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하락세를 이어오던 국제금값이 올해 초부터 오르기 시작한 것은 그만큼 현재의 경제상황이 어렵다는 반증이다. 중국 경기 침체와 브렉시트 이후 각국 통화완화 정책으로 금융자산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금 투자는 다른 자산의 가치하락을 피하기 위한 헷지(Hedge)성격이 강하다. 그 자체로는 이자도 없고 개인이 사용할 용도가 제한적이지만 ‘실물’이기 때문에 화폐처럼 가치폭락 우려가 없기 때문이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골드바‧금반지‧금목걸이 등 실물을 구매하는 직접투자와 금통장(골드뱅킹), ETF나 ETN 같은 파생상품을 통한 간접투자 방식이 있다.

◆실물 구매: 귀금속 상가는 물론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은 물론 최근에는 홈쇼핑‧백화점‧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지난 2014년 3월부터는 한국거래소에서도 금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금은방에서 시세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던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금 거래는 전일 종가 ±10% 이내에서 10원 단위로 주문을 낼 수 있다. 거래수량은 1g단위다. 최대 거래할 수 있는 양은 5000g이다.

한국 금 거래소의 경우 은행과 쇼핑몰 등에 골드바를 공급하는데 지난해만 총 5415kg을 판매했다. 2014년(1383kg)보다 약 4배나 늘었다.

▲ 출처=신한은행, 국민은행

단 실물 투자의 경우 금반지 등 악세사리 류가 아닌 이상 단위가 크고 거래가 번거로우며 보안의 위험이 있다. 또한 10%의 부가가치세와 2~3%의 수수료를 내야하므로 되팔 때 12~13%이상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물로 금을 살 경우 투자 수익보다는 자산 가치 저장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통장(골드뱅킹):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하고 매주 또는 매월 입금해 수시로 금을 사고 팔 수 있다. 금의 무게 단위(g)로 거래하며 돈을 입금하면 그에 해당하는 시세에 맞춰 통장의 무게단위가 찍힌다. 출금 시에는 시세에 맞춰 통장의 무게 단위가 줄고 돈으로 환산되어 지급된다. 금통장에 찍힌 무게만큼 실물로 받을 수도 있다. 다만 실물로 받을 경우 실물제작에 대한 부가세 10%가 부과된다.

금통장 거래의 장점은 소액투자가 가능하고 현금화가 쉬운 점을 꼽을 수 있다. 또한 금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금값이 떨어질 경우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으며 매매 차익 발생 시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입출금시에도 2% 정도 수수료가 발생한다.

 

금통장을 운용하는 은행 관계자들은 “우리나라의 금 투자 시장은 높은 세금과 불투명한 유통구조로 인해 그 잠재력에 비해 시장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며 “이런 측면에서 은행처럼 공공성이 보장된 기관을 통해 투명하게 거래하는 금 통장은 일반인들에게 효과적인 투자수단”이라고 조언했다.

◆금 파생상품: 증권사나 국제 금 지수와 연동된 ETF나 ETN같은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보관에 대한 부담이 없고 개인이 손쉽게 증권사나 HTS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수많은 상품들이 있다. 연 초 이후 금값이 급등하며 해당 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발생하는 인버스 상품 외에 모든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물 투자를 할 때는 매도·매입 수수료를, 상품 투자를 할 때는 이자소득세와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손해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 고수익 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아울러 직‧간접인 투자 모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게 좋다고 입을 모았다.  6개월 내 단기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저축이나 포트폴리오 다양화 같은 분산투자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매니저는 "금은 다른 자산과는 달리 큰 폭의 가치 하락이 없어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금 가격은 연초 온스 당 1000달러 이하에서 저점을 형성했고 이후 6개월 동안 30% 가까이 급등해 현재 1300달러를 넘어선 상태”라며 “적잖게 상승했지만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 황상필 WM은 “금투자는 높은 비용과 세금 등을 고려해 장기투자가 적합하다”며 다른 투자의 위험회피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개인투자자는 ETF에 투자하거나 금통장을 개설해 여윳돈이 생길 때 입금하는 방식을 권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