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건강 관리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도구인 ‘칫솔’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힐 정도로 우리에게 없어선 안 되는 중요한 물건이다. 15세기 중국에서 멧돼지털로 만든 칫솔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1900년대에 급속한 발전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수 많은 칫솔이 등장했다.

그리고 현재에는 첨단 기술이 접목된 전동칫솔을 비롯해 칫솔의 종류만도 어림잡아 수백 개에 달한다. 이렇게 많아진 칫솔의 종류만큼 사람들이 칫솔을 고르는 기준도 구체적이고 다양해 졌을까?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이미 임플란트나 라미네이트 등 치료에 대한 정보는 전문가 수준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올바른 칫솔질에 대해 정확히 배운 사람은 많지 않다. 생각해보면 구강질환을 예방하는 첫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방법인 칫솔질 교육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이후 배운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구강건강을 지키는 내게 맞는 좋은 칫솔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기본적으로 좋은 칫솔이란, 구강 내 플라그 제거를 구석구석 잘 할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칫솔모의 크기와 칫솔모의 강도를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칫솔모는 어금니 2~3개 정도가 덮이는 정도가 적당하다. 그리고 무조건 미세모를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구강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얇고 부드러운 칫솔모는 잇몸이 약하고 치주질환이 있는 이들에게는 좋지만, 일반적으로는 적당한 강도와 탄성이 좋은 칫솔모를 선택하는 것이 플라그 제거에 효과적이다.

또 칫솔모 끝의 다듬질 상태가 좋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솔 하나하나의 끝이 둥글고 부드럽게 다듬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은 칫솔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자칫 약한 잇몸과 치아 표면에 상처를 낼 수 있다. 이 상처가 세균 감염의 위험으로 연결될 수 있어 더욱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아이의 칫솔을 고를 때 캐릭터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아이들의 칫솔을 고를 때 예쁜 캐릭터가 아닌 품질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13년, 시중에 판매 중인 어린이 캐릭터 칫솔 36종의 칫솔모 상태를 확인한 결과, 아이들의 잇몸에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모 끝 다듬질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0%부터 10% 미만의 칫솔이 14개로 전체 조사 대상의 1/3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어린이 칫솔 중 1위를 차지한 오랄비 크로스액션 주니어는 98%의 우수한 모 끝 다듬질 수준을 보였다.
 
최근 환자들 중, 전동칫솔 사용에 대해 묻는 이들도 부쩍 늘어났다. 치과의사로서 해줄 수 있는 답은 스스로 올바른 칫솔질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전동칫솔은 쉽고 효과적으로 올바른 칫솔질을 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아직 칫솔질이 서툰 어린이나 1분 미만의 짧고 강한 칫솔질을 하는 등 잘못된 칫솔질 습관을 가진 이들에게 권장한다.

전동칫솔을 고를 때에도 앞서 말한 좋은 칫솔의 조건들을 고려해 선택하여야 한다. 작고 둥근 칫솔모는 치아를 하나하나씩 감싸 듯 닦아주어 빈틈 없이 꼼꼼하게 세정한다. 특히 전동칫솔의 경우 필요 이상의 압력이 가해질 경우 압력을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 더해진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잇몸 보호를 위해 좋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라는 말이 있듯이 잘 선택한 칫솔과 양치질 습관은 사람의 평생 구강건강에 중요한 ‘호미’ 역할을 한다. 이제 칫솔을 구강 건강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헬스케어 기기 중 하나라 여기고, 가족의 구강 건강을 위해 더욱 신중하게 선택해 올바로 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