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BMW코리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BMW 3시리즈 또한 그렇다. 40여년 전 모습을 드러낸 BMW 3시리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1400만대 이상 팔려나간 ‘베스트셀링카’다. 역동적인 주행 감각과 안정적인 기본기를 바탕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의 새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시장에서는 2015년부터 6세대 3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직접 만나본 3시리즈는 ‘팔방미인’이었다. 오래 두고 볼수록 그 진가가 드러났다.

‘명불허전’ 320d의 매력

기자가 만난 차는 BMW 320d M패키지. 내·외장에 M 로고를 새겨넣고 패들시프트, 경합금 더블 스포크 휠 등이 추가된 모델이다. 부분변경을 거쳤지만 얼굴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공기 흡입구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헤드라이트 모양을 날카롭게 가다듬은 정도다. 얼핏 M2의 이미지가 보일 정도로 역동적인 인상을 지녔다.

▲ 출처 = BMW코리아

전체적으로 넓고 낮은 차체를 지녀 스포츠카와 비슷한 느낌을 낸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633㎜, 전폭 1811㎜, 전고 1429㎜, 축거 2810㎜다. 5시리즈보다 전장과 축거가 각각 274㎜, 158㎜ 짧다. 경쟁 모델인 벤츠 C클래스와 크기가 비슷하지만 전장이 67㎜, 축거가 30㎜ 부족하다.

스포츠 세단임에도 뒷좌석 공간이 부족하지는 않다. 뒷좌석에 사람이 타고 충분히 여행 등을 떠날 수 있는 정도다. 머리 위 공간이 살짝 부족하지만 답답한 수준은 아니다. 운전석 공간은 충분히 여유롭다.

▲ 출처 = BMW코리아

실내에 소재를 새롭게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구현했다. 마감재를 바꾸고 송풍구 주변에 크롬 장식을 추가했다. BMW M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파란색 장식이 꽤나 세련되게 느껴졌다. 센터 콘솔에 슬라이딩 커버가 추가됐다는 점을 제외하면 디자인에 큰 변화는 없다. 시트 착좌감은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스포츠 세단의 진수

2.0 4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엔진을 품었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의 힘을 낸다. 8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정지 상태에서 100㎞/h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2초. 안전 최고 속도는 230㎞/h에 제한된다.

▲ 출처 = BMW코리아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 세단이다. 출력도 소폭 늘리며 운전의 재미를 강조했다. 토크가 많이 늘지 않았지만 체감하는 주행감각은 크게 개선됐다. 엔진 회전이 낮은 구간에서 힘을 전달하는 능력이 우수한 탓이다. 소음과 진동은 효과적으로 잡아냈다. 정차 시 ISG 시스템이 즉각 작동해 이 같은 느낌이 배가됐다. 주행 중에도 확실히 조용하다. 운전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엔진음을 강조해보는 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1550㎏의 가벼운 차체는 페달 작동과 함께 맹수처럼 뛰쳐나간다.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가속에서의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 8단 변속기의 반응력은 우수하다. 속도와 페달 조작 정도에 따라 스스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낸다.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운전자가 이를 직접 조작할 수도 있다.

▲ 출처 = BMW코리아

재규어 XE 등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확실히 안정감을 추구한 차라는 평가다. 주행 모드를 네 가지 제공하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에코모드는 효율과 승차감을 동시에 잡아준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차체가 가속 페달에 즉각 반응해 운전하는 맛이 살아났다. 주행안정성을 제한해 운동능력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도 선택할 수 있다.

힘을 키우면서 공인복합연비는 16.6㎞/ℓ로 소폭 줄었다. 고속에서 19.4㎞/ℓ, 도심에서 14.9㎞/ℓ의 효율을 낸다. BMW의 4기통 디젤엔진의 효율성은 이미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 320d 역시 기대 이상의 실연비를 보여줬다. 흐름이 원활한 국도 100㎞ 구간을 연비에 최적화된 주행으로 달리자 23㎞/ℓ 수준의 연비가 표시됐다. 고속도로와 국도, 시내 등을 850㎞가량 주행한 결과(평균속도 49㎞/h) 계기판에 표시된 실연비는 19.7㎞/ℓ였다.

▲ 출처 = BMW코리아

다양한 매력을 지닌 차다. 스포츠 세단이지만 안정적이고, 힘을 키웠지만 효율적이다. 베스트셀링카다운 무난함을 갖추면서 동시에 맹수와 같은 개성도 지녔다. 자세히 보면 320d에 빠져들고, 오래 보면 320d를 더욱 예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은 5390만원이다(개소세 인하분 적용).

▲ 출처 = BMW코리아