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물론 금리가 높을수록 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겠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기간이다. 정기예금의 경우 일정 기간 동안 자금을 예치해야만 금융사가 제시한 이자율을 온전히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금이 필요해 중도인출(해약 등)을 할 경우, 수익률 측면에서 오히려 실망할 수 있다.

현 시대는 과거처럼 단순 예금만을 통해 자산을 증식시킬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투자에 나서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은 예금을 포함한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이다.

분산투자, 즉 자산배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 고금리 시대에는 자산배분이 필요 없었다. 고수익은 물론 설령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예금보험공사가 고객의 예금을 최고 5000만원까지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안전하면서도 고수익을 누릴 수 있기에 굳이 자산배분을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도 불패신화를 이어가면서 예금 자산이 많아지면 ‘예금→부동산’이라는 공식이 성립했으니 향후 자산증식 계획도 큰 고민이 없었다.

그러나 현재 저금리·저성장 기조에서 자산배분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비록 은행 예금은 1%대로 낮아졌지만 다양한 금융상품이 출현하면서 이들을 조합해 위험은 낮추고 수익률은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산배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산배분이란 일정한 자산을 여러 대상에 투자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대상별 비중을 정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으로 나눌 경우 몇 대 몇의 비율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지를 말한다. 또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내에서도 대상별로 투자 비중을 얼마로 할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 바로 투자 기간이다. 자산배분 전략에 있어서 핵심은 자산별 투자 비중이 되겠지만 이는 전적으로 투자 기간을 특정 기간으로 한정 짓는다는 전제하에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기예금에 얼마의 비중을 둘 것인가

은행에 예금을 하는 것은 고객의 입장에서 은행의 채권을 사들이는 형태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지만 해당 채권의 발행 주체가 위험에 처하면 휴지조각이 될 위험도 존재한다. 하지만 예금의 경우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예금자보호법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일반 채권 대비 이중보호장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자산배분이 중요하다지만 투자포트폴리오 내에서 현금을 제로(0)로 만드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현금(예금 형태 포함)도 포트폴리오 중 하나이며 이는 개인의 입장에서 일종의 ‘유동성’이라 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에 따라 투자자산의 비중을 변경하는 것은 물론 현금성자산과 투자자산의 전체 비중을 조절하는 것을 리밸런싱이라고 하는데 이때, 현금성 자산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포트폴리오 조절의 난이도도 바뀐다. 단연, 현금성 자산이 많을수록 포트폴리오 조절은 쉽고 그렇지 못할수록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현금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반대로 경험이 많은 사람들의 경우 현금비중을 적게 가져가는 것이 옳다.

이렇게 무위험자산(예금 등 현금성자산)과 위험자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은 자산배분선(CAL)로 나타낸다(그림 참조). 이는 100% 무위험자산 투자와 위험 대비 수익률이 높은 자산군(효율적 투자선)을 연결한 것이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무위험 자산을 100% 편입하면 말 그대로 위험은 제로(0)가 되지만 수익률은 낮다. 하지만 투자 비중을 선택한 자산군으로 확대시키면 수익률이 상승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최고 기대수익률은 선택한 위험자산의 100% 비중으로 투자했을 때이다.

물론 기대수익률이라는 것은 그 수익률을 반드시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투자 기간과 투자 비중을 설정할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반드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금자보호법 적극 이용, 최고 금리를 찾아라

앞서 자산배분선(CAL)을 통해 무위험자산과 위험자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 그래프로 나타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CAL의 기울기다. 무위험자산의 수익률이 낮아 위험자산의 수익률이 높을수록 CAL의 기울기는 가팔라지는데 이는 위험자산에 적은 비중을 투자하더라도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는 뜻이다.

만약 기울기가 낮은, 즉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자산군이 없는 경우 무리하게 위험자산에 투자 비중을 두는 것보다는 오히려 무위험자산에 100% 투자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시기별로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것도 일반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단위: % [출처:저축은행 중앙회]

따라서 우선적으로 결정할 부분은 무위험자산인 예금이며 전체 투자 기간을 설정해 그 기간을 맞춰야 한다.

무위험자산으로 정기예금을 선택한다면 단연 시중은행보다는 저축은행이 유리하다. 저축은행의 경우 고객 유인 측면에서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를 제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 유동성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예금금액은 최대 5000만원(예상 이자 포함)으로 제한을 두는 것이 좋다.

지난 8월 17일 현재 국내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는 6개월 1.63%, 12개월 2.01%, 24개월 2.05%, 36개월 2.09%이다. 1년 정기예금(복리) 기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저축은행은 유니온저축은행(2.42%), 페퍼저축은행(2.37%), JT친애저축은행(2.32%), 더블저축은행(2.32%), 동양저축은행(2.32%), 예가람저축은행(2.32%) 등이 있다.

금리는 우월한 감이 있지만 지점 등의 부족으로 서비스 이용에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포트폴리오 운영 차원으로 생각한다면 일정 기간 동안 수익률을 제고하는 데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또 평균금리보다는 높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볼 수 있다.

다만, 6개월 단위로 투자포트폴리오를 운영할 경우 1년 이상 정기예금 대비 금리 수준이 큰 폭으로 하락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정기예금 6개월과 12개월의 차이는 평균 0.38% 포인트인 데 반해 12개월과 24개월은 불과 0.04% 포인트의 차 수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