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수익률에 연연하지 마세요. 투자는 장기적으로 해야 합니다.”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누군가 투자를 통해 하루아침에 일확천금을 벌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사기일 확률이 100%에 가깝다. 따라서 투자는 단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하루 만에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이런 상황에서도 “단기수익률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보라”는 말이 나올까.

결코 아니다. 만약 단기수익률이 높다면 운용능력의 우수성을 자랑할 뿐, 수익률을 장기적으로 보라는 얘기는 좀처럼 듣기 힘들다.

최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문제점들이 노출되자 이에 대해 “장기적인 수익률을 보라”는 말이 나온다. 단기수익률이 낮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사실 ISA 자체에 대한 노이즈가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 과연 수수료는 합당한 수준인지, 세제 혜택은 충분한지, 5년간 계좌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 또한 과연 합리적인지 등에 대한 것들이다.

장·단기 수익률을 언급할 때, 중요한 것은 투자자와 운용주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기수익률도 중요하지만 단기수익률도 중요하다. 이는 투자운용 주체가 투자자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투자자들은 자신의 자금이 온전히 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반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주체는 되도록 ‘장기수익률’을 강조한다. 설령 단기적으로 수익률이 낮더라도 ‘장기’라는 이름하에 만회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ISA 출범 후 수익률은 저조한 상황에서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시작된 수익률 공시 오류 문제는 여타 금융사로 확대되고 있다. 수익률도 문제, 제도적 측면도 문제, 여기에 공시 오류까지 발생했다. 과연 “장기적인 수익률을 보라”는 말을 투자자들이 들었을 때,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것인지 의문이다.

이 말을 하는 주체는 ISA를 출범시킨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 그리고 일부 금융사들이다. 직접 자기 돈을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입장은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발언이다. 5년 동안 ISA를 통해 투자하면 반드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보장이 있던가. 물론 세제 혜택이라며 ‘연간 200만원’의 ‘인심’을 썼다. 그런데 비과세 상품도 많아 세제 혜택에 대해 “너무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국민재산증식 프로젝트’ 과연 이 단어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합당한 수식어인지도 의문이다.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데 5년 투자는 무슨”이라는 한 지인의 말이 여전히 귓가에 맴도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