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인생 명예를 건 리뷰 배틀이 시작된다. FPS(1인칭 슈팅게임) 데스매치 승자는?

PC방이 북적이는 요즘입니다. 이게 다 ‘오버워치’ 때문이죠. 요즘 가장 잘 나가는 게임입니다. 이에 도전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토종 자존심 ‘서든어택2’ 말입니다. 두 게임 다 장르가 FPS라는 공통점이 있죠. 싱거운 승부 아니냐고요? 과연 그럴까요.

 

◆ 서든어택2 “누가 토종 FPS에 돌을 던지나” -조재성 기자

‘GG(Good Game의 줄임말로, 특정 게임에서 항복 선언할 때 하는 말).’ 이번 데스매치는 정말 이대로 끝내고 싶네요. 오버워치가 어떤 게임입니까. 게임시장을 독재하던 리그오브레전드(롤·LoL)를 물리친 엄청난 게임 아닙니까. 반면 서든어택2는 때 아닌 논란에 휘말리면서 조롱거리로 전락해버렸고요. PC방 게임 순위에서 잠깐 얼굴 비추더니 지금은 10위권 밖으로 사라졌습니다.

서든어택2 출시 전부터 조롱 세력(?)이 있었죠.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만화가 여론을 몰아가기도 했습니다. ‘넥슨은 블리자드한테 고맙다고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서든어택2는 오버워치가 없었어도 어차피 망할 게임인데 오버워치 때문에 망한 것처럼 됐으니 감사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죠. 정식 출시도 하기 전부터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어요.

▲ 출처=넥슨

나쁜 예감은 왜 틀린 적이 없을까요. 출시 이후 스크린샷 하나가 불쏘시개 노릇을 했습니다. 여성 캐릭터가 민망한 자세로 누워 있는 모습이 담긴 스크린샷이었어요. ‘애들이 게임은 안 하고 여자 시체만 보러 다닌다’는 코멘트가 달려 있었습니다. 여성 캐릭터가 죽은 모습이 너무 야해서 유저들이 서로에게 총질을 하지 않게 된 나머지 뜻밖의 평화가 찾아왔다는 얘기입니다.

그 많은 언론은 그 많은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성 상품화’, ‘여성 혐오’ 등의 표현으로 공세를 펼쳤어요. 논란은 금세 눈덩이처럼 커졌죠. 100명 넘는 개발자의 지난 4년은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다소 부당하긴 합니다. 실제로 서든어택2를 해보면 ‘시체 구경꾼들’을 만나긴 어려워요. 자세가 민망한 시체는 극히 드물고요. 다른 게임과 비교해 서든어택2 캐릭터가 유난히 헐벗은 것도 아닙니다. 죽은 시체 중요 부위에 총을 쏘고 노골적으로 관찰하는 유저를 두고 ‘넥슨이 잘못했네’라고 말하는 것도 이상하고요. 결국 넥슨은 강수를 뒀습니다. 여성 캐릭터 2종을 삭제했습니다. 환부를 도려낸 셈이죠.

의혹은 시간이 흐를수록 걷힐 겁니다. 전작을 계승하면서도 업그레이드된 게임성이 발견될 테고요. PC방엘 가서 편견을 걷어내고 서든어택2를 직접 해보는 건 어떨까요? 일단은 영화 같은 인트로와 튜토리얼에 감동받을 겁니다. 한편으론 올해 초 ‘이터널 클래시 논란’ 때처럼 게임업계가 더 예민한 사회적 촉각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아, 오버워치요? CD만 6만원 돈이네요. 고급시계는 역시 비싸군요.

 

◆ 오버워치 “재미‧밸런스‧캐릭터 ‘삼위일체’” -김태환 기자

‘오버워치’가 연일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블리자드의 ‘FPS 사랑’은 꽤 오래 전부터 이어졌지만 막상 실현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지난 2002년 블리자드는 3인칭 슈팅 게임인 ‘스타크래프트:고스트’를 개발한다고 선언했다가 실패를 맛봤습니다. 부침을 겪은 만큼 오버워치는 블리자드가 심혈을 기울인 티가 납니다.

우선 다양한 장르의 장점을 융합했습니다. 기존 FPS는 단순했습니다. 기관단총, 돌격소총, 기관총, 저격총으로 크게 4가지 종류의 주무기로 무장할 수 있지만, 역할은 결국 ‘돌격대’와 ‘저격수’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서든어택’이나 ‘스폐셜포스’를 해보면 알겠지만 결국 일정 수준 이상의 고수들끼리 붙으면 ‘저격싸움’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 출처=블리자드

반면 오버워치는 FPS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역할과 전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캐릭터마다 고유의 특기를 부과했습니다. 전방에서 적의 공격을 막아주는 탱커, 후방에서 아군에게 회복과 버프를 제공하는 힐러, 멀리서 적을 제압하는 저격수, 강력한 화력을 제공하는 딜러 등 역할을 철저히 분담시켰죠. 이는 결국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적용시킬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다양성은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됐죠. 사실 총을 쏜다는 점만 FPS지, 롤과 같은 AOS장르를 실제 전장 속에서 조종한다는 느낌이 강렬합니다. 혹자는 “FPS의 탈을 쓴 ‘사이퍼즈’ 같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더군요.

캐릭터 각각의 고유 스토리가 담겼다는 점도 재미를 더합니다. 프로게이머이자 메카닉 로봇 조종사인 한국 캐릭터 ‘디바’, 전장의 여신 ‘메르시’, 과학자 고릴라 ‘윈스턴’ 등의 사연들은 2차 창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죠.

오버워치를 하다 ‘서든어택2’를 켜봅니다. 인트로부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들이 계속 연출됩니다. ‘배틀필드’나 ‘콜오브듀티4:모던워페어’의 향기가 진하게 나네요. 총을 조준할 때 정확성을 높이는 ‘조준선정렬시스템’은 막상 본격적인 게임에 들어가자 지원도 되지 않네요.

조악한 총기장전 모습이나 어설픈 움직임은 지적하기도 지칩니다. 맵은 또 어디서 많이 봤다 싶더니 기존 것들을 그대로 가져왔더군요. 넥슨 히트작, 솔직히 다 타사 게임을 ‘엄청나게 많이’ 참고했죠? 카트라이더는 ‘마리오카트’, 크레이지아케이드는 ‘붐버맨’의 느낌이 강하죠. 독창적으로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어 내는 능력은 다소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