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바다로, 녹음이 우거진 산으로,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버릴 해외 여행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설레는 휴가 준비에 한창일 요즘이다. 들뜬 기분으로 여행 가방을 꾸리다 보면 대부분의 공간은 옷으로 가득 차곤 한다. 휴가지에서 멋져 보이고 싶은 마음에 평소엔 시도하지 못했던 화려하고 과감한 스타일의 옷을 휴가를 위해 일부러 사기도 한다. 하지만 그 많은 옷들 중 휴가지에서 유용하게 입는 옷은 그리 많지 않다. 일부러 샀던 옷도 일부는 제대로 입지 못한 채 휴가 후 그대로 옷장 속에서 내년 여름까지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휴가‘만’을 위한 옷보다는 활용도가 높은 이지웨어를 챙겨 가면 여행 가방의 부피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실내복, 비치웨어, 바캉스 룩까지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국적인 분위기의 해외 호텔이나 리조트로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리조트룩’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휴가지에서의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다. 또한 호텔이나 리조트 내 일부 시설이나 레스토랑은 일정 수준 이상의 드레스코드를 요구하기 때문에, 시원하고 편안한 옷 외에도 다소 차려입은 듯한 옷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런 경우 길이가 길고 우아한 분위기의 ‘선드레스’가 제격이다. 롱드레스 형태로 된 선드레스에 소품으로 챙이 넓은 모자나 뱅글 등을 활용하면 제대로 된 리조트룩을 연출할 수 있다. 큰 꽃무늬가 강조된 하와이언 패턴이나 우아한 느낌의 페이즐리 기하학 패턴 등 다소 화려하고 강렬한 선드레스가 해외 리조트의 이국적인 분위기에는 더 잘 어울린다. 따로 브래지어를 할 필요 없이 가슴 부분에 브래지어 컵이 내장돼 있는 컵드레스 스타일은 더욱 간편하고 시원하게 입기 좋다. 혹시나 강한 햇빛에 안이 비칠까 걱정된다면, 얇은 슬립이나 속바지 등을 안에 입어주면 안심이다.

시원한 휴가의 기분을 살려주기에는 마린 느낌의 스프라이프 패턴도 잘 어울린다. 특히 바다가 있는 곳으로 휴가를 떠난다면 블루 계열의 스트라이프 패턴 이지웨어로 마린룩을 연출해 바닷가의 분위기를 물씬 살리는 것도 좋다. 해변이나 풀장 등에서 비키니를 많이 입을 예정이라면 커버로 입기 좋은 가운도 하나 챙기는 것이 좋다. 차르르한 촉감의 부드러운 가운은 비키니의 부담스러운 노출을 가려줄 수 있어 휴가 내내 요긴하게 착용할 수 있다.

부부나 커플끼리 떠난 휴가라면 함께 세트로 입을 수 있는 커플 반바지를 입어보자. 여자는 비키니 수영복이나 래시가드 아래 덧입을 수 있고, 남자는 민소매 티셔츠에 매치하거나 탄탄한 상의를 드러낸 채 반바지만 입어도 멋진 커플룩이 완성된다. 흡수력이 좋고 금방 마르는 보송보송한 느낌의 타월 소재 반바지는 특히 물가에서 유용하다.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이지웨어 외에도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여행지에서 갈아입을 속옷이다. 여행 가방을 꾸릴 때는 효율성을 위해 무엇이든 부피를 줄이려고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속옷 중에서도 특히 브래지어는 모양을 온전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구잡이로 접거나 겹쳐 넣으면 브래지어 컵의 모양이 찌그러질 수도 있고, 심하면 와이어의 방향이 틀어져 입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게다가 동행과 함께 방을 쓰게 되는 경우, 가방에서 속옷이 그대로 보이는 민망한 상황을 막고 싶다면 보이지 않는 모양이 잡힌 하드케이스에 속옷만 정리해 가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속옷 전용의 여행용 케이스가 있어 좀 더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간혹 예쁜 무늬의 속옷을 비키니 상의처럼 입거나 래시가드 안에 입고 무심결에 물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속옷과 수영복은 사용하는 원단이나 패턴, 자재 등이 모두 다르다. 특히 속옷은 수영장의 소독된 물이나 염분이 많은 바닷물을 견디지 못해 망가지기 쉬우며, 브래지어의 패드가 물을 흡수하면 무거워져 흘러내릴 수 있으니 속옷과 수영복은 엄연히 구별해 입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