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외여행 갈 때 숙박은 에어비앤비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격적인 메리트도 그렇지만 상업시설이 아닌 일반 주택이기에 동네주민들과도 어울릴 수 있고 또 내 집 같아서 편하다고 한다. 지역 간 이동은 우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지 주민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유럽 어느 도시의 주민이 되어, 그 동네 사람들처럼 며칠 살아보는 것도 여행자 입장에서는 정말 큰 혜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처럼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공유경제의 대표 브랜드가 되었다. 어느 유명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숙박 업체에는 호텔이 없으며 가장 큰 택시 회사에는 택시가 없다고. 산업화 시대에서는 절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공유경제가 유행하는 이유를 좀 더 깊게 보면 조금 아이러니한 점을 찾을 수 있다. 공유경제는 잉여를 활용하는 상품이다(필자의 견해임을 양해 바란다). 하지만 제공되는 상품이 잉여가 아니라 수요에 맞춘 공급이라면 이것은 다른 이야기가 된다. 그냥 산업화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되는 것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는 에어비앤비를 하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나라도 유럽에 있다고 한다. 에어비앤비가 지역 부동산 가격을 올려놓았기 때문이란다. 우리나라도 아니고 유럽에 웬 부동산 문제라고 생각하겠지만 이유를 들어 보면 이해가 간다.

그곳도 우리와 같이 집 주인들이 여분의 방이나 주택을 임대 놓는다. 그런데 에어비앤비가 유행하면서 월세를 받는 임대보다 에어비앤비로 방을 관광객들에게 빌려주는 것이 더 이익이 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집주인들은 임대업을 그만 두고 에어비앤비를 통한 숙박업을 하게 되었고, 그러자 그 지역에서 주택란이 일어나 집값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시에서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방이 잉여인지를 확인하고 숙박 허가를 내준다는 것이다. 이 정도 되면 공유경제가 아니라 수요에 맞추어 공급이 증가하는 일반경제가 된다. 이해는 가지만 뭔가 좀 마음이 찜찜해진다.

여하튼 우리는 기존의 산업화 사회에서 익숙한 경제생활 습성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 필자는 산업화 시대와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차이점을 공유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산업화 시대에서는 모두 다 같이 생산을 해도, 그 생산의 열매를 참여한 모든 사람이 나누어 가질 수는 없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서는 모두의 협력으로 좀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고, 또 그 결과물까지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치 집안의 남는 방을 가진 일반인들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런 ‘공유’를 좀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공유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과 지구 그리고 기업 간에도 상호 공유할 것들은 존재한다. 예를 들어 탄소배출권이나 환경보호 같은 것이 그런 것들이다. 얼마 전 레고에서 의미 있는 행동을 시작했다. 바로 그들이 만들고 있는 레고 블록의 재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겠다는 것이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오일 베이스드(Oil Based) 블록은 탄소 발생을 유발하는, 그래서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플라스틱 재료이기에 앞으로 지속가능한 재질로 블록을 만들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내일을 이야기하는 그들의 슬로건인 ‘to inspire and develop the builders of tomorrow’와 너무 잘 맞는 결정인 것이다. 이처럼 지구와 인간 자원의 많은 부분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이, 사람과 지구와의 공유를 통해서 그들의 브랜드 역시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레고가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디지털화된 세상에 살고 있고, 지금 세상에서 공유는 매우 중요한 행동 양식이다. 앞으로 동식물을 포함한 지구 생태계와 기업과의 활발한 공유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