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향동지구.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경기도 고양시 주민들뿐 아니라 서울 마포·은평구·서대문구 등 서울 서북권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 있다. 여름 분양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고양 향동지구다. 최근 들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이 4억원대로 상승하며 서울살이에 부담을 느끼는 전세난민들이 분양가가 서울 전셋값과 비슷한 수준의 고양 향동지구 분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향동지구의 첫 민간분양 단지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계룡건설이 지난 1일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에서 분양한 ‘고양 향동 리슈빌’이 전 주택형 1순위 청약 마감을 거둔 것. 770가구(특별공급 199가구 제외) 모집에 전체(당해 및 기타경기, 서울·인천지역) 6238명이 접수해 평균 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경쟁률은 84㎡A타입이 25.89대 1을 기록했다.

더욱이 지난해 고양 원흥지구와 삼송지구내 분양단지들이 잇따라 완판되고 분양권에 평균 3000만~5000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형성되면서 이보다 더 서울과 가까운 향동지구에 대한 전망이 밝아졌다.

이처럼 향동지구 분양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의 용지 확보전도 치열해졌다. 지난 4월 공급된 향동지구내 마지막 공동주택용지가 무려 631대 1의 입찰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이 줄곧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 2008~2009년 원주민 보상(철거)이 마무리 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 부동산경기 장기침체 등의 여파로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후 2014년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공사 대행개발 사업자를 지정하면서 급물살을 탔고 지금에 이르렀다.

향동지구와 같은 수도권 택지지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서울 도심과 인접한 지역하면서 서울 내 전셋값보다 분양가가 저렴해 내 집 마련의 부담도 적어서다. 또 2017년까지 대규모 택지지구 공급이 중단되면서 공공택지지구에 대한 희소가치가 높아졌는데 향동지구는 서울 접한 입지적 장점까지 더해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향동지구, 수도권 막바지 택지지구로 희소성 ‘주목’

지난 5일 방문한 고양 향동지구. 동쪽으로는 서울 은평구와 남쪽으로는 마포구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어 탁월한 서울 접근성을 자랑했다. 실제 상암DMC(Digital Media City)에서 출발하자 차량으로 10분이면 닿았다. 향동지구 현장에 들어서니 터 파기, 도로 등 기반공사들이 한창 진행중이다. 지난 2006년 그린벨트 해제된 이곳은 일대가 봉산과 망월산이 지구와 바로 접하고 있어 뛰어난 조망과 맑은 공기로 쾌적한 자연환경이 드러났다. 여기에 향동천은 지구 중앙을 가로질러 조성된다. 서울상암월드컵공원, 난지한강공원 등도 가까워 가족들과 여가시간을 즐기기에도 좋아보였다.

▲상암 DMC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향동지구는 고양시 덕양구 향동동, 덕은동 일대 사업면적 121만3255㎡, 수용가구 8709가구, 수용인구 2만3100여명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시청과 여의도가 직선거리로 8㎞, 신촌이 5㎞ 내외 거리다.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생활권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서울 지역번호인 ‘02’를 사용한다. 인근에는 경의중앙선 수색역과 6호선·공항철도가 지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이 가깝고 지구 남쪽에 수색로 버스중앙차선을 이용하면 광화문·종로 등 도심업무지구로 한번에 이동할 수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서울 도심과 가까운데다 합리적인 분양가로 주목받았던 고양시 원흥, 삼송지구 주민도 이곳을 대체주거지로 여기고 있다. 두 지역이 분양을 거의 완결지으며 전반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올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근 공인업소에 따르면 원흥지구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분양한 ‘고양 원흥 동일스위트’에는 타입에 따라 최고 3500만원~2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또 KB국민은행 시세 기준으로 3.3㎡당 1400만원 대에 육박하고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상암DMC·마곡지구 직장인 배후수요 ‘핵폭탄급’

​향동지구는 서울 경계에 있어 생활권 공유가 가능하지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는 공공주택지구로, 서울 전셋값 수준의 분양가가 주목받고 있다. 민영분양 아파트의 분양가가 3.3㎡당 1300만원대 수준. 향동지구 인근의 마포구 상암동의 평균 전셋값은 KB국민은행 시세 기준 3.3㎡당 1487만원이며 서울시 평균 전셋값은 1242만원이다. 서울 전셋값 수준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더욱이 가재울뉴타운, 마곡지구 등 주변지역의 매매가보다 저렴하다. 부동산114 시세에 따르면, 현재 가재울뉴타운(남가좌동) 매매가 1516만원, 전세 1187만원, 강서구 마곡동 역시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3.3㎡당 1826만원이고 전세가는 3.3㎡당 1138만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상암DMC 직장인은 물론 종로나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수요가 커진다. 특히 상암과 마곡지구 지역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향동지구 분양 소식을 눈여겨보고 있다. 서울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올 1월 기준 상암DMC 입주기업은 현재 MBC, SBS를 비롯해 870개 기업이다. 종사자 수는 4만여명에 달하며 2013년과 비교해 입주기업 수는 87개, 종사자 수는 6215명이 증가했고 마곡산업단지 역시 차로 20분대 접근이 가능하다. 마곡산업단지는 전체 분양면적(72만9485㎡) 중 62%인 1049㎡의 분양을 완료했다. LG를 비롯, 롯데, 이랜드, 에쓰오일, 코오롱 등 입주 예정 기업 90곳 중 41개 기업이 착공했고, 올해 11개 기업이 입주할 계획이다. 면적도 상암DMC의 6배고 종사자 수만 16만여명에 달한다.

여기에 향동지구는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접근성도 좋아 서울 및 수도권 어디로든 이동하기 편리할 전망이다. 특히 올 9월에는 택지 북쪽으로 고양 화전~은평 신사간 도로 일부 구간이 개통예정으로 교통량 분산효과가 기대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향동지구는 서울 인근 소형 택지지구인 만큼 향후 주거환경이 개선될 여지가 커서 실수요층들은 노려볼만하다”며 “다만 주변에 공급될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들이 있고 비역세권인 부분은 단점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