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창업에서 업종과 상권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사업 모델이 우수해도, 경영 역량이 뛰어나도 업종과 상권의 궁합이 맞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특히 상권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게 권리금과 월임대료이다.

권리금은 회수되느냐 여부가 가장 중요하고, 월임대료는 운영비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고정비이므로 임대료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순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예비 창업자들은 업종 선정 못지않게 상권과 관련한 트렌드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의 상권 트렌드 변화요소는 크게 5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몰 상권에서 커뮤니티 트렌드의 강화이다. 둘째 골목길 상권의 부상이다. 셋째 지하철 역세권이나 터미널 같은 교통관련 상권의 리뉴얼과 부상이다. 넷째 도심재개발이다. 다섯째 주거 상업 혼합지역의 인기다.

우선 몰 입점부터 보자. 대형마트나 백화점들의 성장세가 하향길에 접어들면서 대안으로 부상하는 것이 복합몰과 커뮤니티존 강화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중심으로 복합몰을 조성하는 경우가 늘고 몰 활성화를 위해 커뮤니티존을 강화하는 것이 트렌드이다. 대형 유통시설들의 경우 이전에는 쇼핑을 하러 갔다가 외식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외식업소를 방문했다가 부수적으로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마트나 복합몰에서 외식타운을 잘 꾸미는 것은 호객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외식타운을 중심으로 커뮤니티 존을 꾸며서 소비자들의 흡입력을 높이는 것이다.

힐링안마카페인 ‘퍼스트클래스’는 마트나 몰에 입점한 매장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대형 유통시설로부터 잇따른 입점 러브콜을 받고 있다. 비행기 일등석 콘셉트로 꾸며진 공간에서 전신안마기계로 30분 내지 한 시간 동안 편안하게 마사지를 받으며 쉴 수 있다는 콘셉트가 쇼핑에 지친 고객들에게 훌륭한 쉼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골목길 상권의 부상은 콘셉트가 분명한 외식업 창업자들이나 스토리가 있는 오너 셰프들에게 새로운 창업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별 볼 일 없던 평범한 지역이 아기자기한 소비를 원하는 고객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순식간에 핫한 상권으로 탈바꿈한다. 골목길 상권으로 부상하는 초기에는 권리금이나 임대료가 저렴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권리금도 올라가고 월세도 상승한다. 따라서 골목길 상권은 상권 형성 초기에 입점하는 게 유리하다. 다만 상권 형성 초기에는 매출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상권이 활성화되면 임대료가 오를 가능성도 높고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사업자에게 밀려날 수도 있다.

지하철 역세권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경쟁자가 들어설 여지가 적다는 점이 인기요인이다. 천연발효균을 사용해 빵을 만드는 내츄럴 베이커리 카페 브랜드인 ‘브레댄코’는 지하철 역세권에서 성공한 매장이 많다. 고객들이 이동 속도가 빠른 지하철역의 특성을 잘 살려서 프로모션을 하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지하철역에 따라 동일한 업종이라도 매출 차이가 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중소도시의 버스터미널은 보통 구도심에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터미널을 몰형으로 리뉴얼 하는 사례가 많아서 터미널 입점 창업 기회가 늘어나고 있고 성공한 매장들도 많다.

중저가 액세서리 부문 1등 브랜드인 ‘못된고양이’의 경우 이전에는 주로 도심 중심가에 비싼 권리금을 주고 입점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 몰 형태의 버스 터미널 등에 입점해 성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중저가 액세서리는 충동구매가 많은데 충동구매에는 버스터미널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터미널 입점 매장들의 경우 도심상권보다 투자비가 적게 들어 투자수익성이 높은 게 장점이다. 전주고속버스터미널의 경우 대형 영풍문고가 입점해 있고 브랜드 외식업체와 베이커리 커피숍이 즐비하다. ‘못된고양이’를 비롯 화장품이나 패션 잡화 매장들도 많이 입점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요즘은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 업종도 이전과 달리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장으로 바뀌고 있다.

도심재개발은 상권의 새로운 트렌드이지만, 장점만큼 단점도 있다. 서울 광화문 상권의 경우 도심재개발 이후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기존 사업자들이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외곽으로 이전하거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주 5일 근무가 완전히 자리 잡으면서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기왕이면 주거와 상업이 혼합된 상권에서 매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거 상업 혼합지역은 일주일 내내 고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데 반해 오피스나 주거로 편중된 상권은 요일별로 매출 편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제 활성화된 이후 지자체를 중심으로 개발 공약이 쏟아지는 것도,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 소도시의 개발 계획이 늘어난 것도 상권 트렌드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

전체 투자비에서 점포에 들어가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사업의 흥망에도 핵심열쇠가 되는 것이 상권 트렌드인만큼 창업 성공을 위해서는 상권의 변화 흐름에 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