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과 습한 날씨가 이어지며 땀이 마를 날 없는 요즘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여름철의 높은 온도와 땀, 습도는 남성 여드름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기온이 1도 높아질 때마다 피지 분비량은 약 10%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여성보다 피지 분비가 많고 피부 관리에 소홀한 남성들은 여름은 여드름을 특히 주의해야 할 시기다. 또한 더위에 자연스럽게 흐르는 땀은 피지선을 확장시킨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늘어난 피지는 여드름의 주범인 ‘프로피오니박테리움’의 증식을 도와 염증을 일으켜 여드름을 만든다. 여름철 높은 습도도 여드름균의 활동을 부추긴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서울을 기준으로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평균습도는 7월 78.3%, 8월 75.6%를 기록했다. 이 여드름균은 공기와의 접촉을 싫어하는 혐기성 세균으로, 모낭 속에서 자라면서 피지와 피부 노폐물을 이용해 생활하기 때문에, 피지 분비가 많은 여름에는 여드름균이 더욱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 남성들의 잘못된 생활 습관이 더해지면 여드름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흡연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영국 해러게이트 디스트릭트 병원 연구팀이 여드름 환자 992명을 대상으로 8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각한 여드름 흉터가 더 많이 나타났다. 흡연으로 인해 여드름 회복이 더뎠으며, 흉터가 심하게 남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특히 10, 20대의 경우 여드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또한 술은 여드름이 생긴 모공의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염증성 여드름으로 발전하게 만들 수 있다.

잘못된 면도습관 역시 여드름을 악화시키고 흉터를 만드는 주범일 수 있다. 매일 면도하는 남성들의 특성상 한 번 상처가 생기면 반복적인 자극으로 염증이 지속되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기 때문이다. 다수의 남성들이 여드름이 보이면 바로 손을 대는 습관도 염증을 심하게 하거나 흉을 남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남성들도 여성들과 같이 자외선 차단제나 비비크림을 바르지만 제대로 클렌징하지 않아 피부에 노폐물을 쌓이게 하는 것도 여드름 악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따라서 더운 여름 남성 여드름을 예방하려면 환경적인 요인을 고려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무엇보다 청결을 강조하고 싶다. 우선 땀이 나면 방치하지 말고 손수건을 이용해 닦아주는 것이 좋다. 더러운 손으로 얼굴에 손을 대는 것은 금물이다. 세안 전 반드시 손부터 씻는 것도 잊지 말자. 또 남성들도 여성 못지않은 꼼꼼한 세안이 필요하다. 노폐물이 피부에 쌓이지 않도록 자외선 차단제, 비비크림을 바른 날은 반드시 이중 세안을 하고, 코 주변이나 수염 구석구석을 제대로 닦아야 깔끔하게 세안할 수 있다. 화장품을 단계별로 바르는 것보다는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면도로 인해 반복해 트러블이 생긴다면 면도 습관을 점검해보자. 턱 주변 트러블은 전기면도기를 사용하는 편이 낫다. 피부와 면도날 사이의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셰이빙 크림을 넉넉하게 바르는 것이 좋다. 면도 전 따뜻한 타월로 면도할 부위 모공을 열면 자극을 줄일 수 있다. 피붓결을 따라 면도하면 피부손상과 상처를 줄일 수 있다. 제모를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초기에 여드름 치료를 하는 것도 염증과 흉터를 예방하는 방법일 수 있다. 여드름이 심하고 반복되는 경우 전문의와 상담 후 자신의 원인에 알맞게 제모나 피지선, 여드름균 제거 등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