필요로 인해 땅을 사게 된 것이다.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땅이 주목받고 있다. 이제는 그 가치를 가지고 토지 거래가 연결되고 있다. 투자 유망지역은 도심보다는 수도권이나 지방이 유력하고, 누구나 알기 쉬운 곳이 아닌 저평가되어 있는 숨은 땅이다. 전문가들이 투자의 적지로 꼽는 지역의 공통점은 지속적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곳이다. 과거 5년 이상 지속적으로 인구가 늘은 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제주 지가 2년째 상승세 가장 높아

7월 기준 전국 땅값이 69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저금리 영향으로 개발수요가 있는 지역의 토지매매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땅값은 34개월 연속 상승 중이며, 제주특별자치도(0.48%)는 9개월 연속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 지가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 총 26.6만 필지(483.2㎢)에 달하는 순수토지가 거래됐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 증가한 것이자 전분기에 비해서는 12.6%나 늘은 것이다.

지난해부터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제주도 신공항 발표와 대규모 개발사업 착공, 혁신도시 등의 호재가 지속·고조된 결과다. 올해도 제주도의 지가상승은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 주요 5개 지가 상승지역은 ▲제주 서귀포시 ▲제주 제주시 ▲부산 해운대구 ▲대구 달성군 ▲대구 남구 정도로 꼽을 수 있겠다.

제주 제주시는 지속적으로 주택개발 수요도 있었고 혁신도시, 중국인의 외국인 투자로 각광받고 있고 제주 서귀포는 제2공항 후보지 일대 투자수요와 주거용 토지 가격이 상승세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센터 토지통계부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는 제2센텀시티가 국토부의 기본 계획이 승인을 받으면서 일대 주거지역이 상승했다. 또 부산 자체에서 주택재개발 사업이 진척돼 일대 단독주택 용지가 주목받고 있다. 부산 남구는 뉴스테이 사업 진척과 대연동 일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요로 지가 상승세가 커졌다.

대구 달성군은 기존 국가산업단지 인근의 농지 및 주거용 부동산 수요가 증가해 땅값이 뛰었다. 대구 남구는 역세권 상업용 부동산 투자수요 증가와 단독주택 가격 상승하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어깨까지 올라왔다' 투자열풍 도시, 향후 투자도 괜찮을까?

서해안 도시, 충남 당진, 제주, 평택, 평창군의 땅값은 몇 년새 최고 30% 이상이 뛴 곳들이다. 오르지 않은 일부 지역도 있긴 하지만 신체로 따지면 어깨까지 올라왔다는 의견도 나온다. 충남 당진은 2025년까지 중장기적인 개발호재가 겹쳐 있고 매년 3.3㎡당 5~10만원씩 오르고 있다. 당진군은 현대제철, 석문국가산업단지, 황해경제자유구역, 관광단지 조성 등 굵직한 호재가 있다. 전문가들은 남당진이 상대적으로 지가가 저렴해 소액투자자는 남당진 중심으로 땅을 찾아보는 것을 권유하지만 세부적인 요건 등에 따라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

그렇다면 투자열기가 활발한 제주는 어떨까. 제주 지역 공인업소에 문의해보면 대부분 한 필지당 2억원 이상을 호가한다. 현재로서는 서쪽에 위치한 제주시 한림읍, 한경읍, 대정읍 지역이 저평가돼 있지만 시세차익을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평택은 고덕국제신도시 조성, 미군기지 이전, 평택항 항만 인프라 구축 등 개발호재가 풍부하지만 제주도 땅만큼이나 가격대가 높다. 이에 따라 중심시가지와 멀지만 평택항과는 가까운 포승면, 안중, 현덕면 등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해안 도시들은 중국과의 교류에서 거점이 된다. 아직 저평가된 땅이 많고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또한 2018년 개통 예정인 서해안 복선전철 호재로 지가가 들썩인다. 서해선 복선전철은 홍성부터 당진, 아산을 거쳐 경기도 화성까지 연결하는 총연장 90.01㎞의 복선전철로 수도권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이를 거쳐가는 도시들은 서해안 물류 거점 도시로 거듭날 전망이다.

평창은 지난 2007년 동계올림픽 유치 붐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가 실패하자 일부 땅은 절반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이후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지가가 최소 30%에서 최대 2~3배까지 뛰었다. 현재로서는 원주~강릉복선전철라인으로 이어지는 지역마다 땅값이 들썩이지만 동계올림픽 개최 시점 이후로는 가격 상승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니인터뷰] 전은규 대박땅꾼 부동산연구소장

“여전히 정책변수가 최고, 상승법칙 유효하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5년 전부터 땅 투자 관련 책 6권을 출간하고, 부동산 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와 닥터아파트 영업본부 팀장을 지내온 전은규 소장은 현재 포털사이트 카페 회원 4만2000명을 보유한 부동산 컨설턴트이다. 투자 목적으로 산 후 보유 중인 토지만 19만8347㎡(6만평)에 달한다.

최근 투자한 지역은?

회사 운영진들과 함께 투자지역에 한 번 내려가면 일주일을 머문다. 가령 그게 제주도라면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살 만한 토지를 조사한다. 전 지역으로 순회하다 보면 입지 좋은 땅을 구입할 수 있다. 이렇게 매수한 땅들은 1년 만에 평균 20% 오르고 있다.

현지에서 어떻게 정보를 얻나?

현지 공인중개업소를 방문해서 땅값 시세를 알아보고 동네 주민이나 마을 이장도 만나본다. 그 지역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땅값에 대한 정보를 주기도 한다. 특히 슈퍼마켓, 미용실 주인을 자주 만난다. 그분들은 워낙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기 때문에 땅값부터 다양한 정보를 알고 있다.

향후 3년간 토지시장 전망 및 투자법은?

부동산 경기나 정책 방향에 따라 토지시장의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토지가격 상승법칙은 어느 때나 존재했다. 교통망에 따라 투자하거나 신도시 개발이 가능한 곳, 수용지역의 경계 등에서 매매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류 확인과 현장답사로 정확한 정보수집이 기반한 뒤 매수와 매도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